올림픽이 끝나면 드라마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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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각 방송사의 드라마가 자연스럽게 다음 분기로 접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무더운 여름을 맞아 풋풋하고 건강한 드라마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SM 엔터테인먼트 제작 드라마로 알려져 작품 초기 단계부터 SM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 여부가 관심사였던 (극본 이영철, 연출 전기상)가 SBS 수목 드라마로 편성됐다. 는 동명의 일본 만화가 원작이며, 일본과 대만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를 끈 작품이다. 전기상 감독은 2009년 KBS 로 만화 원작의 청춘 드라마를 연출한 바 있으며, 이영철 작가는 MBC, tvN 를 집필했다. 8월 15일 첫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샤이니의 민호, f(x) 설리, KBS 어린 선우 역의 이현우와 김지원 등이 출연한다. 하반기 드라마 중 유일하게 청춘의 풋풋한 기운을 전하는 작품으로, 부상으로 실의에 빠진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강태준(민호)의 재기를 돕기 위해 구재희(설리)가 남자로 위장 전학해 체고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았다.

8월 6일에 시작하는 KBS 월화 드라마 (극본 황은경, 연출 송현욱)은 부산 해운대를 배경으로 건강하고 유머러스한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다. 국내 최고 법무법인의 아들로 인생의 모토가 ‘원칙과 규칙’이던 이태성(김강우)이 기억을 잃은 채 머문 부산에서 전직 조폭의 딸인 고소라(조여정)를 만나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눈과 귀를 호강시켜줄 남자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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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이준기, 송중기는 드라마로 다시 돌아온다. 주지훈은 8월 4일 시작되는 SBS 주말극 (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에 천재 피아니스트 유지호 역에 캐스팅됐다.은 젊은 천재 피아니스트들의 사랑과 악기를 만드는 그룹 후계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암투, 그로 인한 불행과 상처를 극복한 인물이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극이다. 마약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주지훈의 드라마 복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김순옥 작가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 낼만 한 깊이와 시간을 충분히 가진 배우”라며 주지훈에 대한 신뢰를 보였고, 최영훈 감독 역시 “선과 악이 공존하는 변화무쌍한 주인공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한 양면적 매력을 주지훈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채시라가 주지훈의 새어머니 채영랑 역을 맡았고, 지창욱은 그의 동생 유인하, 그룹 티아라의 은정은 두 형제와 엮이는 또 다른 피아니스트 홍다미 역을 연기한다.

신민아가 SBS 이후 또 한 번 귀신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된 MBC 수목 미니시리즈 (극본 정윤정, 연출 김상호)의 중심에는 이준기가 있다. 군제대 후 2년만의 복귀작으로 사극을 선택한 그는 “그동안 쌓인 연기의 한을 풀기 위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게 사극”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8월 15일 첫 방송되는 은 억울하게 죽은 아랑이 원령이 되어 자신의 원한을 풀고 나서야 변고가 없어졌다는 ‘아랑 전설’을 모티프로 한 퓨전 사극으로, 처녀귀신 아랑(신민아)과 귀신 보는 능력을 가진 까칠한 사또 은오(이준기)가 만나 펼치는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다. MBC 드라마넷 시즌1과 2를 쓴 정윤정 작가가 집필하고, MBC , 의 김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KBS는 송중기 카드를 들었다. 송중기는 후속으로 9월에 방송될 20부작 정통 멜로드라마 (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에 주연으로 발탁됐다. 그가 맡은 의대생 강마루는 사랑하는 여자 한재희(박시연)를 위해 모든 걸 내어주었다가 배신을 당한 뒤, 또 다른 여자 서은기(문채원)를 자신의 복수를 위해 이용하는 인물이다. KBS , SBS 를 집필한 이경희 작가가 극본을, KBS 드라마스페셜 의 김진원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이는 를 시청한 이경희 작가가 그의 연출을 호평하여 직접 러브콜을 보낸 것이라고. 송중기 역시 일찌감치 시놉시스 단계 때부터 염두에 뒀던 상태였으며,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송중기는 이민호, 김수현과 함께 요즘 드라마 작가들 사이에서 캐스팅 1순위인 배우”라며 그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김수현, 김종학, 이병훈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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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마저 비슷한 두 편의 의학 드라마도 시청자를 기다린다. SBS 후속으로 8월 13일 첫 방송될 는 퓨전사극으로 고려시대 무사(이민호)와 현대 여의사(김희선)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다. MBC 와 SBS 등을 함께 한 김종학 감독과 송지나 작가의 재회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SBS 와 MBC 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타임워프’를 활용한 작품이다. 과연 의 타임워프는 이전 작품들과 차별화 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지켜볼 만한 포인트다. 또한 7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는 김희선과 이민호의 조합 역시 어떻게 녹아들 것인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MBC 과 을 연출했던 이병훈 감독은 MBC 의 후속으로 (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 최정규)의 9월 방송을 준비 중이다. 데뷔 후 뮤지컬과 영화에 주력했던 조승우는 “이병훈 감독에 대한 믿음과 매력적인 시나리오”에 이끌려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한다. 그동안 특유의 일대기적 구성을 선보였던 이병훈 감독은 백광현(조승우)를 통해 조선시대 수의사였던 마의가 어의에 오르는 성장 과정을 그린다. MBC 관계자는 “총 50부작의 긴 호흡을 가지는 작품이지만 역동적인 전개로 초반 몰이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수현 작가의 주말극은 JTBC에서 방송된다. 10월부터 시작될 (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는 3대가 모여 사는 집을 중심으로 한다. 박영규, 김해숙, 송승환, 임예진, 견미리 등 이미 김수현 드라마에서 연기해 온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김수현 작가는 “자식은 부모에게 십자가 같은 존재다.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며, “는 부모와 자식 간 충돌하는 이야기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힘겨운 싸움을 통해 가족이 소통하고 화해하는 법을 찾아보면 어떨까”라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드라마 제작사 측은 “아들 세대까지는 대략 캐스팅이 마무리됐지만 3대째인 젊은 층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에이핑크의 손나은이 극중 박영규-김해숙의 막내아들과 교제하는 여자 친구 역으로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르적 특색이 강화된 CJ의 드라마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OCN (극본 한정훈 강은선, 연출 유선동) 시즌2는 새로운 연출과 함께 11부작으로 기획돼 9월 중 시작된다. 이경영 등 새로운 인물과 스토리라인이 더해지며 극에 변화를 가져올 예정인데, 시즌1이 뱀파이어라는 인물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시즌2에서는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다. 시즌1에서 연정훈이 분한 주인공 민태연은 뱀파이어이지만 인간 세상의 테두리 안에서 살기 위해 욕구를 누르고 죽은 자의 피로만 살아온 검사였으나, 시즌2에 접어들어 본인과는 180도 다른 욕구 분출형 뱀파이어를 만나 대립구도를 이루고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지상파 수목드라마 사이의 틈새를 공략하는 tvN 11시 드라마도 계속된다. 9월 5일 첫 방송되는 (극본 성진미, 연출 김솔매 김영준)은 대한민국 최초의 양·한방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한다. 방송콘텐츠 진흥재단 주최 ‘제2회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입상한 성진미 작가는 양·한방 협진 병원내에서 신경외과 양의사 김두현(김승우)과 그의 동생 한의사 김승현(오지호)의 대립으로 드라마를 전개할 예정이다. MBC 에서도 의사 역을 연기했던 김민정이 신경외과의 레지던트 2년차로 등장하며, 특히 소녀시대 수영은 어릴 때부터 좋아해 온 승현을 졸졸 따라다니는 이의진 역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글, 취재. 이경진 인턴기자 romm@
취재. 이지예 인턴기자 dodre_0@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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