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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큐멘터리가 맨해튼 극장에서 개봉했다. 지난해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장편 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승준 감독의 (Planet of Snail)이 바로 그 작품으로, 최근 뉴욕에서 평론가들의 호평 속에 개봉했다. 올해 초 트라이베카 필름 페스티벌에서도 상영됐던 이 뉴욕의 대표적인 독립 영화와 레퍼토리 프로그램의 산실인 필름포럼에서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7일까지 2주간 한정 상영되는 은 특히 평론 포털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100%의 신선도를, 메타크리틱에서 평균 76점을 받는 등 평론가들로 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은 스스로를 달팽이라 부르는 시청각중복장애인의 삶을 담은 ‘감성 판타지’ 다큐멘터리다.

뉴욕타임스의 스테판 홀든은 “무엇보다도 아름답게 촬영된 다큐멘터리”이며, 정제된 감각의 인식에 대한 시적인 명상”이라고 평했다. 타임아웃뉴욕은 별 5개 만점에서 4개를 주었고, “완벽한 데이트 무비”라고 평했다. 뉴욕포스트는 “이렇게 부드럽고 소박하게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은 다큐멘터리에서는 물론 영화 속에서도 보기 힘들다”며 “이런 면에서 이승준 감독의 은 뛰어나다”라고 표현했다.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역시 주인공들의 서로 의지하는 모습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할리우드 리포터와 스크린 데일리, 버라이어티 또한 이 지나치게 감성적이기 보다는 섬세한 표현으로 깊은 감흥을 준다고 평했다. 특히 인터넷 전문지 허핑턴 포스트는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현재와 같은 스트레스 많은 삶과 자기중심적인 사회 속에서 가장 뛰어난 해독제”라고 평했다.

“이렇게 작품성 있는 작품이 관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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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호평이 박스오피스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필름 포럼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 개봉한 은 7월 30일 현재까지 흥행 수익이 2,646달러에 그치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거두었다. 미국 내 개봉작들 가운데 홍보 비용으로 수백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하는 할리우드 영화들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독립영화나 외국영화들은 평론가의 논평과 관객의 입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필름 포럼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작품성 있고, 평론가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이 관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필름 포럼에서는 외에도 지난 2005년 장준환 감독의 가 개봉됐다. 이후 2008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 2009년에는 한인 감독 김소영이 연출한 , 2010년에는 이충렬 감독의 , 2011년에는 역시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중편부문 대상을 차지했던 박봉남 감독의 이 각각 소개됐다. 김소영 감독의 차기작이자, 영어로 제작한 (For Ellen) 역시 오는 9월 5일 필름 포럼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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