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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 시청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시즌 2, (이하 )로 돌아왔습니다. 시즌 2라지만 굳이 변화를 찾자면 상담 배경이 법정에서 클리닉으로 바뀐 정도? 따라서 신구 씨의 “4주 후에 뵙겠습니다”를 이제는 들을 수 없다는 정도일 거예요. 그런데 하면 다들 불륜부터 떠올리기 마련이죠? 하지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에는 불륜만이 담겨 있는 게 아닙니다. 남녀가 빚어내는 다양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그리다보니 우리네 삶에서 파생되는 모든 문제들이 다뤄질 수밖에 없는데요. 저에게 특히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불륜과는 한참 거리가 먼 에피소드들이 있어요. 올 1월에 방송된 ‘황혼연가’와 지난주에 방송된 ‘돌아와요 어머니’, 이 두 편은 상담 위원회를 찾은 주인공이 딸과 며느리로 서로 달랐지만 부모님의 재산과 노후 문제를 세세히 짚었다는 점에서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겹쳐지는 부분이 있더군요. 우연히도 같은 연기자가 어머니 역을 맡았기에 더 그런 느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을 보며 별별 걱정이 다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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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연가’는 어머니의 재혼을 반대하는 딸의 이야기에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머니의 재혼 상대를 탐탁지 않아하던 딸은 재혼 후에도 어머니를 가만 두지 않습니다. 결국 분리불안 상태에서 빠진 딸의 집착을 견디다 못해 어머니는 이혼 도장을 찍게 되는데요. 거기다 불행히도 어머니는 치매에 걸리고, 그 사실을 눈치 챈 새아버지가 자식들 몰래 집에 드나들며 어머니를 돌봐주지만 여전히 의심을 풀지 못한 딸은 두 분의 재결합을 결사반대,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낼 결심을 합니다. 새아버지가 결국엔 재산포기각서를 쓰고 나서야 두 분은 함께 지낼 수 있게 됐죠. 그리고 자신이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삶을 이어가고 싶지 않았기에 두 분은 동반자살이라는 그릇된 선택을 합니다. 재혼에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는 유산 문제와 노후 문제, 특히 치명적인 질병일 경우 생길 수 있는 가족 간의 갈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에피소드였어요. 상담 위원회가 내놓은 의견 중에 제일 공감이 갔던 건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각자 재산을 관리하는 방법이었지만 재산 문제야 그렇게 해결을 본다고 쳐도 차후 노후 부양 문제는 해답을 내놓기 어려운 일이죠. 내가 치매에 걸렸을 때 과연 누가 나를 책임져 줄 것인가, 만약 내가 먼저 떠난 후 남편이 혼자 남았을 때 불치병에 걸린다면? 요양원에 보내라고 자식들에게 미리 말해두어야 하나?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이처럼 ‘황혼연가’가 딸의 불효를 다루었다면 ‘돌아와요 어머니’는 며느리의 불효 얘기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래요. 사별한 시어머니를 감언이설로 꼬드겨 합가를 감행한 한 며느리의 비극적인 말로니까요. 3억이라는 돈에 혹해 큰 동서와 각축을 벌인 끝에 시어머니를 모셔오지만 “어머니 집 판 돈만 아니면 안 모시는 건데. 빨리 돌아가시라 할 수도 없고. 정말 미치겠어”라는 불효막심한 소리까지 입에 담는 며느리입니다. 게다가 시어머니가 보증을 잘못 서 남은 재산을 다 잃고 충격으로 반신불수가 되고 말았으니 뒷목을 잡을 일이지 뭐겠어요. 간병인을 고용해봤자 워낙 깔끔한 시어머니가 까다로움을 피우는 통에 집안은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습니다. 끝내 며느리는 한때 애면글면하며 모셔왔던 시어머니를 남편과 상의도 없이 요양원에 보내버리는 불효를 저지르고 맙니다. “다 내가 못난 탓이다. 제발 나 놔두고 가지마라, 제발 이러지 마라, 둘째야” 하며 통사정을 하는 어머니를 야멸치게 뿌리치고 돌아서는 며느리. 정말이지 욕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그건 약과였어요.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가 요양원에서 돌아가셨건만 후회는커녕 이제 아들아이가 어머니 방을 쓰면 되겠다고 좋아라하는 장면은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더 이상 같이 살 자신이 없다며 남편은 이혼을 선언합니다.

상담위원회의 해결책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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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위원회는 아내의 실책이 너무나 크므로 남편에게 위자료도 지급해야 옳다고 판단했지만, 하지만 생각해보면 말이죠. 작은 며느리만을 탓할 일은 아닙니다. 애당초 단초야 작은 작은 며느리가 제공을 했다지만 나 몰라라 하고 영국으로 직장을 옮겨버린 큰 형 내외도, 어머니에게 보증을 서게 했던 딸 내외도, 물욕에 눈이 뒤집힌 아내를 제어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린 작은 아들도, 특히 마음만 효자지 아내에게 자신이 할 일을 미뤄왔다는 부분에서는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지 싶어요. 또한 며느리의 그릇을 알아보지 못하고 합가를 결심하신 점, 또 젊은 사람들의 방식을 배려하지 않으셨던 점, 재산 관리에 소홀하셨던 점, 그리고 간병인들과 타협하지 못하셨던 점 등 어머니의 책임도 자식들 못지않지 싶네요. 시청률을 의식할 수 밖에 없어서인지 표면적인 이야기는 굉장히 자극적이지만, 는 종종 이런 부분에서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양가 어머님들이 생존해 계시고 또 제가 언제 장모 입장, 시어머니 입장이 될지 모르는 시점인지라 생각이 참 많습니다. 상담위원회조차 독립적인 노후설계라든가 경제 능력을 갖출 것을 강조할 뿐 결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더군요. 남편의 부모도 내 부모와 같이 받아들일 때 진정한 가정의 평화가 오리라는 솔루션의 결론, 과연 그게 말처럼 쉬울까요? 우리 사회가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일이지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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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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