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가 처음으로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2004년, 무려 7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브랜드 뉴’를 불렀을 때다. 결성 14주년, 공백 4년 만에 다시 컴백하는 신화를 향한 시선에 반가움 못지않게 기대감이 큰 것은 그래서다. 서러운 신인 시절을 거쳐 왕좌를 향한 굶주림으로 내달린 여섯 남자들에게는 아직 못 다 펼친 에너지가 남아 있다. 그리고 현역의 마음가짐으로 의지와 열정을 불태우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난날의 영광 보다는 앞으로의 결실이다. 가 앞으로 일주일에 걸쳐 돌아온 신화를 다방면으로 살펴보는 것 역시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미래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그 첫 번째 순서는 앞으로 아이돌 그룹들과 맞붙을 현역 신화의 경쟁력에 대한 분석.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싱싱한 10~20대 청년들과의 대결에서 신화의 손을 살짝 들어줄 수밖에 없는 이유 여섯 가지를 공개한다. 동의할 수 없는 독자에게는 조심스럽게 경로 우대 카드를 내밀어 본다.

짐승 같은 남성 호르몬
보이밴드와 아이돌의 개념이 혼용되면서 ‘꽃미남’은 아이돌그룹에 요구되는 필수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소년과 소녀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가녀린 몸과 귀엽고 순수한 이미지로 데뷔하는 보통의 아이돌과 달리, 2PM은 첫 등장부터 “그녀의 입술은 맛있어”라고 외치는 저돌적인 사내아이들이었다. 탄탄함을 넘어 건장하기까지 한 청년들은 무대 위에서 꽃에 비유하기 곤란한 박진감을 연출했고, 그 결과 이들은 ‘짐승돌’이라는 애칭을 얻기에 이르렀다. 특히 상의를 풀어헤치며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오는 옥택연의 ‘찢택연’ 퍼포먼스는 아이돌의 육체를 가장 노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사용한 사례로 기억될만하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을 무대에 흥건히 끼얹은 것으로는 아무래도 신화가 먼저다. 힙합 무드의 말미에 데뷔한 신화가 첫 앨범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어쩌면 유행에 맞춰 입을 수밖에 없었던 커다란 의상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2집, ‘T.O.P’로 컴백 당시 신화는 몸에 피트 되는 차이나 넥의 상의를 입어 보다 남성적인 보디라인을 과시 했으며 3집의 ‘only one’에 이르러서는 육체파 아이돌의 시초인 전진과 그사이 벌크 업에 힘쓴 김동완이 근육 쌍두마차로 활약하며 무대의 스펙터클을 이끌었다. 4집 ‘hey come on’에서는 심지어 전 멤버가 시스루의 상의를 입어 남성적인 섹시함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신화의 몸의 역사는 2007년 KBS 에서 폭우에 가까운 물을 맞아내는 전설적인 물쇼에서 정점을 맞이했다. 2PM 역시 2009년 Mne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