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상황이 진짜로 벌어졌을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데뷔하는 아이돌은 무수히 많지만 팬과 함께 늙어가는 아이돌은 손에 꼽을 만큼 드문 연예계에서, 무려 지난 세기에 활동을 시작한 신화는 1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아이돌이다. 1998년 3월 24일 데뷔했고 2012년 3월 24일로 예정된 14주년 콘서트를 앞둔 신화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기자회견을 가졌다. 트레이드마크인 인사말 “혜성처럼! 전진하는! 우리는 신화입니다!”를 맞춰보기 위해 한참 동안 회의를 하고 결국은 또 틀렸을 만큼 산만하면서도, 서로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끼어들어 농담을 던지는 모습이야말로 신화 그 자체인 여섯 남자들은 30대를 한참 지났지만 예전 그대로였다.

데뷔 14주년을 맞은 소감이 궁금하다.
에릭: 별 볼 일 없었던 우리 여섯 명을 신화라는 이름으로 처음 뭉치게 해 주셨던 SM 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님께 감사드리고, 새로 둥지를 옮기면서 자리 잡게 해주신 굿 엔터테인먼트 박권영 대표님께도 감사드린다. 14년 동안 한결같이 우리를 믿어주고 울고 웃어준 팬 여러분, 멤버들, 앞으로 오래오래 함께 해 나갈 신화컴퍼니의 스태프들에게도 감사한다. 14주년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가요계의 중심에서 오래오래 활동할 수 있기를 바라고 후배들에게도 모범이 되고 싶다. 명품은 하루아침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걸려 만들어진다. 오래된 것이 꼭 낡은 것이 아니라 전통이 있고 세련된 거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신화: (박수) 우리들은! 신화입니다!

“10집 앨범을 통해 신화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만날 수 있다”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4년만의 컴백인데 요즘 추세인 싱글이나 미니앨범이 아니라 정규 앨범 10집을 발표한다.
이민우: 14년 동안 활동하면서 싱글, 미니앨범, 정규앨범 등 많은 앨범을 냈고 우리도 다 기억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곡을 발표했다. 하지만 신화가 10집 앨범을 낸다면 무조건 정규 앨범이라고 생각했다. 오로지 앨범을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 내는 거라 그들의 귀를 만족시켜 드리고 싶다. 비록 몸은 힘들지만 멤버들도 사랑스럽게 녹음하고, 한 곡 한 곡 무대에서 어떻게 보여드릴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 좋은 선물이 되기 바란다.

녹음하고 준비하면서 힘든 일이 많을 텐데.
전진: 힘들다기보다는 멤버들끼리 항상 조그만 일에도 회의를 많이 하고 의견을 수렴해 움직이고 오랜만에 나오는 거니까 설레고 기쁘다. 그래도 힘든 부분을 굳이 꼽으라면…에릭 씨가 몇몇 곡 작사도 하고 디렉팅도 하셨는데 녹음실에서 우리를 반 죽이다시피 할 정도다. 좋은 건, 그렇게 하다 보니 실력이 늘었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나는 노래도 하고 랩도 하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늘었다고 할 수 있다.

발전한 실력을 지금 좀 들려줄 수 있나?
전진: 지금 불러드리고 싶지만 앨범 나오기 전에 나만 선 공개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럼 허밍으로? 따라다다~ (정색) 오늘 감사드립니다.
에릭: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앨범을 냈는데 데드라인에 맞춰 나온 적이 없다.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2달까지 미뤄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이변이 생겼다. 모두 굉장히 열심히 해주고 밤새고, 그러면서도 허술하게 작업한 게 아니라 더욱 열심히 참여하면서 정확한 날짜에 맞춰 앨범을 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채찍으로 때리면서 준비를 해서…(웃음) 자, 이제 전진 씨 노래 들어볼까요?

누구의 실력이 제일 많이 늘었나.
전진: 전진 씨요.
이민우: 전진 씨도 그렇고 다들 잘 해왔다. (웃음) 앨범 얘기를 하면 어떤 장르의 곡이 수록되어 있을지 궁금해하실 텐데, 신화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타이틀곡도 새로운 장르에 새로운 안무라 기대하셔도 좋다.
에릭: 타이틀곡은 외국곡인데 민우 씨가 작사, 안무, 디렉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우리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일렉트로니카 장르라서 신화와 붙을 때 어떤 느낌이 날지 고민했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새로운 장르 외에도 기존에 우리가 많이 해왔던 스타일의 발라드, 댄스곡도 있어 10집 앨범을 통해 신화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다툼이나 개인활동이 결속력을 다지게 해 준 것 같다”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24일 열리는 서울 콘서트가 티켓 오픈 40분 만에 2만 석 매진을 이뤘는데.
신혜성: 너무너무 기뻤다. 14주년 컴백 콘서트는 지금까지 해온 그 어떤 공연보다도 의미가 남다르다. 2008년에 10주년 공연을 하면서 팬 분들과 약속을 했다. 군 복무를 다 마치고 나면 다시 여섯 명이 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로 했는데 바로 그 약속을 지키는 공연이다.
전진: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이 저희도 약속을 지키기로…
에릭: 전진 씨 노래 한 번 들어 볼까요?

데뷔 후 14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소속사를 옮기면서도 같이 계속 활동해온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김동완: 결정적 이유는 전진 씹니다. 전진 씨, 노래 한 번?
전진: 14년 동안 신화를 이끌어오느라 많이 힘들었지만 더욱 더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김동완: 사실 비결 같은 건 없었고 운이 좋았다. 우리가 예전에 싸웠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게 원인이 되어 해체하거나 개인 활동 때문에 해체하는 그룹들과 달리 우리에게는 그런 모든 계기가 결속력을 다지게 해 준 것 같다. 그리고 우리에게 들어오는 일들을 거스르지 않았던 게 잘 된 것 같다. 신화로 활동할 때 개인 활동을 고집하거나 개인 활동을 하면서 굳이 신화 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예전에 싸웠다는 얘기를 했는데, 혹시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도 결속력을 다질 만한 주먹다짐이 있었나. (웃음)
김동완 : 에릭이 녹음 디렉팅을 볼 때 주먹을 불끈불끈 쥐었던 기억이 난다. (웃음) 에릭을 때리고 도망갈까 했다.
이민우: 어느 날 동완 씨가 녹음 마치고 연습실로 왔는데 표정이 안 좋았다. 우씨, 우씨 하면서 “민우야, 니가 디렉팅 봐 주면 안 되냐. 에릭 너무한다!”고 하더라.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나는 디렉팅을 볼 때 “더 잘 나올 수 있다”고 하면서 내가 노래를 부르면서 느낌을 표현해주는 편이다.
김동완 : 지금 민우 씨가 자화자찬하고 있다. (웃음)
이민우 : 사실 에릭 스타일이 정답이다. 어떻게든 좋은 결과물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게 체력과의 싸움이 되기도 한다.
김동완 : 다음에는 민우 씨에게 디렉팅 봐 달라고 하겠다.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 중에는 신화를 롤 모델로 삼은 그룹이 많은데 신화는 어떤 그룹이 되기를 추구하고 있나. 그리고 10년, 20년 이후에도 계속 활동한다면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가.
전진: 좋은 질문 감사하고 답변은 김동완 씨가 해드리겠다.
김동완: 막연히 10년, 20년 할 생각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원하지 않으면 더 이상 내지 않을 것 같다.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아야 하니까. (웃음) 우리의 활동으로 우리 뿐 아니라 스태프와 회사가 모두 행복할 수 있다면 계속할 생각이고, 우리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누군가는 딱히 없지만 우리가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
에릭: 신화는 SM 엔터테인먼트에 있을 때부터 일본 그룹 SMAP을 많이 벤치마킹하려고 했고 결과적으로도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아이돌 그룹의 개인 활동을 우리가 먼저 시작했고 개개인이 좋은 결과를 얻은 편이다. 또, SMAP은 멤버 교체가 한 번 있었지만 우리는 14년 동안 멤버 그대로 온, 한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아이돌인 것 같다. 트렌드를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도 무엇보다 신화 음악을 들었을 때 ‘아, 이건 신화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브랜드를 확고히 할 생각이다.

그런데 혹시 멤버 교체 기회가 온다면?
에릭 : 저는 김동완 씨라고 생각합니다!
전진 : 제가 볼 때 김동완 씨가 매니저 역할을 잘 할 것 같습니다.
김동완 : 페이는 그래도 똑같이…
신혜성 : 지금 이 기자회견이 전 세계에 생방송되고 있어요. (카메라 향해) 농담입니다.
에릭 : (김동완에게) 사랑해.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어쩔 수 없다”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신화 “굉장히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됐는데 살려주십쇼!”
앤디는 신인 아이돌 틴탑의 제작자이기도 한데, 신화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수많은 그룹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앤디: 서로간의 대화나 믿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남성그룹들은 많이 싸우기도 하지만 그 이후에 대화를 많이 나눠야 서로 오해가 풀린다. 대화를 중요시하고 서로 이해해주고 믿음을 가지면 신화처럼 오래 가지 않을까.

혹시 신화와 비슷하게 느껴지거나 눈여겨보고 있는 그룹이 있다면?
에릭: 다들 빅뱅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팔이 안으로 굽는 것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고 틴탑이 활동하는 걸 보면 우리 옛날 모습 같다. 우리도 처음에 굉장히 어설프고 고생도 많이 했는데, 이 친구들이 고생하다 1위를 하고 1위를 한 뒤에도 방송하는 모습이 좀 어설픈 걸 보면…(웃음)
전진: SM 엔터테인먼트에 있던 시절 소녀시대 멤버들이 초등학생이었다. 제시카 양이랑 효연 양이 우리가 활동할 때 편지 써주고 그랬는데 그 친구들이 숙녀가 되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오빠 혹은 사촌오빠 같은 마음으로 너무너무 기쁘다. 예쁘게 자라줘서 고맙다.
이민우: 나도 소녀시대와 2NE1의 팬인데, 효연이 어렸을 때 춤을 정말 잘 추던 게 기억난다. 저 친구는 제 2의 보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관심이 갔고 소녀시대에서 춤으로 일가를 이룬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다. 요즘 굉장히 걸 그룹이 많은데 나는 티아라에서 딱 끊겼다. 팀 이름은 아는데 멤버 이름은 다 못 외운다. (웃음)
전진: 또 스텔라라는 그룹이 있는데, 뮤직비디오에 나오신 분(주: 전진)이 눈에 띄었다.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스텔라는 노래도 좋고 아마 한 2년 정도 있으면…
에릭: 2년? (주: 에릭은 스텔라의 제작자다.)
전진: 아, 1년 정도 있으면 최고의 걸 그룹이 되지 않을까.
에릭: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웃음) 전진 씨가 스텔라의 ‘U.F.O’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서 도와줬는데 오랜만에 연기를 하니까 굉장히 긴장되고 힘들었다고 하더라. 나중에 보니 로봇 역할이라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였는데.
전진: 촬영이 굉장히 추운 날이었다.

신화가 활동했던 4년 전과는 가요 시장이 많이 달라졌는데 가요계를 장악하기 위한 신화만의 필살기가 있다면?
이민우: 기존에 활동하던 아이돌과 퍼포먼스를 겨루고자 나온 건 아니다.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고민했던 건 신화의 타이틀 곡이 어떤 곡이어야 대중들에게 인정받고 어필할 수 있을까였다. 필살기라기보다는 신화가 역시 신화구나, 신화답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무대가 우리의 필살기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여섯 명 모두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비록 잠을 못 자서 힘들어 헉헉거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마음만은 그대로다.
에릭: 요즘 후배 가수들이나 아이돌을 보면 우리 때와 좀 다르게 더 잘 하는 친구들도 많고 우리도 감탄할 때가 많다. 그런 친구들과 비교해 어떻게 다르고 새로운 걸 보여드릴까 많이 고민했는데, 사실 우리 무대를 보며 자란 후배들도 많은 걸 생각하면 그 친구들이 예전에 봤던 우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연습해보니 다들 그 정도 컨디션은 되는 것 같다.
김동완: 아, 필살기는 민우다.
신화: ……
전진: 죄송합니다!
김동완: 무대를 보시면 이민우가 필살기였구나, 알 수 있으실 거다. 나는 민우 뒤에 계속 숨어 있을 거다. (웃음)

JTBC에서 방송될 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전진: 어릴 때부터 우리 이름을 건 쇼를 하고 싶었는데 지난 주말 첫 촬영이 있었다. 우리 멤버들이 이 정도까지 열심히 하는구나 싶어서 몰래 눈물을 삼켰다. 안에서 기존과는 좀 다른, 멤버들만의 매력과 유쾌한 그림을 보실 수 있을 거다.

마지막으로, 활동을 앞둔 각오를 들려준다면.
앤디: 오랜만에 나온 만큼 더욱 열심히 하고, 보시는 분들이 1집 때의 신화가 다시 나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신인 같은 자세로 좋은 활동 보여드리겠다.
김동완: 굉장히 오랜만에 본격적으로 신화 활동을 하게 됐는데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 살려주십쇼!
전진: 명품은…오랜…하루 만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죄송합니다. (웃음) 밝고 행복하게 활동할 거고 많은 분들이 보셨을 때 ‘이래서 신화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이민우: 오랜만에 인사드려서 그런지 지금 플래시와 카메라들이 많이 낯설지만 너무 행복하다. 신화가 어떤 그룹이 되고 싶은가 생각해보니, 역사를 쓰는 그룹이 되고 싶다. 여러분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그것이 역사가 되는 그룹이면 좋겠다.

사진제공. 신화 컴퍼니

글. 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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