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빅 네임을 획득한 아이돌의 해외 활동은 계속되고, 그 사이 탄생한 신진 아이돌들은 꾸준히 각자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들의 성과가 아직은 미흡해 보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그 틈새시장에도 수요는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들을 활용한 공중파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케이블채널은 나름의 아이돌 관련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10 아시아>가 현재 방송되고 있는 케이블 아이돌 예능 프로그램 중 SBS MTV <스튜디오 C>와 JTBC <아이돌 시사회>,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을 통해 신진 아이돌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각 프로그램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이곳에서 아이돌들이 ‘단독 샷’을 받으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각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지 정리해본 케이블 아이돌 예능 공략 참고서다.


◆ 개념 정리
세계인과 소통하는 글로벌 라디오 쇼. 마이티 마우스와 블락비의 지코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사연 및 신청곡을 받아 소개하고, 게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 그러나 상추의 표현을 따르면 “마이티 마우스와 지코가 노는 걸 보는” 방송. 그만큼 자유분방하고 시끄럽다.

◆ 학습 키포인트
1) 기본 공략법
– MC들의 비밀을 폭로하라. “쇼리제이 오빠가 나한테 사귀자고 했었다”라고 밝힌 씨스타의 다솜, “비밀스러운 데이트 장소를 발견하고 섭외하는 건 상추 형이 최고”라고 말한 FT아일랜드의 이홍기를 참고하면 된다. 정신없이 떠드는 MC들의 말문이 조금 막혀야 게스트가 말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다.
– 손연재 등 유명인을 포함, 예쁜 여자 연예인들과의 친분을 어필하면 빠른 시간 안에 MC들의 호감을 살 수 있다.
–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이미지를 고수하자. 비록 심하게 삐친 것 같은 표정이라도 괜찮다. 쇼리제이가 캐릭터를 잡아줄 것이다.
– 신청 받은 사연에 따라 작가가 개사해 준 ‘디데이 송’을 확실히 연습해 완벽하게 불러야 한다. 개사를 직접 해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자신의 사진을 소개하는 ‘언더 마이 스킨’에서는 단정한 2:8 가르마가 인상적인 지코의 여권 사진보다 더욱 강렬한 사진을 내놓으면 단번에 주목받을 수 있다. 더불어, 그 사진과 어울리는 노래를 선곡할 때는 어중간한 발라드보다 싸이의 ‘챔피언’처럼 신나는 곡을 골라야 MC들도 흥에 겨워 장단을 맞춰준다. 혹시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된다면, 그냥 마이티 마우스의 ‘랄랄라’를 준비하면 된다.
2) 고난도 공략법
– MC들보다 먼저 ‘개드립’을 쳐라. 다만, ‘배치고사 치는데 응원해 달라’는 사연을 들은 후 “배 치고 4를 외칩시다”라고 애드리브를 막 던진 엠블랙의 지오처럼, 상당한 배짱과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 밑줄 긋기
– 개인기로 비트박스를 내세우진 말자. 랩 잘하는 지코만 더 받쳐주는 격이다.

◆ 필수암기 용어
파티 킹: 클럽 문화를 사랑하는 마이티 마우스의 상추를 일컫는 말. ‘클럽 안 간다’ 혹은 ‘왜 가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은 상추를 자극할 수 있으니 조심할 것.
Lady First: 남녀에 상관없이 “네가 먼저 말해라”의 완곡한 표현.
Don`t be shy!: 상추가 쭈뼛거리는 게스트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매사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히 임하다 보면, 간절히 그리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
맥 커터(脈+cutter): 방송의 흐름을 뚝뚝 끊는 사람. 지코.



◆ 개념 정리
답답한 시사는 가라! 언제나 즐거운 시사를 표방하는 아이돌들의 시사 야학. 3단계의 시사 퀴즈를 거친 후 최종 우승자는 기립 박수와 도서상품권 100만 원 치를 받게 된다. 시사를 일상생활 속 상식으로 쉽게 풀어주는 독설가 김구라와 래퍼 버벌진트, 묵언수행 하듯 존재감 약한 JTBC 강지영 아나운서가 진행한다. 최근에는 아이돌보다 40대 이상 연예인들의 출연 비중이 커지고 있다.

◆ 학습 키포인트
1) 기본 공략법
– 답을 몰라도 아무 말이나 계속 던져라. 그다지 똑똑하다고 볼 수 없는 노브레인의 보보가 괜히 고정 자리를 꿰찬 게 아니다.
– 아예 백치미를 보여주면, 시크릿의 한선화처럼 김구라로부터 ‘무학(無學)소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캐릭터를 쉽게 잡을 수 있다.
– 달달 외워온 티가 좀 나더라도 신문의 헤드라인이나 최근 읽었던 책 제목 및 저자 이름 정도는 외워두자. 물론 “앵무새 같다”는 김구라의 독설쯤은 감수해야겠지만.
– 미쓰에이의 수지만큼 얼굴이 예쁘면 좋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김태현이 정답을 맞힐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주거나, 아예 정답을 가르쳐 줄 것이다.
– 퀴즈를 못 풀면 개인기라도 보여줘야 한다. 에이핑크 보미의 고릴라 흉내처럼, 어디서나 유효한 개인기를 하나쯤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
2) 고난도 공략법
– 김구라에게 콩트를 시도하자. 퀴즈를 맞혀 총 5장의 티켓을 획득하면 이기는 ‘매표소 퀴즈’에서 윤정수가 “케이블카 두 명이요”라며 재미없는 개그를 쳤을 때조차, “케이블카 (줄) 끊어놨어”라고 친절히 받아준 그다. 겁먹지 말고 도전해도 되겠다.

◆ 밑줄 긋기
– 김흥국, 유현상, 김도균 등이 출연했을 때는 분량을 확보하기 어려우니 되도록 함께 나오지 말아야 한다. 40대 이상만 풀 수 있는 퀴즈까지 출제되는 이상 원 샷의 꿈은 더더욱 요원하다. 특히 ‘장미족’을 “장사를 하자니 미흡하고”로 해석하는 등 뛰어난 예능감을 지닌 선우용여를 가장 경계할 필요가 있다.



◆ 개념 정리
미친 존재감 정형돈과 데프콘의 아이돌 쌩쑈 매거진. 아이돌들의 직접 투표로 만들어지는 ‘레알차트 아이돌 셀프랭킹’과 아이돌그룹이 출연하는 ‘금주의 아이돌’로 구성된다. 단체 안무 및 프로필 검증 등을 통해 아이돌의 깨알 같은 매력을 발견하는 데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다.

◆ 학습 키포인트
1) 기본 공략법
– ‘레알차트 아이돌 셀프랭킹’ 투표에는 꼬박꼬박 참여하자. 직접 출연하지 않더라도, 그 성의에 감복한 MC들이 수시로 이름을 언급해 줄 것이다.
– 단체로 안무를 맞춰보는 ‘랜덤 플레이 댄스’에서는 춤을 잘 추지 못하고 어리바리하면 좋다. 정형돈과 일대일 면담을 할 수 있으며, 운이 좋다면 그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관찰한다며 원 샷을 잡아줄 가능성이 있다.
– MC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물어보면, 빼지 말고 이름을 정확하게 말해주자. 스캔들은 방송 분량 확보의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너 좀 귀엽다”처럼 수줍은 고백이나 “저희 숙소가 망원동에 있습니다” 등의 과감한 발언은 필수 옵션.
기계 고치기, 서예, 뜨개질 등 독특하면서도 방송 중 바로 선보일 수 있는 취미를 준비하자.
– 여자 아이돌일 경우 영화 <마더> 속 김혜자의 갈대밭 춤김꽃두레 성대모사 등 충격적인 개인기를 보여줄수록, 남자 아이돌일 경우 걸 그룹 댄스를 유연하게 출수록 환영받는다.
– ‘아이돌을 이겨라’에서 MC들과 곶감 먹기 대결을 할 시, 입에 들어온 곶감을 다시 뱉는 한이 있더라도 먹지 말고 최대한 시간을 끌자. 원샷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2) 고난도 공략법
유재석처럼 케이블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연예인과의 전화 연결.

◆ 밑줄 긋기
– 남자아이돌의 애교는 데프콘의 주먹을 부르므로 삼갈 것.
– 방송 분량 확보를 위해 일부러 안무를 틀리면, 눈치 빠른 데프콘이 짜증을 낼 수 있다.

◆ 필수암기 용어
빅 구녕 혹은 구멍: ‘랜덤 플레이 댄스’에서 혼자만 안무를 틀리거나 동선을 제대로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멤버.
빰삥: 춤꾼 정형돈이 블랙 아이드 피스의 ‘Boom Boom Pow’에 맞춰 가슴을 박력 있게 튕기는 안무. 종종 아이돌 댄스 평가의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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