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
1. 천연기념물 제53호. 전남 진도에서 나는 우리나라 특산종의 개
2.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국군의 방어준비태세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서해 5도 지역에 ‘진돗개 하나’가 발령된 상태다. 군사용어에 무지한 군미필의 국민 다수가 “전쟁 발발 위기에 개 한 마리로 무슨 대응을 하나”라는 어이없는 반응을 보였지만, 진돗개는 무장공비 출현 등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응하는 우리군의 경계 태세 단계를 나타내는 용어다. 평상시 일반적인 경계 상황이 ‘진돗개 셋’에 해당되며 숫자가 작아질수록 위기의 정도는 격상된다. 즉, ‘진돗개 하나’는 국지전에 관련한 최고 수준의 경계 명령이며, 이것이 발령되었을 때는 해당 도발의 원인을 격멸하는 것이 군의 우선 임무다. 그러나 ‘진돗개’는 어디까지나 지엽적인 발생 상황에 대한 판단으로 이것이 곧 전면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적 전투 준비 태세를 타나내는 용어는 데프콘이다. 총 5단계로, 역시 숫자와 위기의 크기는 반비례하여 1단계인 Cocked pistol이 발령되면 이것은 곧 전시체제를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평시 상태가 5단계인 Fade Out이 아니라 경계태세를 갖추어야 할 4단계 Double Take라는 점이다. 흔히 평화는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 하지만, 실상 국가의 평화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무고한 사람들의 무고한 가족들이 통곡하는 동안 누군가는 화를 냈고, 변명을 했고, 싸움을 걸었고, 거짓말을 했다. 무엇을 말하든 나름의 이유와 논리는 있겠지만 어떤 목적으로도 아들을, 아버지를, 친구를 잃게 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하물며 한 마리 개에게서도 가족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어떤 슬픔은 아주 오래 치유되지 않기도 한다.
견종별 위기 등급
* 포메라니안 넷 : 매우 귀여워 심장이 두근거리는 상태
* 직립보행 셋 : 위기를 극복하고 종의 한계를 돌파한 상태
* 하이드 둘 : 방심을 불허하는 긴장 요구 상태
* 닉슨 하나 : 요즘 다들 대포 하나씩은 갖고 있잖아요. 안 그래요?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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