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 “스스로를 위해 노래 부르라는 말을 새겨들으려 한다”
허각 “스스로를 위해 노래 부르라는 말을 새겨들으려 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집을 떠난 뒤 아버지, 형과 함께 살았다. 가정환경이 어려워 정식으로 음악을 공부하지는 못했다. 환풍기 수리공으로 일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어머니와도 자유롭게 만날 수는 없었다. 노래를 하고 싶어 행사 가수로 무대에 섰다. 작은 키, 평범한 외모의 스물여섯 살 보통 남자, 하지만 마이크를 잡는 순간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허각은 Mnet 에 등장한 ‘한국의 폴 포츠’로 불린다. TOP 11 가운데 맏형으로 동생들을 다독이고 숙소 생활과 미션 수행 과정에서 남다른 예능감을 보여주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 허각, 지난 10월 8일 TOP 4 생방송을 앞둔 대기실에서 가 그를 만났다. 두 달 가까워진 합숙 트레이닝으로 체중이 6, 7kg 가량 줄어든 허 각은 방송 이후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선배님은 막상 만나니 그냥 동네 형”
허각 “스스로를 위해 노래 부르라는 말을 새겨들으려 한다”
허각 “스스로를 위해 노래 부르라는 말을 새겨들으려 한다”
오늘 생방송에서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를 부른다. 이승철의 수많은 히트곡 가운데 이 곡을 고르게 된 계기는?
허각 : 이승철 선배님 앞에서 ‘네버엔딩 스토리’, ‘오직 너뿐인 나를’,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듣고 있나요’ 등 굉장히 여러 곡을 불러봤다. 그러던 중에 선배님이 “다른 거 말고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한번 해 봐” 하시더니 듣고 추천하셨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곡인만큼 부담도 있을 텐데 소화하기에는 어땠나.
허각 : 곡 자체는 편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방에 가서 부르기도 했고, 즐겨 부르던 곡인데 선배님께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워졌다. 처음 시작부터 후렴까지 가면서 분위기도 달라지고 강약 조절도 해야 하고, 제대로 하려니까 힘들었다.

이승철 씨가 점수를 얼마나 줄 거라고 예상하나. (웃음)
허각 : 좋은 점수를 주실 것 같진 않다. (웃음) 항상 심사 보실 때는 무섭고, 다른 심사위원 분들에 비해 냉정하실 것 같아서 존이나 나는 이번 무대가 좀 걱정이다.

하지만 직접 자신의 노래를 가르칠 때는 심사할 때와 조금 다르지 않던가?
허각 : 그렇긴 하다. 선배님이 제주도에 계셔서 존과 같이 찾아갔는데 촬영하기 전에는 ‘아 이거 생방송 미션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긴장했다. 그런데 막상 만나니 그냥 동네 형처럼 너무 편하게 대해주셔서 재밌게 배웠다. 심사하실 때만 독하고 냉정하시구나, 원래 이런 분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수와 박보람은 형제나 다름없다”
허각 “스스로를 위해 노래 부르라는 말을 새겨들으려 한다”
허각 “스스로를 위해 노래 부르라는 말을 새겨들으려 한다”
오늘 명품 브랜드 의상을 입었다고 들었다. 곡에 맞춰 안경으로 분위기도 조금 바꾼 것 같은데.
허각 : 다 최범석 디자이너님 아이디어다. 나는 항상 다른 말씀 안 드리고 주시는 대로 받아 입는데 그 중에서도 오늘 의상이 제일 맘에 든다. 사실 지난주에 태어나서 처음 목 폴라를 입었었는데 답답해서 혼났다. (웃음)

TOP11 멤버들과 합숙까지 함께 하면서 정이 많이 든 것 같다. 탈락자 가운데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군가.
허각 : 먼저 집에 간 사람 중에서는 김지수와 박보람이 보고 싶다. 정말 정이 많이 들었다. 다른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냈지만 그 둘과는 형제나 다름없다.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너무 행복했고 너무 재미있었고 즐겁게 연습했다. 그 두 사람이 제일 보고 싶다.

특히 끈끈한 우정을 다졌던 김지수에게 한 마디 한다면.
허각 : 지수야, 술 그만 먹어라. (옆에 있던 보컬 트레이너 박선주가 “지수 술 끊었대. 담배도”라고 귀띔해 주자) 뭐? 말도 안 돼! (웃음)

결승까지 올라가더라도 10월 22일이면 가 끝난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활동하고 싶나.
허각 : 다들 똑같을 것 같은데, 좋은 회사 만나서 좋은 노래 받아서 부르고 싶다. 솔직히 방송 끝나면 잠시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기도 하고, 어쨌든 앞으로는 이렇게 경쟁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은 내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들려주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이번에 이승철 선배님께 해 주신 말씀이 있다. 남에게 들려주려는 생각은 이제 그만 하고 스스로를 위해 노래 부르라고, 그 말씀을 새겨들으려고 한다. 그래서 연습도 더 많이 하고 더 배우고 싶고,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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