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한 “올해로 <지킬앤하이드>는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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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한국 뮤지컬의 대중화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이로 조승우를 꼽는다. 과 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 왔던 그는 2004년에 만난 한 작품을 계기로 뮤지컬 시장의 위치를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바로 그 작품이 인간의 양면성을 그린 스릴러 뮤지컬 (이하 ). 국내에 처음 소개된 ‘This is the Moment’, ‘Once upon a dream’ 등 스릴러의 외피를 감싼 음악은 한없이 아름다웠고, 180도 정반대의 인물인 지킬과 하이드를 오가는 배우의 연기는 훌륭했다. 더욱이 명확한 선악구조와 헌신적인 러브스토리는 한국관객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이후 도쿄공연을 이어갈 정도로 관객몰이에 성공했던 이 2008년 다섯 번째 재공연에 이어 2년 만에 귀환한다. 2010년 11월 30일부터 샤롯데 씨어터에서 오픈 런으로 계속될 이번 에는 익숙한 얼굴과 새로운 얼굴이 눈길을 끈다. 지킬/하이드 역에는 류정한-홍광호-김준현이, 지킬을 사랑한 여인 엠마 역에는 김소현-조정은이, 지킬을 사랑했지만 하이드의 사랑을 받은 루시에는 김선영-소냐-선민이 캐스팅되었다. “신구의 조화가 가장 중요한” 2010 의 멤버들을 지난 6일 열린 쇼케이스 현장에서 만났다.

2010년의 은 초연멤버를 비롯해서 생애 처음으로 뮤지컬을 시작하는 인물까지 캐스팅되었다. 무엇보다 배우풀이 넓어진 것 같은데.
신춘수 : 은 기본적으로 뛰어난 연기와 가창력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도 무대에서 매력적이지 않으면 캐스팅은 불가능하다. 평상시에는 이런 말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완벽하고 판타스틱한 조합이 되었다. 의 경우엔 늘 꿈꿔왔던 배우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여기에 한 명의 배우만 더 함께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완벽할 순 없을 것 같다.

류정한, 김소현, 김선영, 홍광호, 소냐는 을 한 번 이상 공연했는데, 오래간만에 노래를 다시 들으니 어떤가.
김선영 : 며칠 전 의 인천공연이 끝났다. 인천에서 체크아웃하자마자 리허설을 했는데, 1년간 전작에 맞춰진 몸을 얼른 에 맞춰나가야 될 것 같다. 그런데 난 개인적으로 공연하는 게 더 편한 것 같다. 이런 자리는 왠지 더 떨리고 긴장이 된다. (웃음)
김소현 : 거의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홍)광호 씨를 라울로, 팬텀으로 만났었는데 오래간만에 지킬로 만나니까 다른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웃음)
류정한 : 뒤에서 노래 듣는데 이렇게들 잘할 수 있나 싶더라. 어떻게 연습을 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This is the Moment’의 가사처럼 내 모든 걸 다 걸어서 잘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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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당시 조승우와 함께 지킬 역을 했던 류정한은 이제 뮤지컬계 국민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뮤지컬배우들이 타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에 비해 계속 무대를 지키는 느낌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류정한 : 일단 국민배우가 아니다. (웃음)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엔 기본적으로 내가 잘하지 못하는 장르고, 난 뮤지컬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뮤지컬을 할 생각이다. 특히 관객들이 뮤지컬을 보고 행복해하는 것들을 봐서 그런지 책임감을 좀 더 느끼게 됐다.

신사적인 지킬의 모습과 정반대인 하이드를 명확히 표현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실제 성격은 두 인물 중 어디에 가깝나.
류정한 : 낮에는 지킬 같고, 밤에는 하이드. (웃음)

올해는 어떤 지킬/하이드를 보여줄 생각인가.
류정한 : 2008년도에 팬들에게 이게 마지막 이라고 했었는데,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웃음) 은 하루도 편하게 공연을 했던 적이 없다. 굉장히 힘든 공연인데, 앞으로 하지 않더라도 나를 힘들게 한 공연으로 남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을 떨치고 마지막 지킬을 편하고 즐겁게 보내고 싶다.

2008년의 새로운 지킬이었던 홍광호는 등장하자마자 ‘미친 가창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년 만에 그 무대에 다시 서게 되는데 어떤가.
홍광호 : 일단 마지막 공연이 끝났는데, 다행스럽게도 지방 공연에 참여하지 않게 되어서 에 올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2년 전 이렇게 큰 공연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때 (김)선영 선배가 “재공연을 하면 그만큼 발전도 할 수 있고,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겸손해진다”라는 얘기를 해줬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거는 기대가 더 크다.
신춘수 : 홍광호를 2007년 뮤지컬 에서 봤다. 2008년 오디션 때 그의 노래를 듣는 순간 이 배우가 지킬이구나 싶었다. 가진 것이 너무 많은 배우라서 앞으로 한국 뮤지컬을 책임질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오디션에 자주 떨어졌다던데, 그 시간 동안 가수로 데뷔하겠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나.
홍광호 : 지금 데뷔한 지 8년쯤 되는데, 십수 년 전부터 뮤지컬을 꿈꿔왔다. 가수는 생각도 안 했었는데 한참 오디션을 계속 떨어지다 보니 댄스 가수를 좀 해야 캐스팅이 되지 않겠나 싶었었다. (웃음)

새롭게 지킬에 캐스팅된 김준현은 선배 지킬과 달리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 한국에서의 공연은 이후 두 번째 작품인데.
김준현 : 은 뮤지컬을 알고 난 후부터 해보고 싶은 작품이고 역할이었다. 선배들의 지킬 덕에 어깨에 무거운 부담이 있다. 하지만 발탁된 이상 ‘This is the Moment’의 가사처럼 내 모든 걸 다 걸어서 잘하는 수밖에 없다.
신춘수 : 지킬에 어울리는 신인을 찾고 싶어서 오디션을 계속했는데, 김준현의 경우 마지막에 추천 케이스로 본 배우였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그는 사계에서 주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 매 공연 새로운 지킬이 탄생했었다. 김우형, 홍광호 그리고 김준현이다. 앞선 지킬들처럼 김준현만의 지킬을 만들 수 있길 기다리고 있다.

“어떤 지킬을 만나도 다 행복할 것 같다. 매일 다른 남자니까”
류정한 “올해로 <지킬앤하이드>는 마지막이다”
는 마지막이다”" /> 김소현의 경우 오랫동안 엠마 역을 놓지 않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소현 : 다시 을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많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내가 했던 공연 중 가장 횟수도 많고, 소중한 작품이라 다시 오게 되었다. 대구 공연이 남아 있지만, 두 작품을 병행하더라도 열심히 해낼 생각이다. 초연부터 계속 엠마를 해오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엠마처럼 뒤에서 지켜봐 주고 동료들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연기할 생각이다.

실제 성격은 굉장히 털털하다고 알고 있는데, 엠마 연기에 어려움은 없나.
김소현 : 루시와 엠마 중에 고른다면 난 루시에 더 가까운 성격이다. 그래서 엠마에는 연기가 많이 들어가고, 개중 몇몇 남자 팬들은 내 실제 모습을 보고 실망하기도 한다. (웃음) 하지만 난 실제로 좀 더 털털하고 푼수 같은 이미지인 것 같다.

그렇다면 지킬과 하이드 중에서는 누가 더 좋나.
김소현 : 사실 난 나쁜 남자를 좋아해서, (류)정한 오빠의 밤 같은 모습이 카리스마 있고 더 좋은 것 같다. 하하. 자꾸 엠마의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것 같은데, 어떤 지킬을 만나도 매일이 행복할 것 같다. 매일 매일 다른 남자와의 만남이 기대된다. (웃음)

새로운 엠마로 조정은이 선택됐다. 영국 유학 전 로맨틱한 여주인공을 주로 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예상한 결과이기도 하다. 어떤 연유에서 을 선택하게 되었나.
조정은 : 2004년 초연 당시 을 볼 때 소름이 돋았었다. 지금 그 작품을 한다는 사실에 설레면서도 기분 좋은 긴장감이 생긴다. 엠마와 루시 두 캐릭터 모두 매력적이고 어려운 역할이라 고민을 좀 했는데, 지금의 나에겐 엠마가 자연스럽게 다가와서 하게 됐다.
신춘수 : 조정은의 경우 같이 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유학하는 동안 스코틀랜드에서 굉장히 자유롭고 행복한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의 모습을 에서 보여줬으면 한다.

“은 오래된 남편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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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한 “올해로 <지킬앤하이드>는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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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부터 거의 빠지지 않고 루시를 맡아 열연하고 있는데, 김선영에게 은 어떤 작품인가.
김선영 : 은 나에게 있어 오래된 남편 같은 느낌이다. 옆에 있어야 될 것 같은데 떨어지고 싶기도 하고, 오래간만에 보면 또 설레기도 하고. (웃음) 이 작품을 많이 했음에도 마약 같이 계속 하게 된다. 하지만 나 역시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2년 주기로 이 작품에 참여해왔는데 2010 안에서는 또 다른 루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완성이라는 것은 없으니까. 올해는 좀 더 자유롭고 심플하면서도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허스키한 보이스 톤 때문에 실제 성격이 루시와 닮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김선영 : 루시의 성격이 정확히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완벽한 엠마에 비해 허술하고 빈틈이 많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철두철미 할 것 같다고 말들 하지만 사실 빈틈이 많다. (웃음) 그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또 터프한 면도 없는 것은 아니니 나 역시 지킬과 하이드가 같이 있는 것 같다. (웃음)

그에 반해 소냐의 경우 루시와 굉장히 흡사하다는 평을 받는데.
소냐 : 주위에서도 다 루시와 내가 비슷하다고들 한다. 짝사랑을 하는 것도 닮았다. 사랑을 할 때도 올인 하는 스타일이라 상처를 많이 받는데, 그런 아픔들이 무대 위에서 많은 도움이 되더라. 2008년의 경우 중간에 합류해 아쉬움이 많았었다. 스스로의 능력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억지로 참여하면 관객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더라. 그래서 그 이후로 내가 작품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할 때 작품을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이번에야말로 관객과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랑스런 루시를 그려낼 예정이다.

또 다른 루시, 선민은 뮤지컬 자체가 처음이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한 가수였는데,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선민 : 뮤지컬이라는 걸 처음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작품을 하게 돼서 믿기지가 않는다. 이전부터 김선영 배우님을 존경하고 좋아해왔는데, 혹시나 같이 할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에서 오디션을 봤다. 내심 기대는 했지만 진짜 캐스팅이 될 줄은 몰랐다. (웃음)
신춘수 : 선민의 오디션을 제일 많이 봤다. 이런 얘기하기 좀 미안하지만, 외형적으로 새로운 루시였다. (웃음) 이번에는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루시를 만들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
김선영 : 나이를 얘기했으면 수긍했겠지만….그래도 인정합니다. (웃음)

특별히 프로듀서로서 이번 을 앞둔 배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신춘수 : 이들의 노래와 연기를 보면 여전히 가슴이 설렌다. 그런데 특별히 구세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 (웃음) 오랫동안 함께 해주고 있는데 장기 공연이니만큼 행복한 마음으로 작업했으면 좋겠고, 구세대가 끌어줘서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글. 장경진 three@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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