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해체하지 않는 그룹
영원히 해체하지 않는 그룹
다섯 명이 넷이 됐다 열 넷이 됐고, 이제 두 그룹에서 파생된 또 다른 그룹도 나았다. 일본 남성 14인조 그룹 EXILE이 2월부터 두 번째 보컬 오디션 EXILE VOCAL BATTLE AUDITION2를 진행하고 있다. 만 15세에서 25세까지 일본 남성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응모자를 모았고 최종 후보 10인을 추렸다. 열 명의 파이널리스트는 EXILE의 보컬 타카히로가 가사를 쓴 ‘GOING ON ’으로 3차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그리고 이 중 두 명이 EXILE의 모그룹이라 할 수 있는 J Soul Brothers에 합류한다. 이 과정은 TBS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에서 방영되고 있다. 다양한 끼와 개성의 참가자들로 구색을 맞추는 Mnet 와 달리 EXILE의 오디션은 미리 그려놓은 스케치에 적합한 색상을 찾는 기획이다.

EXLE의 시작은 1999년 5인조 그룹 J Soul Brothers다. 하지만 2년 뒤 보컬 사사가 탈퇴했고, J Soul Brothers는 두 명의 보컬 아츠시와 ㅅㅠㄴ을 뽑아 EXILE이 됐다. 그 뒤에도 ㅅㅠㄴ의 탈퇴, 댄서 아키라의 영입을 거쳐 EXILE은 몸이 불었다 줄기를 반복했다. J Soul Brothers는 2007년 EXILE의 리더 히로의 프로듀싱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2006년 EXILE은 첫 번째 보컬 오디션을 통해 타카히로를 들여 7인조가 됐다. 2년 후엔 J Soul Brothers 2기를 병합해 14인조가 됐다. 마치 회사의 축소와 합병을 보는 듯 복잡하다. 올해 초 시작한 두 번째 보컬 오디션은 진행 도중 확장돼, EXILE이 운영하는 극단 EXILE 오디션 개최로도 이어졌다.

꿈을 ㅉㅗㅈ는 젊은이를 응원하는 그룹
영원히 해체하지 않는 그룹
영원히 해체하지 않는 그룹
EXILE은 모든 멤버가 사원으로, 사장은 리더인 히로가 맡고 있다. 그들은 일본 내에서도 매우 독특한 구성의 그룹이다. 멤버끼리 돈을 모아 유한회사 EXE를 차렸고, 몸집은 커졌지만 지금도 그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 두 명의 보컬, 열두 명의 댄서로 확연히 구분지은 역할 역시 생소하다. EXILE은 그룹 자체가 회사인 조직이다. 리더이자 사장인 히로는 경영과 앨범 작업을 동시에 하고 있고, EXILE은 멤버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의류 브랜드 Gold 24karats Diggers도 만들었다. 2008년엔 이란 이름의 잡지도 창간했다. 오디션을 거쳐 만들어낸 Dreamers는 ‘동생 그룹’ 격이다. 2006년 연이은 히트 싱글 이후. EXILE은 현재 주요 방송사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두 개나 진행하고 있다.

토키오, 스마프, 아라시, 칸쟈니를 비롯 일본에서 쟈니즈 계열을 제외하고 이처럼 성공한 남자 그룹은 없다. EXILE은 2008년과 2009년 일본레코드상 대상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일경 엔터테인먼트가 연예 부문에서 뽑은 최고상품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통 R&B나 힙합보다는 일본 젊은이의 감수성을 그대로 담아 발표하는 노래는 도심을 오가는 청춘들에게 큰 인기다. 특히 탄탄한 기획사의 상품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낸 회사이자 그룹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꿈을 ㅉㅗㅈ는 젊은이를 응원한다”는 EXILE 오디션의 홍보 문구처럼 일본의 많은 젊은이가 이들을 모델로 삼고 있다. 쟈니즈계 그룹과 달리 남성 팬의 지지가 유독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래 하나 믿고 스스로 일어나 화려하게 핀 EXILE의 존재, 그리고 오디션. 이는 그 자체로 시부야 청춘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응원송이다.

글. 도쿄=정재혁
편집. 이지혜 sev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