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현쥬니. 예명이 아니라 본명이다. 할아버지께서 작명소에서 지어 오신 한글 이름이다. 뜻은? 특별히 없다. (웃음) 학교 다닐 땐 새 학년 첫날 출석부 보시는 담임선생님마다 “현쥬니가 누구야? 너 뭐, 엄마 아빠가 외국 사람이야?”라고 물으셨다.
태어난 날은 1985년 8월 1일. 여덟 살 아래의 여동생과 부모님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플루트를 시작해서 10년 정도 배우다가 고등학교 들어가 갑자기 밴드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라. 후회할 거면 시작도 하지 말고, 후회 안 할 자신 있으면 최고가 될 때까지 해라”였다.
SBS <나는 전설이다>에서 천재 기타리스트로 나오기 때문에 기타를 놓을 수가 없다. 촬영 전부터 레슨 갈 때마다 네다섯 시간씩 계속 연습했다. 현장에서도 일부러 ‘나 연습해요’ 하는 식으로 화려한 속주를 준비해서 보여드린다. 현장에서 반응이 좋은 건 역시 ‘사랑 사랑 사랑’ 이다. 핑거링도 다르고 피크가 아니라 손으로 치니까 반응이 아주 폭발적이다. (웃음)
회사 사장님이신 (이)병헌 오빠가 기타를 사주셨다. “열심히 쳐라. 인증샷 보내라” 하셨는데 못 보냈지만 TV로 보셨겠지. (웃음) 너무 좋아서 “사장님이 사주신 거야. 비싼 거야!” 하고 자랑하고 다녔는데 액수만큼이나 심하게 무거운 거다! 이 친구를 계속 메고 다니다간 쇄골이 나갈 것 같아 얼마 전 눈물을 머금고 바꿔야 했다.
얼굴이 까만 편이라 조명감독님들이 “아유, 우리 쥬니는 불을 켜 줘도 켜 줘도 소용이 없네~”하고 괴로워하신다. 다른 여배우들은 물론 (이)준혁 오빠처럼 얼굴이 하얀 남자와 나란히 잡힐 때는 차이가 너무 나니까 조명을 반만 가린다. 그래서 항상 조명감독님들께는 애교를 더 부린다. “저 하얗게 나오게 해주세요~” (웃음)
시청자 게시판에 밥 먹듯 들어간다. 댓글까지 하나하나 다 찾아본다. MBC <베토벤 바이러스> 초반 이후 악플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서 상처는 안 받는다. 연기나 의상에 대한 의견을 듣고 참고한다. 생긴 거야 고칠 생각이 없으니 싫어도 계속 보셔야겠지만. (웃음)
영화 <국가대표>에 연변 처녀 순덕이 역으로 출연했을 땐 친한 친구들도 잘 못 알아봤다. “너야? 나 영화 봤는데, 너 안 나온 거 아냐?”라고 하면 ‘내가 연기를 잘 해서 그럴 거야…’라며 애써 위로했다. (웃음)
기타 잘 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려워도 자기가 좋아하는 곡부터 시작하면 흥미가 생겨서 실력이 확 올라간다. 나는 데미안 라이스의 ‘The Blower`s Daughter’를 좋아했는데 어려운 곡이지만 쉽게 편곡한 걸 찾아 연습했다. 학원가서 무조건 ‘로망스’부터 배우기 시작하면 돈 버리기 십상이다. (웃음)
하나만 딱 던지는 후크 송보다 ‘주저리 주저리’ 감정을 표현하는 가사들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이은미 씨 노래를 특히 좋아한다. 상처받은 사랑, 이별, 기억을 지우는 느낌 등…콘서트에 갔을 때는 너무 좋아서 울 뻔 했다.
보기와 달리 은근히 깔끔하다. (웃음) 처음 독립해서 살 때는 24시간 방을 닦고 있었다. 스케줄 다니며 피곤하다 보니 그만뒀지만 평소엔 설거지 쌓이는 거 못 참고 욕실에 머리카락 떨어진 것도 못 본다.
좋아하는 밴드는 정말 많지만 가장 교본이라고 생각하는 건 역시 비틀즈다. 그리고 시카고도 좋아한다. 클래식이다.
밴드 영화를 직접 만든다면 씨엔블루나 FT 아일랜드 같은 친구들 얘기도 재밌을 것 같다. 다른 밴드와 달리 오버 지향이기 때문에 새로운 스토리가 나올 것 같고, 언더에서 올라오는 친구들의 성공담 같은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가장 중요하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스무 살 때부터 가졌던 꿈은, 나이 많이 먹어서 마음 맞는 친구들과 <윤도현의 러브레터> 같은 음악 프로에 나가 공연하는 거다. 흰머리도 그대로, 주름도 그대로인 얼굴에 예쁘게 분 찍고 나가고 싶다. 그건 주름 없이는 할 수 없다. (웃음)
야구장에서 시타 하다 넘어졌던 ‘꽈당쥬니’ 사건 때는, 0.5초 사이 ‘난 이제 망했다. 앞으로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텐데. 일을 그만둬야 하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생방송 보신 아버지가 문자를 보내셨다. [해설자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이런 건 니가 처음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사흘 동안 집에 처박혀 있었다. 다신 야구장 근처에 얼씬도 안 할 거다! 그런데 얼마 전 매니저 왈, “시축 한 번 하시죠”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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