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너의 주방의 도마가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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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남자들이 서점에 몰렸다. 최근 일본에선 남성 독자를 대상으로 한 요리책이 줄지어 출간되고 있다. ‘남자 밥상’이란 신조어가 떠돌고, 판매부수 50만을 넘긴 책들도 하나 둘 터져 나오고 있다. 2010년 7월엔 이란 잡지도 창간됐다. ‘남자 요리책’은 이제 서점 한 코너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주방 용품점에는 남성용 도시락이 꾸준히 새로운 상품을 쏟아내고 있고, 요리하는 남자들은 자신의 레시피를 블로그를 통해 활발히 교류하기도 한다. 도시락 싸는 샐러리맨이 늘었다며 방송이 호들갑을 떤 지 약 3년. 일본 남자들에게 요리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초식남과 육식남 모두를 만족시키는 요리책 열풍
하루만 너의 주방의 도마가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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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미 모코미치도 요리책을 냈다. 드라마 ,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그는 사실 요리 잘하기로 소문난 배우다. 어릴 때부터 엄마를 따라 음식을 조몰락거렸고, 스무 살 이후엔 스스로 응용해가며 레시피를 찾아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아사히TV의 요리 프로그램 에 출연해 이미 솜씨를 뽐낸 적도 있다. 책의 제목은 인데, 남자의 일상을 고려해 짠 레시피가 돋보인다. 가령 늦은 밤 술 한잔이 생각날 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안주거리로 명란-콩나물 소스에 셀러리를 제시한달지, 잠에 쫓겨 거르기 쉬운 아침을 위해서 클램 차우더를 소개한다. 친구들과 뒤풀이로 즐길 수 있는 나베요리, 허기 진 배를 채우기에 적합한 치즈와 시금치 소스 햄버그도 있다.

“돼지고기 돌격. 정렬 갖춘 파 투입.” 생소한 이 표현의 출처는 와타나베 야스히로의 요리만화 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요리 관련 서적이 초식남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는 육식남을 위한 요리 만화다. 떠돌이 직공 도카가 요리를 통해 주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간다는 내용인데, 육식남 입맛에 맞춘 색다른 묘사가 인상적이다. 요리의 과정을 공사 작업에 빗대고, 재료 준비를 준공이라 표현한다. 보통 요리 만화에서 보이는 섬세함은 일절 없다. 치즈로 토핑한 슈마이 카레덮밥, 불고기 갈비 덮밥 등. 메뉴도 뜨거운 고칼로리 위주. 화끈한 남자를 위한 맞춤 요리 만화다. 블로그 연재를 통해 인기를 얻기 시작한 이 만화는 주간지 연재에 이어 올해 5월 편의점을 위주로 판촉하는 ‘콘비니코믹’으로도 발행됐다. 일본 남자들의 요리 이야기.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발견이다.

글. 도쿄=정재혁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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