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KBS 의 종영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그 사이 만화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단막극의 부활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5월 15일 노희경 작가의 ‘빨강 사탕’으로 돌아온 단막극 은 8월 21일 방송될 제 13화 ‘마지막 후뢰시맨’으로 이어지고 있다. 6개월간 총 24편으로 구성될 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과 현장 기사까지 의 스페셜한 기사는 KBS 홈페이지와 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주

KBS <드라마 스페셜> ⑨│지구별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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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억수로 많은 별들 속 작고 퍼런 코딱지에 불과하다. 이것은 과학적 진리다. 하지만 그 코딱지만 한 지구에는 우주에서 제일 소중한 것들이 숨어있다. 이것은 인생의 진리다. KBS ‘마지막 후뢰시맨’은 스스로를 토성에서 온 외계인이라 믿게 된 소녀 복남(박유선)이 이 두 가지 진리를 깨우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은하계 저 먼 곳을 바라보며 지구라는 작은 별을 하찮게 생각하는 이 조숙한 소녀에게 치킨집을 운영하는 억센 엄마와 빈둥거리는 아빠, 치매 걸린 할머니, 그리고 불량 학생인 언니는 어서 떠나고픈 작은 울타리일 뿐이다. 수원 드라마센터에서 촬영 중이던 복남 가족의 저녁 식사 장면은, 그 작은 울타리의 “찌질하고 힘든”, 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배 터지겄다. 가스나야.” 복남의 엄마인 순영 역의 이미영이 드라마 속 경상도 말투 그대로 카랑카랑하게 복남 역의 박유선에게 말한다. 하지만 대사가 아니다. 오케이가 잘 나지 않아 계속해서 밥을 먹게 되자 그녀는 그렇게 억센 순영의 말투 그대로 농을 건다. 이 가족 모두가 그런 식이다. 카메라가 돌지 않는 동안 이미영이 식탁 위의 치킨에 관심을 보이는 박유선에게 “맛읍다, 먹지 마라”고 장난을 거는 동안 백수 아빠 역의 이성민은 그 캐릭터 그대로 무심한 표정으로 식탁 위의 밥을 우물거리고, 언니 역의 남보라는 내내 새침한 표정으로 동생을 바라본다. 엄마가 태권도장 수업료를 깎았다는 사실에 대해 복남이 “태권도가 무슨 콩나물이가!”라며 대드는 장면에서 “콩나물이↘가↗라고 해야지. 제일 재밌는 대사인데”라고 자상하게 조언하는 건 역시 할머니 역의 김지영이다. 따뜻하게 도닥이는 것만은 아닌, 하지만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가족의 풍경이 여기에 있다. 물론 이 울타리는 여전히 작다. 하지만 그 안에는 각기 다른 빛을 내는 별들이 있다. 그 작은 우주의 풍경은, 그리고 그 안에서 저 바깥의 우주를 바라보는 소녀의 이야기는 오는 21일 밤 11시 15분, KBS2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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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위근우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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