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조원희(빌리 아빠), 정영주(월킨스), 이주실(빌리 할머니), 신현지(성인 빌리), 김세용, 임선우, 정진호, 이지명.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Musical Billy Elliot)
출연 : 김세용ㆍ이지명ㆍ정진호ㆍ임선우 (빌리 역), 이성훈ㆍ김범준 (마이클 역), 이주실 (할머니 역), 조원희 (빌리 아빠 역), 정영주 (윌킨스 역) 등
tag : 발레, 백조의 호수, 영화원작, 엘튼 존 음악, 토니상 10개 부문 석권, 세계에서 가장 어린 선우 빌리, 무대에서도 눈물 쏙 뺀다
한마디로 :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한 탄광마을에서 자란 빌리가 어렵게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며 새로운 희망이 된다는 이야기
공연은 : 8/13 ~ 오픈런. LG아트센터
“I`m Free”를 외치던 빌리가 드디어 하늘을 날았다. 2000년 스티븐 달드리의 영화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빌리 엘리어트>가 10년의 세월 끝에 뮤지컬로 한국무대에 오른다. 지난 3일 LG아트센터에서는 한국 제작을 시작한지 2년 6개월 만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프레스콜을 갖고 공연 시작을 알렸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영국 역사상 가장 긴 파업으로 기억되는 1984년 영국 북부 탄광촌을 배경으로 광부 아버지를 둔 11세 소년 빌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권투수업 중 우연히 발레를 접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빌리는 아버지의 반대와 발레걸즈의 놀림을 무릅쓰고 결국 발레리노의 꿈을 완성해나간다. 영국의 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빌리의 꿈과 부성애에 초점을 맞춰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중이다. 특히 8월 13일부터 시작되는 한국 공연은 영국, 미국, 호주에 이어 제3세계 언어로 처음 제작되는 버전이며, 세계 최연소 빌리(임선우)의 등장으로 더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모의 지갑까지 노리는 마성의 소년들



<빌리 엘리어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빌리를 위해 움직인다. 디테일하지만 투박한 세트와 화려하지 않은 의상은 시공간을 그림과 동시에 빌리의 열악한 상황을, 탭슈즈 안에까지 장착된 마이크는 빌리의 의지를 대변한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뮤지컬에 등장하는 총 48명의 인물 역시 빌리의 꿈을 반대하면 반대할수록 빌리는 더욱 도드라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빌리는 아름답다. 특별한 기교 없이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는 일종의 거름막이 하나도 없어 그대로 관객의 심장으로 와 박힌다. “빌리를 통해 기적을 경험한다”는 이주실의 발언이 거짓이 아님을 관객들 역시 체험하게 될 것이다.

뮤지컬은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기본 스토리라인은 그대로 따라가되 무대라는 공간의 제약은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해 춤에 있어서만큼은 좀 더 자유로워졌다. 단순한 핀조명과 스모그에 의지해 선보이는 ‘Dream Ballet’와 ‘Electricity’의 경우 텅 빈 무대를 순식간에 유수 발레 공연장으로 뒤바꿔버릴 정도로 잠시 숨을 멈추고 그들의 춤에 집중하게 만든다. 특히 ‘Dream Ballet’는 뮤지컬에서만 가능한 무대를 선보이는 대표적인 신. 이 장면은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 홀로 체육관에 남아 발레를 연습하고 있는 빌리의 모습을 우연찮게 아빠가 목격하는 신으로 영화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장면이다. 뮤지컬에서는 어린 빌리와 상상 속 미래의 성인 빌리가 함께 등장해 같은 춤을 추고 후반부 12m에 달하는 무대 하늘로 진짜 날아오르며 영화와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하지만 여전히 가장 큰 우려는 이 모든 것을 10~13세 소년들이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긴장과 서툼은 오히려 관객들에게 새로운 설렘으로 다가올수도 있지만 동시에 불안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과연 아이들은 6개월이 훌쩍 넘는 공연기간동안 얼마만큼의 성장을 하고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18개월의 트레이닝과 17주간의 리허설을 거친 네 명의 빌리가 얼마나 “주체 못할 감정에 빠져” 있는지는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자.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