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이야기
이별 이야기
이른 휴가를 마치고 잠시 떠나있던 땅으로 귀환한 지난 1주일은 어떻게 된 일인지 내내 이별의 소식들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故 박용하 씨의 비보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갑작스러웠고, 다음을 기약 할 수 없어 허망했던 떠남이였습니다. 모범소년 같던 모습에서 미더운 청년으로, 그리고 점점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변모해 오던, 지금 보다는 10년 후가 더욱 기대되던 배우였기에 그의 ‘남자 이야기’가 여기에서 멈추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속상하고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게스트로 참여해오던 MBC 라디오 가 막을 내렸습니다. 드라마와 배우 소개를 하는 작은 코너를 진행했던 그 프로그램에서 만나 1년 4개월을 함께한 DJ 최은경 씨와 작별의 인사를 나누는 순간, 잠시 코끝이 찡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1시간의 만남이 고작이었지만 유난히 취향이 통하고 마음이 맞았던 사람이어서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일상도 반복적으로 어떤 사람에게 흐르면, 그 자리에는 결국 깊은 골이 패이고 그 골을 따라 마음도 감정도 흐르나 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1년간 각종 노래 가사를 한 장의 걸출한 그림으로 완성시켜 온 그루브모기가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고합니다. 우리에게 심오한 낭독의 세계를 일깨워 준 ‘낭독의 발견’을 거두고, 새 직장을 따라 일본으로 떠나는 그의 발걸음에 행운만이 함께 하기를 모두 빌어주세요. (모기 씨! 당신이 그려준 저의 아름다운 초상에 대한 원수는 죽는 날 까지 꼭 갚겠어요, 또한 그루브모기의 퇴장과 그의 그림에 지나치게 자주 등장했던 태양의 컴백에는 어떤 상관관계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모든 이별은 예감하든 아니든 통증입니다. 하지만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기에 지금의 우리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던 의 말을 빌어 마지막 인사를 고합니다.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기에 지금의 우리를 정말 이별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모두 안녕히, 그리고 Hasta Luego!

글. 백은하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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