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메이커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
스캔들 메이커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
시청률 저조로 고생하고 있는 뉴스 채널 CNN이 매춘부와의 섹스 스캔들로 뉴욕 주지사 직을 사퇴했던 엘리엇 스피처에게 가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토론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을 맡긴다.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엘리엇 스피처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뉴욕 주 검찰총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뉴욕 주 주지사로 선출돼 2007년부터 임기를 시작했으나 2008년 3월 성매매 스캔들에 휘말려 사퇴하게 한바 있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소재로 한 TV 시리즈가 제작되어 큰 인기를 얻었는데, 바로 CBS의 인기 시리즈 다.

CNN에 따르면 스피처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보수파 저널리스트 캐슬린 파커와 함께 진보파 진행자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후 8시에 방영될 예정인 이 프로그램은 아직 제목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하루 동안 이슈가 되었던 소재를 중심으로 초청된 게스트, 패널과 함께하는 토론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이 시간대에는 본래 NBC에서 스카우트한 캠벨 브라운의 프로그램이 방영됐으나, 시청률 저조로 지난달 말 종영됐다. 케이블 뉴스 채널에서는 황금 시간대로 여겨지는 오후 8시에는 폭스 뉴스 채널의 빌 오라일리를 비롯해 낸시 그레이스, 키스 오버맨 등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용서 받지 못한 자, 엘리엇 스피처
스캔들 메이커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
스캔들 메이커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
스피처는 주지사직을 사퇴한 후 코미디 센트럴의 가짜 뉴스쇼 를 비롯해 HBO의 코미디 시사 토론쇼 , MSNBC의 등에 게스트로 출연했으며, 이달 초에는 MSNBC의 딜런 개티건의 공석을 대신해 잠시 진행을 맡기도 했다. 최근 TV 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후 판단을 해주기 바란다”며 “시청자들이 스캔들 외에도 검찰총장과 주지사로의 나의 전체 커리어를 염두에 두고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 스캔들에 대해 솔직하게 답변해 왔다”는 그는 뉴요커들 역시 자신에게 ‘세컨드 챈스’를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스피처의 사퇴 후 당시 부지사였던 시각장애인 데이비드 패터슨이 주지사를 맡게 되면서, 패터슨의 업무 능력에 대한 의문점이 계속 제기돼 민주당 내에서도 분열이 일어났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폭력사건 개입 의혹과 지지율 하락 등으로 뉴욕 주지사 재선 출마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섹스 스캔들 보다는 패터슨에게 뉴욕 주를 넘기고 떠났기 때문에 스피처를 아직 용서 못하는 뉴요커들이 많아, 그의 CNN 프로그램 진행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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