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이하 )가 끝났지만 ‘마검’ 마혜리를 연기한 김소연에게는 여전히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16년의 연기 생활 동안 가장 파격적인 변신인 동시에 가장 몸에 잘 맞는 옷이었던 마혜리에 대한 배우로서의 접근법을 비롯해 토크쇼에서 간간이 드러났던 김소연의 실제 성격 또한 [스타ON]의 수많은 질문에 등장했다. 마혜리의 음성과 말투를 떠올리며 읽는다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질 김소연의 이야기.

배우 김소연도 ‘서변앓이’ 해보셨나요? (이진영 dlwlsdud7***)
김소연 : 그럼요. 저는 마검이었기 때문에 저 역시 당연히. 작품을 찍는 두 달 동안은 정말로 서변(박시후)이 슈퍼맨 같았고, 제가 뭘 해도 이 사람이 절 지켜줄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 부모님은 제가 아무것도 못 하는 줄 아세요”
[스타ON] 김소연│“저도 ‘서변앓이’ 했어요” -2
[스타ON] 김소연│“저도 ‘서변앓이’ 했어요” -2
로맨틱한 설정이 많았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어떤 신이었나요.
김소연 : 재미있었던 건 옆집에서 낚싯대로 물건 전해준 거랑 서변 목소리가 모닝콜로 녹음된 시계. 제일 감동적이었던 건 마혜리가 살고 있던 집을 서변이 그대로 사서 살고 있었다는 거에요. 특히 저희 엄마는, 제가 딸이니까 마혜리를 저라고 생각하셔서 “저런 남자 만나야 돼. 어떻게 너를 저렇게 사랑해줄 수가 있겠니”라며 그 장면을 너무 가슴 아파 하셨어요. 하하.

토크쇼에서 보여줬던 엉뚱 발랄한 실제 성격이 마혜리 캐릭터를 통해 종종 드러나기도 했는데 스스로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나요? (임희선 suni***)
김소연 : 그럼요. 감독님이나 작가님은 처음부터 ‘너처럼’ 하라고 말씀하셨고, 그러다보니 초반에는 ‘연기를 안 하는 것 같은데 이래도 되나?’ 하는 걱정이 될 정도였어요. 작가님이 제 말투와 웃음소리를 살려 대본에 써주시면서 막바지에는 실제의 저와 혜리가 거의 구분이 안 됐던 것 같아요. 언니가 둘 있고 제가 막내딸인데 셋 중에 저만 어릴 때부터 굉장히 활발한 성격이었어요. 저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애교 같은 것도 아빠가 너무 너무 예뻐하셨고, 엄마랑 아빠는 아직도 저를 애기처럼 보세요. 너 남자랑 손은 잡아봤니? 키스는 도대체 어떻게 해 봤니? 하실 정도로 제가 아무것도 못 하는 줄 아세요. 하하.

하지만 마혜리가 단지 귀여운 척하는 무개념녀가 아닌 여성 시청자들마저도 사랑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인물로 만들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점이었나요? (벨)
김소연 : 초반부터 5부의 지민이, 아동성폭력 사건까지가 혜리의 철없음을 절정까지 보여준 전개였던 것 같아요. 사실 이 친구는 자기만의 세계가 철저하고 자길 너무 사랑하고 남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절대 미운 친구가 아닌데 어떡하면 그걸 표현할 수 있을까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어요. 자칫 잘못하면 개념 없는 게 전부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런 친구가 아니란 걸 제가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아홉 살짜리 조카랑 집에서 놀다가 번쩍, 했던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좋아, 저 사람이 좋아?”하고 물으면 어른들은 망설이지만 아이들은 바로 “이 사람!” 하고, “이모 예뻐, 안 예뻐?”하고 물어도 그냥 “안 예뻐!” 하고 솔직히 말하잖아요. 하지만 사실 저는 얘가 이렇게 말해도 저렇게 말해도 밉지 않고 사랑스럽거든요. 너무 솔직하고 아이같이 천진난만하다는 면에서 사람들도 혜리를 미워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가장 소화하기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김문선 kms1***)
김소연 : 고등학교 때 혜리가 굉장히 뚱뚱했다는 설정이 있는데 시놉시스를 봤을 때부터 너무 마음에 들어서 감독님께 “제가 거울 보면서 춤을 추면 어떨까요, 집 청소를 하면 어떨까요?” 하고 제안했을 만큼 그 장면을 부각시키고 싶었어요. 과거의 혜리가 사회적 교류도 없고 사람들에게 당하고만 살았다는 게 현재 혜리의 성격을 만든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회상 신 때문에 특수 분장을 했는데 얼굴에 붙이는 것만 거의 일고여덟 시간 걸리는데다 너무 흘러내려서 몇 번이나 다시 해야 했어요. 손하고 얼굴이 너무 무거웠고, 제가 원래 땀이 거의 안 나는 체질인데도 분장하고 나면 땀이 여기저기서 뚝뚝 떨어질 만큼 심하게 더웠어요. 그 때 이미 몇 주째 밤을 샌 뒤였고 감독님은 특수 분장 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고 계시니까 제가 도중에 쓰러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는데, 덕분에 ‘신이 내린 체력’이라는 말씀을 들었죠. 다음 날 온 몸이 맞은 것 같고 걷기 좀 힘들었던 걸 제외하면 괜찮았어요. 하하!

“엄마는 하루 종일 집에서 만 보실 정도였어요”
[스타ON] 김소연│“저도 ‘서변앓이’ 했어요” -2
[스타ON] 김소연│“저도 ‘서변앓이’ 했어요” -2
다이어트 후의 혜리는 화려한 의상과 킬 힐이 트레이드 마크였는데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은 어떤가요? (moonhj14)
김소연 : 예전에는 심심하면 집에서 옷 입어보는 게 취미였을 정도로 꾸미는 걸 좋아했어요. 나름 착장을 맞춘다고 종이에 ‘이 옷엔 이 구두, 저 옷엔 저 구두’를 써놨다가 외출할 때 그대로 입고 나갈 만큼. 가방, 구두, 액세서리를 보면 그냥 못 지나가기도 했는데 요즘은 욕심이 덜해졌는지 그런 생각을 별로 안 하는 것 같아요. 가방 같은 건 그냥 두기 아까우니까 언니나 엄마 드리기도 하고, 편한 옷 많이 입게 돼요. 저도 여자니까 언젠가 다시 꾸미는 게 좋아질 수도 있지만 지금은 가끔,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까지 들 때가 있어요.

마혜리 특유의 헤어스타일도 화제였는데,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건가요.
김소연 : 원래는 단발의, 다른 스타일을 하고 첫 촬영을 나갔는데 작가님께 휴대폰 사진을 찍어 보내드렸더니 혜리는 좀 더 러블리하고 밝은 스타일이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 날 촬영을 접고 열 시간에 걸친 대작업 끝에 앞머리가 있고 부슬부슬한 파마머리가 탄생했어요. 솔직히 제 눈에도 그렇게 예쁜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혜리는 예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이 친구는 본인이 예쁘다고 생각하고 너무 꾸미는 걸 좋아해서 매일 아침 고데기를 말 뿐, 남들이 볼 때 그렇게 예쁘면 오히려 캐릭터로서 안 예뻐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밀고 나갔는데 그 머리를 하고 나오면 제가 마혜리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KBS 가 끝난 뒤 에 출연했을 때 이제야 가족들이 밖에서 자랑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피에로)
김소연 : 엄마는 물론 의 선화도 정말 좋아하셨지만 이번에는 하루 종일 집에서 만 보실 만큼 너무 좋아하셨어요. SBS 플러스에 전화해서 재방송 시간까지 다 알아보실 정도로. 하하. 특히 혜리가 서변 말투 따라하는 것 같은 장면은 특히 좋아하셨어요.

에서 어머니께 애완견 키우고 싶다는 영상편지를 보내기도 하셨는데 원만한 합의를 이루셨나요? (박형경 wjddkrk***)
김소연 : 못 키워요 못 키워. (웃음) 엄마가 “턱도 없다! 니 방에서 한 발짝도 안 나오게 할 자신 있으면 키워라” 라고 하셨어요. 다른 건 아니어도 강아지만큼은 냉정하세요. 지금은 고양이 키우고 싶은데 그것도 안 된대요. 왜 이렇게 싫어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결혼해. 결혼해서 따로 살게 되면 키워” 그러시는데, 하하.

“ 시즌2도 너무 하고 싶어요”
[스타ON] 김소연│“저도 ‘서변앓이’ 했어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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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이라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몸매 유지 관리의 비법이 궁금해요. (정윤정 bls486***)
김소연 : 하하. 몸짱은 무슨! 저는 몸짱이 아니에요! 그런데 제가 예전에는 굉장히 말랐었어요. 지금보다 5kg이 덜 나갔으니까 44 사이즈가 안 맞아서 옷핀을 꽂아야 할 정도로, ‘해골 같다’는 표현이 딱 맞았어요. 그런데도 그 때는 제가 말랐다는 걸 몰랐으니 이상했던 거죠. 그러다 때문에 운동도 하고 식이요법도 하다 보니 많이 건강해졌고 옷 사이즈도 엄청나게 달라졌어요. 하지만 저는 지금의 제가 좋고, 예전에는 마른 여자가 예뻐 보였다면 요즘은 건강미 있는 여자가 예뻐 보이더라구요. 물론 스스로를 속일 수는 없으니까 운동은 너무 힘들고 식이요법은 맛이 없지만 정신건강이 좋아진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운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저는 트레이너 분이 재미있게 운동을 가르쳐주셔서 운이 좋았어요.

혹시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나요? (polaire)
김소연 : 저는 특정한 누군가보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 제 롤 모델이에요. 지금 옆에 있는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도 그렇고, 조카랑 놀면서 연기 공부를 할 때도 많고. TV 프로그램을 볼 때도 사람은 정말 다 다르니까, 그냥 마음을 열고 모든 사람을 봐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즌 2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떤가요. (minchiko)
김소연 : 한다면 저는 너무 좋죠! 감독님께서 어려울 거라고 얘기하셔서, 바라지는 않지만 만약 한다면 이렇게 즐거운 사람들과 또 같이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검사에 대한 에피소드도 더 구체적으로 할 이야기가 많으니까, 하면 정말 좋겠죠! 하하.

[스타ON]은 (www.10asia.co.kr)와 네이트(www.nate.com)가 함께 합니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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