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일일 드라마의 경쟁이 시작됐다. 6월 6일 첫 회가 방송된 MBC 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일일 시청률 기준으로 10.6%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전작 가 한 자리 수 시청률로 고전하다 조기 종영된 후 시작된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반응이다. 같은 일일 저녁 드라마인 KBS 는 6일 시청률 18%를 기록했다.

두 드라마는 모두 여성을 중심으로 그들의 시련을 그리지만 분위기는 다르다. 은 택시 운전으로 집안을 이끄는 60대 할머니 김말남(반효정)과 잘못된 결혼을 뒤로하고 새 출발을 하려는 김진숙(나영희), 할머니 짐을 덜어드리고자 취직에 목숨 거는 고은님(정은채)까지 말 그대로 힘들게 사는 ‘우리집 여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고은님은 할머니에게 취직하면 개인 택시를 마련해주겠다며 씩씩하게 말하고, 김진숙은 불운으로 최종 면접에서 떨어져 서럽게 우는 고은님을 안아준다. 그들은 늘 힘들지만, 늘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또한 고은님은 우연한 기회로 인턴 기회를 얻어 들어간 회사에서 홍주미(윤아정)라는 잘난 상사를 만나지만, 그는 무조건 고은님의 약점을 잡고 흔드는 여자가 아니다. 허인애(양희경)와 이용호(이희도)가 재산 문제를 걱정하며 김진숙의 재혼을 방해하지만, 이회장(김성겸)은 항상 이들을 막아준다. 은 주요 캐릭터를 힘든 상황으로 설정하지만, 지나친 악역이나 무리한 설정을 끌어들이는 대신 시련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반면 는 첫 회부터 선악 구도를 확실히 만들었다. 십년 넘게 종가 며느리로서 모든 고생은 다하는 오영심(신애라)에게는 철없이 바람만 피는 남편 김홍구(윤다훈)가 있고, 박세령(전익령)에게는 과거 시댁을 도와줬던 친정에 위기가 닥쳐도 쳐다보지 않는 시아버지 문세진(김용건), 구박만 하는 시어머니가 있다. 또한 시아버지는 회사로 찾아온 며느리를 가리키며 아들에게 “안사람이 회사 드나드는 거 보기 안 좋다”고 말하는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준다. 는 사회에서 여자에게 가해지는 온갖 편견과 선입견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면서 그것을 이겨내는 ‘불굴의 며느리’들의 반격을 보여줄 듯 하다. 이 같은 시간대의 전작인 가 무리한 내용 전개로 ‘막장’이라는 비판을 받은 뒤 보다 납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초반을 풀어나간다면, 전작의 조기종영 뒤에 나온 는 시작부터 자극적인 내용으로 승부수를 던진 듯 하다. 과연 시청자들은 어느 작품을 선택하게 될까. 두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