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7명의 가수들은 루머와 컨디션 난조를 뒤로한 채 훌륭한 무대를 만들었다. 29일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이소라는 소울 다이브의 ‘주먹이 운다’를, 김범수는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JK 김동욱은 임재범의 ‘비상’, 윤도현은 마그마의 ‘해야’, 박정현은 故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 BMK는 김광진의 ‘편지’, 옥주현은 이승환의 ‘천 일 동안’을 불렀다. 온갖 스포일러와 루머가 의미 없었던, 음악을 위한 무대였다.

오늘의 대사: “이 무대는 저럴 수밖에 없어” – 임재범
‘나가수’의 미덕은 주말 황금 시간대에 좋은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한 무대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도 있다. 가수들이 완벽한 무대를 준비하려 노력하는만큼 경쟁은 치열해지고 그들의 피로감이 높아만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럴 때 다양한 가수들의 투입은 가수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활기를 줄 수 있다. 임재범이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서 내려오는 옥주현을 보고 “이 무대는 저럴 수밖에 없어”라고 말할 때, BMK가 “다시 한 번 많은 걸 배웠다”라고 할 때 다양한 가수들의 출연이 서로에게 다음 무대를 준비할 힘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가수들을 응원하는 방법은 새로 들어올 가수의 등급을 매기고 그들이 무대에 서기 전부터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수들이 준비한 무대를 즐기고 박수를 쳐주는 것이다. 그래야 ‘나가수’가 즐거운 무대로 오래 가지 않을까.
[TV 브리핑] ‘나는 가수다’, 지속가능한 무대를 바라며
[TV 브리핑] ‘나는 가수다’, 지속가능한 무대를 바라며
Best & Worst
Best: 딱 한 무대를 Best로 뽑기 힘들수록 ‘나가수’와 시청자들에게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옥주현의 ‘천 일 동안’은 그의 말대로 ‘연습한 시간을 보여준’ Best 무대였다. 분명 음악 외적인 몇몇 이유로 저평가된 옥주현의 무대는 약 일주일 간의 각종 루머를 잊게 했다. 그동안 몇몇 ‘나가수’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불필요한 말과 비난을 만들어냈다. 깔끔한 고음만이 좋은 가수의 조건은 아니지만 옥주현의 무대는 예측할 수 없는 음악의 묘미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Worst: 가수들이 지쳐보였다. 방송이 계속될수록 가수들 컨디션이 안 좋은 건 어쩔 수 없다지만 김범수가 “관리를 못한 내 잘못이다”라고 말하며 씁쓸해할 때 그들을 아끼는 시청자들도 충분히 안타까웠을 것이다. 이소라는 감기 때문에 윤도현에게 일일MC를 부탁해야 했고 박정현은 콘서트 때문에 목이 잠겨 힘들어하는 게 역력했다. BMK가 공연을 마치고 대기실에 모인 가수들에게 “모두 힘들어서 컨디션 안 좋다고 얘기도 못 꺼내겠더라고요”라고 말하자 서로 고개를 끄덕이는 7명 가수들의 안쓰러운 모습이 오늘의 Worst다. 좋은 무대도 좋지만 건강을 우선 챙기기를 바란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역시 스포일러는 신빙성이 떨어져.
– 이렇게 국민 요정 자리는 정경미에게서 박정현으로?
– 헤어스타일 하나로 옥주현의 어머니가 된 매니저 송은이 씨,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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