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아버지가 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돼 돈이 필요하게 된 순금(성유리)은 당첨금을 찾으면 돈을 갚을 생각으로 사채업자를 찾아간다. 그 사채업자는 1번가의 황사장(조성하). 황 사장은 1등 복권을 자신에게 팔면 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당첨금보다 5억이 많은 100억을 주겠다고 제안하고, 돈이 급한 순금은 황사장과 거래한다. 100억이 있는 개인금고 열쇠와 복권을 바꾼 순금. 이로써 복권을 둘러싸고 1번가 사람들이 하나 둘 얽히기 시작한다.

오늘의 대사 : “당장 아버지 살리려다 영원히 아버지를 죽이게 될 수도 있겠네요. 그 어마어마한 돈이.“- 노순금
사람위에 돈이 있는 세상이다. 돈이 식모와 주인이라는 계급관계를 만들어내고, 돈은 사람의 감정까지 조종한다. 윤주(양정아)는 태원(이재용)이 아이의 존재에 대해 자신을 속였다는 배신감에 상실감을 느끼지만, 결국 돈 때문에 감정을 억누르기까지 한다. 1번가의 가사 도우미든 주인이든 돈 위에 앉은 사람은 누구도 없다. 100억을 갖게 된 순금은 과연 돈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까.하지만 순금은 아버지 수술비를 내고, 병원에서 며칠 생활할 아버지를 위해 칫솔을 산다. 그만큼 순금은 100억을 갖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도박에 중독된 아버지가 그 돈의 존재를 알게 되면, 그 돈이 아버지를 죽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순금은 복권에 당첨된 사실을 아버지에게 숨기기 위해 다시 1번가의 가사도우미로 산다. 100억이 생겨도 가사 도우미 일을 계속하는 여자라는 설정을 캐릭터의 심리적인 이유와 연결해 시청자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한 장면.

Best & Worst
Best: 은 로맨틱 코미디를 빙자한 ‘복권당첨자 멘탈 스릴러’다. 순금의 100억이 드러날 수 있는 사건이 펼쳐지며 극에 긴장감을 준다. 순금의 복권을 100억에 매입한 황사장, 순금의 복권 뒷면에 자신의 보모 춘작(반효정)의 전화번호를 적는 건우(정겨운). 그리고 1번가 식모들의 모임 육쪽마늘에서 모은 돈으로 산 복권과 순금이 개인적으로 샀던 복권이 바뀌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 당첨된 복권의 주인이 과연 순금이 맞는지 의문을 던졌다. 거기에 순금의 아버지 상훈(주진모)은 어렴풋이 순금의 지갑에서 본 복권이 당첨복권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한다. 결국 아버지에게 100억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1번가 식모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순식간에 복권과 얽히게 되면서 로맨틱 코미디만큼이나 100억을 들키지 않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순금의 복권이 과연 사랑과 가족, 그리고 동료를 지킬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어줄까.

Worst: 1번가의 다섯 집 사람들 이야기를 모두 다루다 보니 해야 할 이야기가 많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각박한 세상에 1번가의 다섯 집 내막을 모두 따라잡으려니 숨이 차다. 그러다보니 가끔 주인공들의 로맨스가 길을 잃는다. 아직까지 다뤄야 할 인물이 많은 만큼 순금, 건우를 중심으로 한 사랑이야기가 드라마의 양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은 감질 나는 순금과 건우의 이야기가 이들의 로맨스의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고, 드라마를 위해서도 필요한 전개이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도 좀 더 속도를 내면 더 흥미로워지지 않을까.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조만간 육쪽마늘밭에 100억을 묻으러 갈 수도.
– 산신령 김영희(김민준)님에게 간을 담보 잡힌 토끼 노순금, 노순금이 좋다 싫다, 싫다 좋다 한다는 강건우. 새로운 직장 삼각관계 연애드라마의 시작.
– 가사도우미 오현주(박지영)와 ‘트로피 사모님’(양정아)의 육탄전에서 돋보인 육쪽마늘의 콤비플레이. 사모님을 편들어 주는 척 머리를 잡아 당기고, 등 뒤에 몰래 구두굽을 갖다 놓는 센스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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