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요리의 시대’다. 요리가 단순히 식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닌, 트렌드와 문화의 선봉장이 되면서 그 위상이 달라졌다. 이를 반영하듯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요리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푸드 라이프스타일 채널로 변신한 O`live의 요리 프로그램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요리 프로그램의 주인공이었던 인자한 얼굴의 요리연구가 어머님이나 연륜이 느껴지는 조리장 아버님이 아니라, ‘셰프’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젊은 요리사들이 브라운관에 등장해 여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남성들이 ‘요리 잘하는 여자’를 이상형으로 꼽지만, 요즘은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고된 사회생활에 시달리며 요리는커녕 제대로 끼니조차 챙기기 어려운 많은 여성들도 ‘나를 위해 요리 해줄 남자’를 원한다. 지난 밤 과음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아침, 끼니도 거른 야근에 녹초가 된 늦은 밤, 손가락 하나 까딱 하기 싫은 휴일 오후, 어디선가 우렁총각이 나타나 나를 위해 요리를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는 여성 독자들을 위해 <10 아시아>에서 준비했다. “아, 저 남자가 내 남자라면!”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제이미 올리버만큼 차밍하고 고든 램지만큼 카리스마 있는 TV 속 스타 셰프들을 사심을 담아 소개한다.


상냥한 이 남자, 남자친구라면 좋겠네. 샘 킴 셰프
이력: 現 드라마 <파스타>의 실제 모델이었던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Executive Chef
할리우드의 Kitchen Academy 졸업
2010년 미국 스타셰프협회 선정 아시안 스타셰프
출연 중인 프로그램: O`live <올리브 쿠킹 타임>

어린 시절, 식당과 하숙집을 하셨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요리를 시작했다. 학교가 끝나면 어머니가 적어주신 목록을 들고 장을 보고, 어머니가 하숙생을 위한 메뉴를 짤 때 함께 고민하고, 요리를 준비하실 때면 옆에서 거들었다. MBC <파스타>의 실제 모델로 알려졌지만 ‘지랄 맞은’ 성격의 최현욱 셰프와 달리 친근한 느낌을 주는 순한 미소가 매력적인 훈남 셰프다. 각 잡힌 요리복이 아닌 캐주얼한 체크 셔츠가 잘 어울리는 샘 킴은 방송 중에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침착한 버전의 제이미 올리버를 연상시킨다. 서민의 친구, 삼치도 샘 킴의 손을 거치면 고품격 이태리 요리가 되고 냉장고 속 흔한 재료만으로도 이탈리아 코스 요리를 만들어 낸다.

샘 킴 셰프의 요리 Tip: “월계수 잎은 사두면 유용하게 쓰실 수 있어요. 만들어진 스파게티 소스를 사서 사용하실 때도 월계수 잎 한 장만 넣어도 맛이 달라져요”

적당히 상냥하고 적당히 위트 있는 센스쟁이 남친 같은 샘 킴 셰프에게 바라는 요리: 한껏 늦잠 자고 일어난 휴일의 브런치 알리오 올리오. 헷갈리기 쉬운 이름 탓에 ‘알리오 알리오, 올리오 올리오’ 라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고 마늘(알리오)과 올리브(올리오)만으로 만드는 “심플하지만 정말 잘 만들어야 하는”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어 주세요.




든든한 이 남자, 큰오빠면 좋겠네. 최현석 셰프
이력: 現 신사동 가로수길의 핫 플레이스 ‘엘본 더 테이블’의 Executive Chef
전통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쿠치나’ 셰프
출연 중인 프로그램: O`live <올리브 쿠킹 타임>

부모와 형이 모두 요리사인 환경에서 자랐다. 군대 제대 후 형의 권유로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쿠치나’에서 일을 배우며 요리의 길에 들어섰다. 2006년에 오픈한 레스토랑 ‘테이스티 블루바드’에서 ‘파스타는 뜨거워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차가운 파스타에 캐비어를 올린 ‘캐비어 카펠리니’ 선보여 미식 블로거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600 여 가지의 창작 요리를 선보인 자타공인 ‘창의적인 셰프’ 최현석은 자신의 요리를 ‘미친놈이 만든 요리’라고 정의하는데 여기서 ‘미친’은 ‘passion’을 의미한다. 189cm의 큰 키에 검은 셔츠가 어울리는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 오랜 경력에서 비롯된 당당하고 카리스마 있는 화술이 돋보인다. 본인 말로는 요즘 복근을 잃은 관계로 베이컨의 기름을 빼고 요리한다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40대이시다. 방송 중 요리에 심취하면 본인도 모르게 “옷↗후” “어머” 같은 감탄사를 표현한다.

최현석 셰프의 요리 Tip: “감자 껍질 깔 때 어차피 깔 감자인데 왜 씻어 라고 생각하시죠? 흙이 많으면 칼이 빨리 닳는답니다.”

언제나 무슨 일이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큰오빠 같은 최현석 셰프에게 바라는 요리: 오래 몸담은 회사에 사표를 냈거나 연인과 아픈 이별을 한 뒤,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 줄 한우 스테이크. 디테일에 목숨 거는 스타일이라고 하셨으니 철저하게 각 잡히고 육즙이 풍부한 스테이크를 구워 주세요.




진중한 이 남자, 남편이면 좋겠네. 백상준 셰프
이력: 現 프렌치 레스토랑 ‘CULINARIA 12538’ 최연소 Owner Chef
미국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졸업
출연 중인 프로그램: O`live <올리브 쿠킹 타임>, KBS <생방송 오늘> ‘우리 땅 우리 음식’

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 부엌에 서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백상준이 본격적으로 요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한 참 뒤였다. 국문과로 대학에 진학했지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뭘까’ 고민했고, 결국 스물 둘에 뉴욕의 명문 요리학교인 CIA(Culinary Instuitute of America)에 입학했다.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샘 킴, 최현석 셰프에 비해 아직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듯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레시피를 자세히 설명하고 애드리브도 즐겨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다소 어눌하고 경직된 느낌과 약간 혀 짧은 발음, 수줍게 웃는 모습이 합쳐져 묘한 매력을 준다. <생방송 오늘> ‘우리 땅 우리 음식’에서는 장작 잘 팬다고 아버님들에게 칭찬받고 “뉘 집 아들인지 잘 생겼어. 우리 손주보다 잘 생겼어”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어머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최고의 신랑감이다.

백상준 셰프의 요리 Tip: “우리나라 아스파라거스는 주로 제주도에서 생산되는데요. 4월에서 6월까지는 제주산을 시장에서 사실 수 있는데요. 이 시기 지나면 다 수입산이에요.”

요령은 좀 없어도 성실하고 착한 남편 같은 백상준 셰프에게 바라는 요리: 야근으로 늦은 저녁을 먹으려 하는데 찬 밥 밖에 없을 때, 쪽파 오믈렛. “학교 다닐 때 오믈렛 경연대회에서 일…등을 해서”라고 수줍게 웃으며 말했던 그 실력을 발휘해 주세요.




서글서글한 이 남자, 10년지기 친구면 좋겠네. 김한송 셰프
이력: 現 요리팀 ‘7Star Chef’ 소속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조리팀
세계 한식 요리대회 등 국내 20여개 요리대회 입상
출연 중인 프로그램: O`live <테이스티 로드 2>

요리를 만들 뿐 아니라 국내외 유명 셰프들을 취재하거나 요리와 관련된 다양한 글을 기고하고 강연 활동을 한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김한송 셰프는 “난 그냥 요리하는 녀석이고 요리사 김한송이라고 불리는 게 좋다”고 말한다. 매주 전국을 돌며 각 지역의 특산물을 소개하는 <테이스티 로드 2>에서 다양한 식재료에 대한 정보 전달과 제철 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인다. 평상시엔 눈이 다 가려지게 웃는 모습이 귀여운 서글서글한 젊은이지만 요리에 있어서는 피망과 파프리카가 대충 비슷하니 그냥 쓰자는 의견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프로페셔널한 셰프다.

김한송 셰프의 Tip: “멍게를 레몬에 청주 또는 한라봉을 띄운 물에 살짝 적셨다가 먹으면 비린 맛을 없앨 수 있어요.”

못난 모습도 보일 수 있고 언제나 전화 한 통이면 달려와 줄 오랜 친구 같은 김한송 셰프에게 바라는 요리: 전날 지나치게 달린 과음으로 쓰린 속을 해장하고 싶을 때, 연 칼국수. 연대를 보자마자 “제가 이걸 보니까 재빠르게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게 생각이 떠오르는데”라며 즉석에서 아이디어를 낸 그 센스로 라면보다 영양도 있고 맛도 좋은 해장용 칼국수를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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