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방송된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예상치 못한 반전과 파격을 선보였다.

우선 지난주 1등을 한 ‘왕의 귀환’의 주인공 임재범이 4위로 내려갔다. 남진의 ‘빈 잔’을 한국적인 록 스타일로 편곡해 강렬한 무대를 보여준 그의 4위는, 4위가 ‘나가수’의 가수들에게 결코 낮은 순위로 여겨지는 순위가 아님에도 참여 가수들이 모두 할 말을 잃었을 정도로 충격적인 결과였다. 대부분의 출연 가수들과 개그맨 매니저들은 임재범이 1위, 2위를 다툴 것이라 예상했었다.

이소라의 무대도 반전의 무대였다. 이소라는 이날 양쪽이 다른 색을 한 렌즈를 끼고 헤어스타일에도 변화를 줘 무대에서의 큰 변신을 예고했다. 영역과 장르가 전혀 다른 보아의 ‘No.1’을 선곡한 것에서부터 강렬한 록으로 편곡해 샤우팅 창법 등을 시도한 것은 청중과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소라가 과거 앨범에서 록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방송에서 록을 부른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소라의 과감한 변신에는 청중 평가단도 지금까지 이소라가 거둔 순위 중 가장 높은 순위인 2위로 화답했다.

1위를 한 박정현의 무대는 박정현이 그야말로 ‘나가수형 가수’임을 증명했다.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특유의 화려한 보컬로 소화해낸 박정현의 무대에는 개그맨 매니저들도 최고의 점수를 던져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김건모의 ‘미련’을 특유의 미성으로 깨끗하게 소화한 김연우는 6위를, 더클래식의 ‘마법의성’을 록콘서트의 무대를 그대로 옮겨온 듯 무대를 꾸민 윤도현 밴드는 5위를 차지했다. BMK의 재즈 콘서트를 보는 듯한 ‘그대 내게 다시’는 7위에 머물렀다.

임재범의 순위 하락과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 이소라의 순위 상승, 보컬을 극대화시키고 반전의 패션과 무대 매너를 선보인 김범수의 순위 상승과 대비되는 김연우, 윤도현 밴드, BMK의 하위권 순위 기록은 ‘나가수’가 원하는 무대는 변신과 파격임을 증명했다. 박정현처럼 청중을 완전히 압도하거나, 깜짝 놀랄 정도의 변신을 보여주는 무대가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이다. 그에 비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거나, 기존에 어느 정도 익숙한 무대를 선보인 가수들이 하위권의 순위를 기록한 것은 앞으로도 ‘나가수’가 지금까지 TV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의 변신과 파격을 요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시청자들이 ‘나가수’를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수들에게 강박적인 파격과 변신을 요구할 수도 있는 불안요소이기도 하다. ‘나가수’는 대중적인 재미의 포인트를 찾은 동시에, 해결해야할 숙제를 안은 셈이다.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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