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 무난하게 다시 태어났다. 12명의 도전자들은 어느 누가 특출나게 잘했고, 못했다고 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져 있었다. 이들이 아직 정식 데뷔를 하지 않은 가수 지망생이라는 사실을 어느 누구도 잊지 않고 있지만 MBC ‘나는 가수다’의 무대를 통해 만족도와 감동을 느끼는 기준 자체가 달라져버린 일반 시청자들에게 그들은 큰 인상을 남겨주지 못한 것 아닐까. 아쉬움과 개선점을 가득 남긴 TOP12 의 첫 번째 생방송 무대를 짚어보는 리포트를 준비했다.

셰인: 김현철 ‘왜 그래’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선곡이었다. 셰인에게 새로운 것을 시킬 수는 없지만 또 서정적인 노래를 시킬 수도 없지 않은가. 경쾌하면서도 특유의 미성으로 소화할 수 있는 ‘왜그래’는 탁월한 선곡이었다. 그러나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셰인의 매력은 여전했다. 하지만 이제는 셰인의 발음을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게다가 셰인의 미성에서는 다채로운 감정 표현을 느끼기 힘들다. 무엇보다 멋대로 부르는 음정은 휘성이 극찬했을 때와 다르게 이제는 귀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가장 아쉬운 무대 중 하나였다.

조형우: 김종서 ‘아름다운 구속’
조형우는 가장 갈 길을 잃은 도전자다. 그는 교회 오빠와 클럽 오빠 사이의 모호한 비유 속에서 스타일링, 캐릭터, 선곡, 기존에 해왔던 음악이 모두 충돌하고 있다. 조형우는 애초에 자신이 댄디하고 감미로운 캐릭터의 대명사 신승훈을 멘토로 택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은미의 클럽 오빠 충고는 이제는 무시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자신의 매력을 더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시간이 없다. 자신의 장점부터 살려야 한다.

황지환: 김건모 ‘첫인상’
첫 번째 탈락자 황지환은 노력파다. 그만큼 철저하게 계산된 무대에 강점을 보인다. ‘Bad Girl Good Girl’과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어 ‘첫인상’까지 그는 열심히 준비하고 무대를 구성했다. 다만 ‘첫인상’이라는 곡은 그에게 버거웠다. ‘첫인상’은 곡의 포인트가 되는 음의 가사를 꼭꼭 짚어서 발음하면서 강한 호소력을 줘야 하는데, 황지환은 그 포인트를 짚어내지 못하고 슬렁슬렁 넘어갔다. 그만큼 김건모와 대비되는 타고난 보컬의 한계도 두드러졌다.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좋지도 않은 무대였다. 첫 번째라는 무대 순서까지 겹쳐 황지환의 인상은 흐려졌다. 그에겐 열렬한 팬덤도 없었다.

글. 김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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