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성 실험
1. 내재된 폭력성향을 확인하기 위해 극단적 상황을 부여하는 모의실험
2. 제기한 주장이 반대에 부딪혔을 때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언론의 폭력성을 입증한 실험

2011년 2월 13일, 한국의 방송사 MBC는 뉴스를 통해 청소년의 폭력성과 관련한 자체적인 실험을 공개했다. 실험에 따르면 폭력적인 게임을 하던 청소년들의 컴퓨터 전원을 임의로 차단할 때, 청소년들은 욕설을 내뱉으며 “보스 깨고 있었는데”라는 등 격앙된 감정을 내비쳤으며 방송은 이를 두고 “폭력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겁니다”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험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으며, 최근 MBC의 주말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부상 하고 있는 의 파일럿 코너라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급기야 외부의 비난이 거세지자 해당 뉴스를 보도한 기자는 특정 언론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뉴스 기사 속의 주인공처럼 그의 감정이 난폭하게 변해버린 거다.

비록 대조군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실험 설계에 실패했지만, ‘폭력성 실험’은 심리 실험의 한 모델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동안 국민 심리-인지 상태 변화 연구를 담당 해 온 비밀 단체는 정치인의 폭력성을 확인하기 위해 가까이에서 플래시를 터트리거나 이름을 모른다고 잡아떼는 등 다양한 실험을 시행해 왔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급작스러운 외부의 변화는 피실험자가 꾸준히 노출되어 온 환경의 특질을 유도한다는 결론이 도출된 바 있다. 하지만 상기 실험은 과학 철학적 반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기 되었다. 변화에 상응하는 감정은 반응이며, 이는 제어 불가능 한 불가항의 상태다. 그러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피실험자를 대면하는 순간, 관찰자는 반응의 종류를 분류하는 반응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반응은 성향을 띄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20명의 학생들이 존재하는 PC방은 고양이가 들어있는 상자와 마찬가지의 상태를 대변한다. 그리고 전원이 차단되었을 때 학생들이 분노하거나 그렇지 않을 확률은 각각 50%다. PC방 문을 열고 학생들을 관찰하기 전까지 이들의 감정은 확률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폭력성 실험’이 말하고자 하는 바다. 뉴스를 본 당신이 실험을 비웃을 가능성은 확률로만 존재했다. 그리고 그것이 실현된 순간, 그 비웃음은 100%로 완성되었다. 심리적 입자의 정체를 밝혀 심리과학 강대국에 한 발짝 다가갈 날이 멀지 않았다.
유사 실험 연구
* 비버의 폭력성을 알아보기 위해 위기 상황을 연출해 보았습니다.
→ 비버는 나무에게 폭력적입니다.

* 뮤지션의 폭력성을 알아보기 위해 동료들이 그를 몰아 보았습니다.
→ 뮤지션은 적응했습니다.

* 네티즌의 폭력성을 알아보기 위해 그들의 아지트를 뒤흔들어 보았습니다.
→ 대공황이 발생할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 솔로들의 폭력성을 알아보기 위해 분출의 장을 마련해 보았습니다.
→ 독자들이 웃다가 울었습니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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