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슷응
1. oㅅo을 두 번 쓴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문자형 이모티콘
2. 더블더블더블더블 콤보

한글의 우수함은 단지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감에 기반 해 설명되는 것이 아니다. 발음에 따른 혀의 모양을 반영하며 획의 가감을 통해 문자의 자질을 구분하게 하는 방식은 과학적이며 체계적이다. 이에 더해 낱자가 각자의 음가를 갖는 음소문자이면서도 자음과 모음의 결합을 통해서 하나의 글자를 완성하는 활용법은 음절문자에 가깝다. 조합형의 본질에 완성형의 쓰임을 가졌으니 원리를 이해하기는 까다로우나 습득한 후의 응용은 무한대다. 무엇보다도 표음문자이면서 표의문자의 특질을 담아내는 맞춤법은 읽기위한 편리성과 이해하기 위한 편의성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그러나 두루 장점을 갖춘 한글에도 부족한 것이 있으니, 상형문자가 보여주는 즉각적인 가독성이 그것이다. 뜻과 소리를 전달하는 문자의 이해단계를 거치지 않고 문자 스스로 의미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형문자는 단순하지만, 그만큼 강렬한 기능을 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이모티콘을 문자 생활에 도입했다. 그러나 음절을 완성하지 않고 음소의 모양만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이모티콘은 한글의 특성상 문장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한 채 미숙한 언어로 취급 받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응슷응’은 사용자의 요구와 언어의 품위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초성만을 따로 떼어서 보면, 이것은 귀여운 얼굴 표정을 뜻하는 ‘ㅇㅅㅇ’이며 ‘응슷응’은 ‘ㅇㅅㅇ’의 효과를 두 배로 항진시키기 위해 이모티콘을 두 번 겹쳐 쓴다는 단순한 발상을 문자화 한 기발한 결과물이다. 여기서 위아래의 ‘ㅇㅅㅇ’을 나누는 선은 나눗셈의 기호가 아니라 다만 두 개의 기호를 구분하는 표식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유사 형태 기호 연구
응븝응 = ㅇㅂㅇ * 2: 살짝 놀랐으나 귀엽게 마무리하는 얼굴
응믐응 = ㅇㅁㅇ * 2: 진심으로 놀라 심정적 공황상태에 빠진 얼굴
응는응 = ㅇㄴㅇ * 2: 코가 우뚝한 미남의 무표정한 얼굴
ㅎㅡㅎ슷ㅎㅡㅎ = ㅎㅅㅎ * 2: 귀여운 얼굴이 마스카라를 칠한 모양
ㅋㅡㅋ슷ㅋㅡㅋ = ㅋㅅㅋ * 2: 신나게 웃는 얼굴
ㅍㅡㅍ슷ㅍㅡㅍ = ㅍㅅㅍ * 2: 왜, 어쩌라고?
슷븝를믐 = ㅅㅂㄹㅁ * 2: 당신이 생각하는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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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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