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100퍼센트] <위대한 탄생>을 위한 심폐소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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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이 아니라 3억이다. 1등에게 차 한대가 아니라 1등과 2등에게 한 대씩이다. 2박 3일의 ‘슈퍼위크’가 아니라 2박 3일의 ‘위대한 캠프’다. MBC 의 첫 회는 의 ‘별밤 뽐내기 대회’부터 까지 이어지는 MBC 오디션 리얼리티 쇼의 전통을 강조했다. 그러나 에는 Mnet 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의 2회는 일본 오디션 참가자 권리세의 등장부터 오디션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권리세는 미스코리아 일본 진이었고, 언니는 미스코리아 일본 선이었으며 3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눈에 띄는 출연자의 개인사를 보여주며 부각시키고, 위기와 반전을 보여주며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건 의 특기다.

< 슈퍼스타 K>가 에 화낼 일은 없다. 야말로 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가져왔다. 다만 는 강승윤이 오디션장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그의 개인사는 그가 오디션을 보는 사이 조금씩 드러난다. 은 권리세의 개인사를 다 보여준 뒤, 다시 다른 참가자들을 보여준 후에야 그의 오디션을 공개한다. 의 재료는 ‘리얼’이었지만, 제작진은 개인사와 음악의 결합으로 출연자를 캐릭터화시키며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컷은 빠르게 붙이고, 시간은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도 오디션장을 나온 한 출연자가 우는 모습을 보여준 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심사위원에게 스스로 합격과 불합격을 판단하도록 요구받았다. 그러나 그는 그 상황 전후에 전혀 부각되지 않는다. 은 의 여러 형식들을 참고했지만, 그것이 어떻게 쓰이는지 모른다. ‘슈퍼위크’는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명확히 부각하면서 ‘TOP 11’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위대한 캠프’는 프로그램 시작부터 끝까지 출연자들이 문제점을 지적받고, 고치고, 지적받고 고치는 과정이 맥락 없이 반복된다. 존 박-허각처럼 오디션장 바깥에서 서로의 관계를 통해 캐릭터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스스로 를 따라하는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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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은 멘토의 조언이 절실하다. 출연자들이 멘토에게 문제점을 지적 받고 고쳐나가듯 제작진도 멘토의 조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 문자 그대로 의 멘토 얘기다. ‘위대한 캠프’는 출연자들의 약점을 가창력, 표현력, 독창성, 무대 매너의 네 가지로 나눴다. 말 그대로 ‘음악적’인 이 기준은 멘토들이 실제로 좋은 가수를 뽑는 기준이다. 신승훈은 고음이 약한 신샤론에게 “고음이 듣고 싶다”며 채근한다. 이은미는 출연자들의 노래할 때의 버릇을 보고 나쁜 동작에 따라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적한다. 이 처럼 편집을 통해 서사를 만들지 못한 채, 방송에 쓸 만한 순간들은 모두 길게 내보내며 생긴 결과다. 멘토의 평은 디테일하게 시청자에게 전달되고, 출연자들의 노래 역시 완곡에 가깝게 나온다. 당연히 지루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순간이 온다.

김태권은 멘토의 권유에 따라 비지스의 ‘Staying alive’로 노래를 바꿔 불렀다. 그러자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남자는 그 날 방송분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남겼다. 멘토들이 박채린과 김정인에게 똑같이 ‘Ben’을 불러보라고 하자 두 아이들은 놀라운 노래 실력을 보여준다. 제작진이 편집을 잘하든 못하든, 신승훈, 방시혁, 김윤아, 이은미, 김태원의 심사평은 ‘리얼’이다. 인생을 걸고 도전하는 출연자들의 노래도 ‘리얼’이다. 중년 남성이 ‘넬라 판타지아’를 부른다. 그리 좋은 솜씨는 아니다. 하지만 노래가 길게 이어지며 남자의 목소리와 표정에 간절함이 전달된다. 은 재미없다. 하지만 가끔 도 쉽게 주지 못한 감동을 전달할 때가 있다. 그게 ‘생’으로 전달되는 노래의 힘이다.

차라리 음악에만 집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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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작진의 역량은 아니다. 도 출연자가 무대 위에서 부르는 노래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제작진이 손 놓고 노래만 듣는 건 아니다. 무대 위의 상황이 진행되는 사이 출연자에 관한 다양한 영상이 편집되면서 노래가 나오기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다. 에는 그런 손길이 없다. ‘위대한 캠프’의 미션은 단점을 고치는 것이었지만, 출연자들이 어떻게 단점을 고쳐나갔는지는 나오지도 않는다. 다만 멘토의 냉정한 심사평과 출연자들의 절박함이 부딪칠 때 가끔씩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 마치 감독이 좋지 않은 영화가 배우들의 호연으로 그나마 볼만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아직 반전의 기회는 있다. 같은 화제성은 못 만들어내고 있지만, 은 지난주 13%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몰입하면 반응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 열쇠는 당연히 멘토와 오디션 참가자들이 쥐고 있다. 리얼리티 오디션의 특성상 미션은 점점 더 험난해질 것이고, 오디션 참가자들은 멘토와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며 한 곡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 과정에 집중하기만 해도 쇼의 캐릭터와 서사는 상당부분 만들어질 것이다. 과 비슷한 장점을 가졌으면서도 스스로 가 되려는 쇼. 은 뚜렷한 방향 없이 시류를 따른 쇼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현재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 가진 거의 유일한 장점은 신승훈 같은 인물이 멘토로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차라리 음악에만 집중해라. 그게 어설픈 흉내보다는 나을 것이다.

글. 강명석 two@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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