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일
2011년 2월 1일
‘텍사스 안타’ KBS2 밤 12시 35분
2010년 연말, KBS와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 두루 참여한 손현주를 보고 ‘순간이동’이라며 감탄한 사람은 많아도, 그가 KBS에서 단막극 부문상을 수상한 작품 ‘텍사스 안타’를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손현주가 사채 빚에 시달리며 인생의 막장에 도달한 40대 이혼남 재훈을 연기한 ‘텍사스 안타’는, 내야수나 외야수 중 그 어느 선수도 잡을 수 없는 삼각지대 한 가운데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부르는 야구 용어다. 제대로 풀리는 일은 없고 요행을 바라는 것 외엔 딱히 해답이 없는 인생, 위험천만한 승현(유건)의 제안에 재훈은 이게 텍사스 안타이기라도 했으면 하는 절절한 심정을 느낀다. 쟁쟁했던 후보들 사이에서 손현주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겨 준 ‘텍사스 안타’를 TV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011년 2월 1일
2011년 2월 1일
‘잠자리의 신(神)이라 불리는 사나이’ 채널 뷰 밤 11시 10분
곤충강 잠자리목의 곤충 잠자리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 의 주인공은 남녀의 사랑에 대해 20년간 연구해 온 성 전문가 이영기 씨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세월을 ‘남녀의 행복한 잠자리’에 대한 연구에만 투자한 주인공의 사연은 언뜻 들으면 민망하다. 하지만 건강한 성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위해 결혼까지 마다하며, 참고서적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밤을 보내는 주인공의 진심 어린 열정은 단순한 기행이라고 말하기 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나저나 주인공이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혈기왕성하던 20대에 맞이한 실연 때문이었다고 하니, 어떤 의미에선 사랑이 한 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셈이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이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사라졌다는 시 구절이 떠오르는 가슴 아픈 사연이다.
2011년 2월 1일
2011년 2월 1일
채널CGV 낮 1시
평일이지만 적지 않은 회사에서 단체로 월차 사용을 허하는, 황금연휴의 시작을 알리는 화요일이다. 그러나 막상 집에서 쉬자니, 평소 이 시간에 TV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터. 이런 길 잃은 어린양들을 노린 의 베스트 에피소드 9편이 낮 1시부터 연속 방영된다. 흔히 < CSI >의 해군 버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학 수사물을 표방했음에도 부검 장면이 없는 < NCIS: LA >는 시신을 보기 힘들어 하는 시청자들도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시리즈다. 웃음 코드가 은근히 많아 팬들로부터 ‘개그 수사물’이라는 애칭을 선사 받기도 한 < NCIS: LA >는 평일 오후 나른하게 늘어져 키득거리며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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