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그분이 주신 선물에 잘 보답해 드리겠다.” 지난 24일 열린 뮤지컬 의 제작발표회에는 故 이영훈 작곡가를 향한 애정 고백이 이어졌다. 는 ‘난 아직 모르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서면’ 등 이영훈 작곡가의 31곡으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아바의 , 엘비스 프레슬리의 , 퀸의 와 같은 주크박스 뮤지컬이 해외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7080 히트곡에 한정된 향수를 말초적으로 자극하는 작품이 주를 이루며 아쉬움을 남긴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단일 작곡가의 곡으로 이루어진, “가사도 얼굴”이라는 신조로 노래를 다듬어 온 이영훈 작곡가의 는 상반기 기대작으로 2011년을 달군다. 제작발표회에서는 한 여자 여주(리사)를 사이에 둔 과거의 상훈(송창의, 윤도현)과 현우(김무열), 현우와 여주 사이에 태어난 지용(허규, 양요섭)과 현재의 상훈(박정환)이 부르는 넘버가 공개되어 다시 한 번 노래의 힘을 역설했다. 결국 이 작품의 관건은 음악과 스토리의 봉합이다. 3월 20일부터 4월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될 뮤지컬 의 이지나 연출, 편곡을 맡은 이경섭 작곡가, 프로듀서 김승현-임영근과 배우들의 대화를 옮겼다.

“히트곡 나열이 아닌, 덜 알려진 노래들로 관객을 놀라게 하고 싶다”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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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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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주인공은 역시 故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다. 워낙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만큼 배우와 스태프들의 부담감이 많을 것 같다.
윤도현: 이영훈 작곡가님의 노래를 정말 정말 좋아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더 사랑에 빠질 것 같다. 내 안에 있는 소녀 감성을 작품을 통해 보여 드리려 한다. (웃음)
이지나: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는 현재에도 많이 리메이크 되고 있다. 노래가 가진 80년대 정서에 현대적 모던함을 가미하기로 했다.
이경섭: 신곡을 편곡하거나 작업하는 게 훨씬 쉽다. 손댈 곳이 없는 작품을 염치 불구하고 손대게 됐는데, 어떤 곡은 원곡에 충실하고 어떤 곡은 상상도 못할 만큼 변신할 거다.
리사: 거의 남자 노래라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최대한 원곡을 헤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요즘 다수의 뮤지컬에 아이돌멤버가 참여하는데, 이번 작품에는 비스트의 양요섭이 출연한다. 작품을 선택한 계기와 그에게서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양요섭: 우선 처음 하는 뮤지컬인데다 훌륭한 선배들 앞에서 노래하려니 더욱 떨린다. 회사 이사님이 여러 노래를 들려주셨는데 ‘붉은 노을’ 하나 알았다. 나도 모르는 노래가 너무 많아서 바로 승낙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영훈 작곡가님과 이문세 선배님에 대해 알게 되면서 하겠다고 졸랐다. 두세 배 열심히 해서 작품에 해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이지나: 나는 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요섭이가 많은 청소년 관객을 불러들였으면, 그로 인해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많이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90년생인 양요섭 군은 대부분의 노래를 모른다고 했다. 세대에 따라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받아들이는 지점과 작품에 임하는 소회가 다를 것 같다.
윤도현: 학창시절 이문세 선배의 노래를 거의 외울 정도로 들었다. 파주에 살면서 미군부대 록음악을 주로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요 중에서 지금까지도 가사를 다 아는 곡들이다. 역시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가 작품을 선택하는 데 가장 크게 작용했다.
송창의: 어릴 때 들은 기억이 난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내 세대보다는 윤도현 선배 세대가 좀 더 맞을 거다. 어린 동생들은 분명히 잘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노래만으로 느끼는 감동도 있지만, 극 안에 노래를 잘 녹여서 드라마와 연결하면 더욱 진정성 있는 노래로 각인될 거라 생각한다.
김무열: 오래된 곡이라는 인상을 떨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목은 몰라도 멜로디는 알겠더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변하지 않는구나 싶었다. 좋은 노래인 만큼 좋은 이야기를 빌어서 잘 그려야 한다.

이 작품의 메인 테마곡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지나: 이영훈 작곡가의 팬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너무나 방대한 작업을 했다는 사실을 이 작품을 하면서 깨달았다. 제목이 인만큼 그 노래가 중요테마로 작용하긴 하겠지만 나는 ‘그대와의 대화’를 메인테마 삼아 피아노 연주곡으로 끌어갈 예정이다. 너무 유명한 곡만 나열하는 방식이 아닌,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노래들도 많이 섞었다. ‘이런 곡도 있어?’라는 놀라움을 관객들이 가져갔으면 좋겠다.

“아픈 사랑은 세월과 함께 늙어간다”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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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선후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나.
임영근: 많은 사람이 사랑의 고통은 시간이 약이다, 라고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뒤돌아서서보면 그 아련한 사랑을 묻어두었을 뿐이고 사랑의 아픔은 남은 생을 이끌어간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통해 그런 아름다운 사랑의 아픔을 그대로 느껴보자, 라는 게 취지라 할 수 있다. ‘옛사랑’의 가사처럼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버려두는 거다. 4-50대 분들은 와 닿을 거고, 현실적인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김승현: 아픈 사랑을 애써 기억하지도, 지우려 하지도 않는다. 그냥 장기처럼 머물러 있고 세월과 함께 늙어가는 거다. 그것을 무대에 담으려 한다.

더블캐스팅된 송창의에 비해 윤도현은 상대적으로 멜로 연기의 경험이 없다. 어떤 소녀 감성을 보여줄 텐가.
윤도현: 나 자체가 멜로라고 생각하는데 이제서야 좋은 기회가 왔다. (웃음) 을 할 때 남자도 여자도 아닌 역을 굉장히 남자 같은 놈이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속에서 시작했다. 이미지상으로도 그렇지만, 목소리도 거칠고 발라드 하기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나를 한 번 더 깨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아주 여리고 섬세하고 소녀들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들을 내 안에서 찾아보고 싶다. 믿어주세요. (웃음)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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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관계 러브스토리에 비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너무 크지 않나. 무대는 어떻게 채워갈 예정인가.
이지나: 대부분 스태프의 의견 역시 이 작품이 가진 스토리에 비해 무대가 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를 광화문에 있는 극장에서 하는 게 맞을 것 같고, 여기서 하고자 했던 고인의 바람이 있었기 때문에 하게 됐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하는 극중극 구조를 가져와서 스토리의 크기가 아닌, 세월의 깊이를 무대에 채우기로 했다. 1980년대부터 2011년까지의 이야기를 담는다. 독특한 구조의 작품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형태가 될 것이다. 80년대는 음악도, 사회적 분위기도 들끓고 고뇌하는 청춘의 시대였다. 그 시대를 다루는 건 의외로 쉽다. 그리고 그때의 어렵고 힘든 시대가 젊은 세대에게 희망과 진취적인 자신감을 주는 2011년으로 가는 게 좋겠다 싶다. 흉내 내거나 하는 건 처음부터 배제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할 것이다.

감성적이고 차분한 작품이 될 것 같은데, 특별하게 시도되는 부분은 없나.
이지나: 음악의 힘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곳에서 탈출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작품인 것은 맞지만 그렇지만은 않게 하려고 생동적이고 역동적인 독특한 장면을 넣으려 한다. 이번 작품으로 행복해지고 싶다. 작품 전체에 멜로적인 정서가 있지만 관객들이 환희의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이영훈 작곡가를 떨칠 수 없었다. 과거의 성훈인 창의와 도현, 현재의 성훈인 정환에게 내가 생각하는 작곡가의 모습을 골고루 투영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한상훈은 멜로적인 인물이 아니고 천재적인 음악인의 모습이 더 보이지 않을까 싶다. 각기 다른 매력으로 사랑이 전부가 아닌 독특한 인물을 구현해 줬으면 좋겠다.

윤도현과 송창의, 각각 티켓이 얼마나 나갈까?
송창의: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는지 모르겠다. (웃음)
윤도현: 송창의와 더블캐스트 된 게 영광이다. 멜로 연기에 경험이 많으니까. 동생이니까 물어보면 잘 가르쳐주지 않을까? 난 물론 자체가 멜로지만. (웃음)

사진제공. 광화문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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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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