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언제나푸르다
1. 트윗에서 소년에게
2. 너 이녀석 화이팅!

이재오 특임장관은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로스쿨 부정입학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거짓으로 판명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원의 차남을 위로하는 멘션을 남겼다. “정치인을 아버지로 둔 자식들이 당하는 반인간적인 일”을 겪은 당사자의 속내를 “얼마나 마음이 아팠느냐”고 짐작하며 살피는 그의 시선은 살뜰하고 따뜻하다. 게다가 허위 제보를 제공한 쪽인지, 그 제보에 속아 넘어간 쪽인지는 불분명하나 가해자를 “나뿐 사람들”이라며 질타하는 부분에서는 큰 어른의 모습도 엿보인다. 특히 이 멘션은 평소 이재오 특임장관의 트위터 취향에 의거, 띄어쓰기가 전혀 배제되어 있으므로 쉬르레알리즘적 모더니티를 추구했던 이상의 작법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실상 그의 멘션은 오히려 모더니즘에 저항하는 청록파의 스타일에 가깝다. 자신의 아들이 겪었던 억울한 일을 상기하는 대목은 회고적 에스프리를 민속적 색채에 담아낸 조지훈과 유사하며, “네 어머니도 마음 아펐겠지”라며 모정이라는 전통적인 정서를 구어체에 담아낸 부분은 향토적 서정이 부각되는 박목월과 닮아있다. 특히 그는 멘션의 마지막을 “하늘은 언제나 푸르다”는 문장으로 끝맺는데, 이 문장은 앞 내용과 무관하게 등장하여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동시에 ‘하늘 = 절대자’, ‘언제나 = 영속성’, ‘푸르다 = 정의로움’으로 시어를 이해할 때 이는 박두진 시세계의 특징인 그리스도교적인 바탕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박두진의 시 의 ‘멀리서 온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는 부분의 응용으로도 보이는 이 문장은 생명 원천으로서의 자연을 통해 대상을 위무하고 상대방에게 궁극의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역시 박두진의 시 에 등장하는 ‘난만한 꽃밭에서, 꽃밭에서, 너는, 나와, 마주, 춤을 추며 즐기자’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궁극의 주문인 것이다.

활용

* 얼마나마음이아팠느냐평생을솔로로살아온사람들이당하는반인간적인일들이종종있단다그러나억울하면새해에는인연찾아다른사람염장지르는사랑의악당이되어보거라네어머니도마음아펐겠지하늘은언제나푸르다
* 얼마나다리가아팠느냐세계여행다니느라입국이늦어지는경우가종종있단다힘내라하늘은언제나푸르다
* 얼마나등짝이간지러웠느냐자식을둔사람들이당하는황당한일이종종있단다아이는자라서초등학생이될것이다꼭그럴것이다하늘은언제나푸르다
* 얼마나마음이기뻤느냐똑똑똑페니똑똑똑페니똑똑똑페니상을주니상을받고소감이청산유수구나하늘은언제나푸르다
* 얼마나얼굴이화끈거렸느냐방송이생업인사람들은창피를당하는일이종종있단다힘내라강아지도손발이오그라들었겠지하늘은언제나푸르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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