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TOP│“사람들이 즐기다 지치게 만드는 게 가수가 할 일” -1
GD&TOP│“사람들이 즐기다 지치게 만드는 게 가수가 할 일” -1


생각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 아니다. 또한 음악을 만들면서 얻게 된 사고의 결과물을 다시 말로 정리해서 말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GD&TOP은 그 두 가지가 모두 가능한 뮤지션들이다. 그들은 인터뷰 내내 음악 이야기에 집중했고, 음악에 담긴 그들의 생각에 대해 말했다. 두 사람의 음악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두 사람이 함께 말하는 이 인터뷰를 읽어보길 권한다. 대중에게 아이돌 스타로 불리는 20대 초반의 청년들에게도,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사람들 앞에서 들려준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크리스마스에 함께 활동하는 기분이 어때요? (웃음)
TOP : 서로 미안해해요. (웃음)

그 와중에 인터뷰까지 하게 해서 더 미안하네요. (웃음) 활동 1주일째인데 반응이 어떤 것 같아요?
GD : 오래 쉰 걸 인정해야죠. (웃음) 전에는 한 번에 정말 뜨거운 반응이 왔던 게 느껴졌는데, 아무래도 빅뱅으로 활동한지 2년이 지나다 보니까 그 때 같은 느낌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필요하다면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서 대중들이 관심을 갖고, 저희 무대를 보도록 만들어야 할 거 같아요.
TOP : 전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앨범은 바로 어제 나왔는데, 일단 많이 나갔다고 해서 기분은 좋아요. 하지만 그런 반응을 피부로 느끼려면 조금 더 지나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대에 선 순간만큼은 내가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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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느낌은 어때요? 둘이 서는 건 처음인데.
GD : 첫 방송 때만 해도 많이 떨렸는데, 그 다음부터 부담도 많이 줄었고, 좀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전 녹화를 할 때는 세네 번을 연달아 녹화를 하면 힘이 빠지게 되는데, 항상 마지막에 제일 좋은 컷이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처음에는 방송이라는 걸 의식해서 저희도 계획된 동작을 하면서 신이 안 나는데, 그러다 마지막에 거의 포기 상태에서 다들 마음대로 할 때가 제일 잘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그런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무대에 오르기 전에 분위기를 업 시켜서 나가요.

말 그대로 ‘High high’가 된 상태네요. (웃음)
TOP : 네. 안무 팀하고도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군무 보다는 보는 사람들도 편안하고, 자유로움이 많이 느껴지는 구성을 많이 부각하고 싶었어요.
GD : 일단 아이돌이라고 하면 정해진 안무를 생각하고, 옷도 거기에 맞추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빅뱅은 좀 더 자연스러운 무대를 노력하기도 했고, 대중이 보기에도 “아이돌도 무대에서 저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멋을 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어요. 늘 같은 안무만 보는 것보다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더 재미있으니까요.

하지만 빅뱅에서는 어느 정도 짜여진 안무를 보여주기도 했잖아요. 그런데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 잘 노는 모습만으로 분위기를 잡겠다는 식이던데요.
GD : 빅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 팀이지만 개개인의 색깔이 뚜렷하다는데 있는 것 같아요. 한 팀이기도 하지만 멤버의 조합에 따라 또 다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새로운 조합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저희는 방송에서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 신경 쓰기보다는 관객들과 그 순간을 소통하고 싶으니까 최대한 무대의 분위기를 올려놔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오면 끝까지 즐기다가 힘들어져서 가게 만드는 게 가수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TV로 보는 사람들조차 뛸 수 있게 신나게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첫 무대인 < MAMA >에서 특히 그랬던 것 같아요. < MAMA > 무대는 정말 아무런 장치도 없었는데, 두 사람이 그냥 무대를 휘젓는 느낌으로 공연했잖아요.
GD : 그 때 진짜 장치 하나도 없었어요. (웃음) 장비도 없고, 폭죽도 못 쓰고.
TOP : 그래서 둘이 어쨌든 빅뱅은 5년된 그룹이고, 이때까지 배운 게 있으니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야, 이번엔 연륜으로 가자”고 했어요. (웃음)

연륜으로 되던가요? (웃음)
GD : 마카오에서 열린 무대였고, 저희를 모르던 사람들에게도 강한 첫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무대에서 꼭 움직여야 꽉 차 보인다는 의식도 바꾸고 싶었고. 무대에 정말 아무도 없고 나 혼자 있어도 무대에서 주는 무게감이나 존재감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죠. 둘 다 아무것도 준비 안 된 상태에서 “그냥 가서 다 죽여버리자” 했어요. (웃음) 그 느낌이 사람들에게 안 느껴질 수가 없었죠. 그 때 또 사장님께서 강한 압박 문자를 많이 보내셔서…

압박이요? (웃음)
GD : “너희가 올라가서 못하면 다 혼난다”고 해서. 그 날은 잘 할 수밖에 없었어요. (웃음)

사장님이 강하게 몰아붙이는군요. (웃음) 하지만 몰아붙인다고 다 무대에서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잖아요?
GD : 주인의식 때문인 것 같아요. 음악 프로그램만 해도 한 시간 동안 많게는 거의 30팀의 가수가 나올 때도 있고, 각자 주어진 시간은 3분이란 말이에요. 그러면 자기 무대에 올라갔을 때 자기가 주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무대가 끝나면 주인이 바뀌니까. 그리고 주인은 집에서 편하게 행동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잖아요.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내가 주인이 됐으니까 뭐든지 편하게 하고, 사람들의 반응도 주인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대에서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고.

그런 주인의식이 앨범에도 그대로 나오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의 앞의 여섯 곡은 스토리가 있는 것 같거든요. ‘Intro’에서 자신들을 소개하고, ‘High high’와 ‘Oh yeah’에서 무대 위에서 신나게 공연하고, 그러다 무대에서 내려와서 여성에게 ‘집에 가지마’라고 하고. (웃음)
GD : 저희도 그렇고 YG, 특히 빅뱅의 앨범은 흐름을 중시해요. 앨범이 하나의 작품이라면 어느 정도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처음에는 웅장하게 가다가 점점 다운되고, 그러다 ‘뻑이가요’에서 한 번 끊고 그 다음에는 각자 솔로의 색깔을 보여주고. 원래 이런 부분을 많이 신경 쓰죠.
TOP : 솔로곡들의 경우는 둘 다 만든 지 좀 오래된 거긴 해요. 우리의 프로젝트 앨범이 나오면서 솔로곡이 들어가는 건 나중에 결정됐거든요. 제 곡들은 와 찍을 때부터 계속 작업했던 곡들 중에서 준비했던 거예요.

“이번 앨범은 YG가 만들어낸 본능적인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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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솔로 곡과 다르게 두 사람이 함께 한 곡들은 일관된 분위기의 흐름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앨범의 방향을 어떻게 논의했나요?
TOP : 본능적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어떻게 가자, 이런 게 아니라 각자 스튜디오에 나와서 며칠 같이 밤새면서 가사 쓰고 녹음해보고. 예전에는 GD가 녹음한 부분은 GD가, 제가 녹음한 부분은 제가 만든 다음 모여서 수정할 부분을 수정하면서 살을 붙였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서로 더 좋을 게 있을 것 같으면 조언해주고, 여기에 같이 작업하는 뮤지션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어떻게 보면 YG가 만들어낸 본능적인 결과물이 아닐까 해요. (웃음)
GD : 사실 우리 조합 자체가 그래요. 이 앨범 만들기 전 빅뱅 앨범을 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나오는 빅뱅의 앨범이니까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어서 저랑 TOP의 조합도 해보고, 태양, 승리, 대성의 조합도 있었고 저와 대성의 조합도 해봤어요. 승리하고 태양과도 해보고.

다른 조합도 재밌었겠는데요.
GD : 그런데 다른 멤버들이 바쁜 거예요. (웃음) 솔로 활동이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우리 둘이 시간이 좀 남아서 둘이 같이 작업한 게 다른 친구들보다 많았어요. (웃음) 그런데 시기상으로 다른 작업들은 좀 밀리다 보니까 사장님 보시기에도 그러면 빅뱅을 위해서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빅뱅 앨범은 여러 조합보다는 다섯 명의 목소리가 섞인 앨범으로 내자고 제안하셨어요. 앞으로 나올 승리의 곡도 원래 빅뱅 앨범에 들어갈 곡이었는데 아예 솔로로 내고, 저희 둘도 앨범으로 만들게 된 거죠.

그러면 우연의 결과라는 건데, 두 사람은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 나갔죠? ‘Baby good night’은 같은 사운드와 멜로디에서 두 사람의 해석이 전혀 다르다는 생각이 들던데.
GD : 그 곡은 쿠시, 지금은 이낙으로 이름을 바꾼 쿠시 형네 집에 있을 때 만들어졌어요. 그냥 무심히 있는데 그 형이 “이런 곡 한번 만들어봤는데 어때?”하면서 편곡한 걸 들려줬어요.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곡을 뺏었죠. (웃음) 그래서 그 사운드에 맞춰 멜로디를 흥얼거리다가 “베이비 굿나잇” 정도만 작곡했는데, 거기에 TOP이 랩을 더하고, 거기에 다시 제가 노래를 하면서 이번 앨범에서 처음으로 노래를 하게 됐어요. 그걸 하고 ‘집에 가지마’도 만들게 됐구요.
TOP : 이번 앨범에서 첫 번째로 작업을 끝낸 곡이었어요. GD는 빅뱅 앨범을 작업하고 있었고, 저는 촬영을 마치고 나서 같이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 곡부터 녹음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 결과물이 만족스러웠고, 그 때부터 둘이 많이 같이 하게 됐어요. 그런 면에서 이번 앨범의 시작이 ‘Baby good night’ 아니었나 싶어요.
GD : 그 곡은 테마부터 정했어요. 만약에 우리가 연인이 있어서 그 사람을 위해 불러주는 노래가 있다면 뭘까. 연인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머리를 만지는 디테일한 모습을 그리면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붙인 거죠. 굉장히 섹시한 노래를 만들고 싶기도 했구요.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분위기를 잡고 싶을 때 트는 노래가 우리 노래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었구요. (웃음)

‘Baby good night’에서 프랑스어로 내레이션을 넣은 것도 그런 이유인가요?
GD : 빅뱅 앨범에서도 내레이션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제가 또 내레이션을 하면 팬들은 좋아해주실 수도 있지만 좀 질릴 거 같았어요. (웃음)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나누는 대사를 통해 좀 더 영화적인 느낌도 주고 싶었구요. 곡의 사운드와 더 잘 어울리는 언어를 쓰고 싶었어요.

사운드에 어울리는 발음이 있다는 건가요? 이번 앨범에서 GD는 곡마다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보다는 사운드의 성격에 맞춰서 가장 잘 섞이도록 신경 쓴 것 같던데요.
GD : 어릴 때부터 발음 같은 것들을 많이 지적 받았는데, 그걸 따로 고치기보다는 여러 생각을 해봤어요. 요즘 세대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궁금한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외국 음악을 들었을 때의 그 독특한 느낌이 한국말로 바뀌면 이상해질 때가 있더라구요. 꼭 영화를 더빙했을 때 정서가 다른 것처럼. 그래서 가사는 최대한 한글로 쓰되 억양은 다르게 하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뻑이 가요’에서 ‘빙글 빙글’의 발음을 좀 더 굴린다든가. 목소리 자체를 악기로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목소리 하나하나가 주는 효과에 신경 썼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 GD의 목소리에는 스스로 이펙트를 걸었다는 느낌도 들어요.
GD : 예, 저는 그런 걸 자주 사용하는 편이에요. 최대한 악기 같은 느낌을 내려고 했고, 악기로 낼 수 있는 소리들도 입으로 내려고 많이 노력했구요.

반대로 TOP은 여지껏 발표한 곡들 중 이번 앨범에서 가장 정확하게 발음했던 것 같아요. GD와 굉장히 반대의 선택인데요.
TOP : 의도한 건 아니고 감으로 부른 건데, 발성을 좀 바꿨어요. 빅뱅이라는 그룹 자체가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듣는 음악을 하기 때문에, 한 글자 한 글자 더 잘 들리게, 정말 귀에다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들리게 하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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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two@
사진. 채기원 t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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