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방정 임금님의 생존비기
깨방정 임금님의 생존비기
지문 다가가기
조선 제 19대 왕이다. 부인은 9명이었다. 팬클럽 인원수는 미상, 그러나 ‘근정전 하얀미소’로 궁궐 안 나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모두의 오빠. 음변 조작 사건과 중전 탕약 독극물 사건 등 온갖 사건의 현장에 뛰어들어 수사에 앞장서 블록버스터 영화 속 미국 대통령 못지 않은 오지랖과 다재다능함을 발휘한다.

성균관 유생들의 권당이 길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임금을 보러 오는데 설마 맨손으로 온 건 아니겠지? 저들이, 진상품으로 뭘 가져왔나 알아보게”라는 농담으로 받고 무능한 대신들이 속을 썩여도 “내가 지금 망극하다는 합창을 듣자는 게 아니질 않는가!”라며 말장난 섞인 분노를 표한다. 그러나 이토록 여유로운 만백성의 톱스타도 궐 밖에 나오면 온실 속 화초일 뿐. 평생 달려본 적 없는 몸이라 “좀 처..천천히 가거라…..나는…..이렇게 뛰어 본 적이 없다!”라며 헐떡대고 담을 넘어야 하면 “나는…담을 넘어본 적이…없다”며 당황한다. 물론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내가 있는 곳은 담을 타기엔 너무 높았다”란다. 싸울 때도 할 말은 있다. “칼은 쥐어봤지만….실전은 처음이다.” 그러나 이 모든 굴욕을 안긴 동이에게 자신의 신분을 숨긴 숙종은 설레며 회상한다. “내 평생 그런 일은 처음이었거든. 그 날은 마치 내가 저자의 평범한 사내가 된 것 같았네. 임금인 나를 그렇게 함부로 다룬 아이도 처음이었고 말일세.” 그러니 결론은 하나, 시대와 신분을 막론하고 ‘나에게 이런 여잔 네가 처음이야!’의 불패 법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갈래 : 임금이시네요, 내추럴 본 아이돌, ‘나도 한때’ 아니고 ‘나는 처음’

[1점 문제] Q. 다음 괄호 안에 들어갈 글자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숙종 : 왜, 놀랐느냐? 내가 진짜 임금인 줄 알고?
동이 : 그럼요. 놀라지 안 놀라겠습니까? 제가 나으리께 한 짓이 있는데요! 아니, 어디 칠 ( )이 없어서 그런 ( )을 치십니까!
숙종 : ( )….?
동이 : 예. 거짓말이요! ( )!

1) 깝
2) 뻥
3) 농
4) 공
5) 풍
[2점 문제] Q. 다음 상황에서 숙종에 대해 가장 적절히 해석한 것을 고르시오.

숙종 : 그렇지 않아도 내 너를 보러 갈 참이었다. 잠깐…헌데, 고작 웃는 게 다냐? 밤새 이 일을 해결하느라 피가 다 말랐다. 난, 니가 날 보면 달려오기라도 할 줄 알았는데…
옥정 : 허면, 지금이라도 다시 달려올까요..?
숙종 : 됐다…엎드려 절 받고 싶진 않아.

1) 숙종은 피가 다 말랐다.
2) 숙종은 옥정에게 화가 나 있다.
3) 숙종은 선수다.
4) 숙종은 생색내지 않는다.
5) 숙종은 몹시 한가하다.
[3점 문제] Q.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숙종의 논리를 적절히 활용한 것을 모두 고르시오.

숙종 : 그 아이가 돌아오면 후궁의 첩질 내릴 것이다. 그건 비단, 옥정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비대해진 서인을 누르고, 남인에 힘을 보태 조정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야.

1) 홍사장이 부탁한 건 처리해주도록. 그건 비단, 회식비를 내줘서가 아니다. 민과 관이 어우러져 지역 발전의 균형을 잡고 동지적 관계를 이루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야.
2) 우리 그룹은 내 아들놈에게 물려주겠어. 그건 비단,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또 하나의 가족이 살아남기 위한 결속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야.
3) ‘회피연아’ 동영상 유포자 고소를 취하하겠어. 그건 비단, 더 망신스러워질까 봐서가 아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앞으로 나를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지.
4) 장관님의 아이패드는 불법이 아니야. 그건 비단, 장관님이 장관님이라서가 아니다. 개인이 첨단 문물을 들여오는 것을 규제한다면 문익점의 목화씨 반입 또한 불법으로 역사에 지탄받을 일이기 때문이야.
5) 서인우의 ‘이거’ 현장검증은 내가 직접 실시하겠다. 그건 비단,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비대해진 검찰 권력을 견제하고 뚜렷한 증거를 채취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야.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2) 꺼져, 거지!
2점 문제 – 4) 기훈에게서 칭찬받고 싶어서.
3점 문제 – 야야야, 말하기 싫음 관둬!

[실전! 말하기 전략]* 사고 쳤어요. 그러나
나는…책임을 져본 적이 없다.

* 지금은 웃는 광대, 그러나
총은 잡아봤지만…실전은 처음이다.

* 그 날은 참 이상한 날이었지. 그러나
내 평생 그런 일은 처음이었거든. 그 날은 마치 내가 저자의 평범한 사내가 된 것 같았네. 검사인 나를 그렇게 함부로 다룬 아이도 처음이었고 말일세.

글. 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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