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6일
2010년 4월 16일
MBC 밤 10시 45분
4월은 잔인한 달일 뿐만 아니라 춥고 웃음을 잃어버린 달이기도 하다. 우리는 MBC의 파업으로 에서 이어질 하하의 예능 수업을 볼 수 없고, 천안함 사건의 여파로 이효리의 컴백 무대도 볼 수 없다. 물론 필요하다면 예능 프로그램은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 결방을 의미 없는 재방송으로 때우는 것 역시 좋은 선택은 아닐 것이다. 차라리 같은 다큐멘터리를 좀 더 많이 편성하는 건 어떨까.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이 방송은 두 팔 없이 입천장까지 뚫린 채 태어난 태호가 건강하게 11살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TV에서 웃음을 금지한다면, 대신 웃음 없는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2010년 4월 16일
2010년 4월 16일
시즌 8 온스타일 밤 10시
한국의 인터넷 이곳 저곳에서 의 우승자를 예측하는 건 옛 일이 됐다. Mnet < 슈퍼스타 K >가 한국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할 수 있는 오디션 리얼리티 쇼가 되면서 은 우리가 체감할 수 없는 나라의 리얼리티 쇼가 됐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사이먼 코웰은 여전히 날카롭고, 출연자들의 과제는 ‘아이튠즈 차트곡 부르기’ 같은 것으로 업데이트 되기도 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발전하는 출연자들의 실력 역시 여전하다. 특히 이번 주는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출연자들을 직접 지도하며 영화 음악을 부르도록 한다. 음악 프로그램 결방으로 이효리의 헤어스타일도, 비의 복근도, 애프터 스쿨의 모델 포스 워킹도 볼 수 없으니 의 노래라도 듣자.
2010년 4월 16일
2010년 4월 16일
애니맥스 밤 8시
일본 만화에는 ‘집사물’이라고 밖에 명명할 수 없는 작품들이 있다. 말 그대로 집안 일을 돌보는 집사와 그를 부리는 주인과의 모호므흣어헛한 관계를 그리는 작품들로, 은 여기에 격투만화와 남자 주인공 하나에 수십 명의 미소녀들이 등장하는 ‘하렘물’을 섞어 놓았다. 심지어 동명의 원작 만화는 오타쿠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온갖 대중문화 패러디를 섞어 놨으니, 한국에서는 보는 것 자체가 이상한 시선을 받는 ‘오덕만화’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진지한 소년 모험, 격투만화의 스토리와 로맨틱 코미디를 오덕의 관점에서 섞어 집사를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직업으로 묘사하는 이 만화는 보는 사람을 중독시키는 맛이 있다. 또한 이 작품의 모든 주요 캐릭터들이 어린 나이에 부모 없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며 산다는 점은 생각할 여지를 준다. 예쁜 오타쿠 캐릭터들이 격투를 하며 빚어내는 괴이한 재미를 맛보고 싶다면 일단 추천한다.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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