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슬혜│My name is
황우슬혜│My name is
My name is 황우슬혜. 본명은 황진희인데 배우 일을 하면서 엄마가 작명소에서 지어오셨다. ‘우주 속의 지혜롭고 명예로운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다른 이름도 있었는데 ‘슬혜’라는 이름의 느낌이 제일 좋았다.
1979년 8월 10일생, 고향은 서울이다.
다른 건 몰라도 끈기는 있는 편이다. 좋아하는 일에 한 번 꽂히면 진짜 열심히 하는데 재즈 댄스와 요가를 오랫동안 했다. 요가의 가장 큰 장점은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의 안정, 재즈댄스는 빠른 음악 틀어놓고 춤을 추면서 우울함을 날려버릴 수 있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건 어떤 연극을 보고 배우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2, 3개월 동안 집에 처박혀 고민하다가 워크샵에 무작정 찾아갔는데 처음엔 당연히 안 받아주셨다. 포스터 붙이는 일부터 시작했는데 그 때 배운 건 테크닉보다도 바닥에서 시작하는 자세였던 것 같다.
의 파트너 김남길 씨는 ‘비담’이 되기 전에 만나 촬영에 들어갔다. 처음엔 과묵해 보여서 인사 말고 서로 말 한 마디를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배려도 많고 장난기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장난을 치다가도 슛 들어가면 완전히 딴 사람처럼 애절한 연기를 하시는 걸 보고 ‘저 분은 잘 되시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 배경이 바닷가라 물에 들어가는 신 때문에 수영장에서 실내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억이 뚝 끊겼다가 눈 떠보니 병원이었다. 여러 시간 찍다가 저체온증이 와서 실신한 거였다. 다시 돌아가 촬영을 재개했을 땐 물에 대한 공포가 너무 심해서 정말 많이 울었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 되는 거니까 했다.
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 장면은 지금도 방송에서 다시 나오면 못 보고 돌린다. (웃음) 끝나고 나면 ‘내가 어떻게 저런 걸 했지?’ 싶다. 주어진 건 어떻게든 하려고 해서 그랬던 것 같다. 대신 안 주어진 일은 다 미룬다.
원래 목소리가 낮은 편인데 에서는 보통 때보다도 더 저음으로 연기를 했다. 감독 님께서 김주하 앵커 같은 말투를 주문하셔서 뉴스를 보고 멘트를 외우며 연습했다. 는 보다는 더 높은 톤, 은 더 얇고 약간 더 높은 톤, 는 전작들과 좀 다른 톤으로 목소리를 냈다.
‘우리 결혼했어요’ 때는 실제보다 더 씩씩하게 보이려고 했던 것 같다. 원래는 소심하고 눈물도 많은데 그런 애들이 밖에서는 더 강한 척 하고 그러지 않나. 내숭도 좀 떨고 그랬어야 하는데 고기 먹으러 가자고 하면서 돼지 껍데기 얘기나 하고. (웃음)
‘우결’에서 통장들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배우는 수입이 일정치 않으니까 미래를 위해서 적금을 들기 시작했다. 돈을 많이 쓰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래도 여자니까 옷이랑 화장품, 먹는 거에는 조금 쓴다.
건강한 음식을 좋아한다. 패스트푸드는 별로 안 좋아하고, 건강한 음식이 먹다 보면 맛도 있다. 잡곡밥이나 생선, 오리 고기 같은 것들. 아, 오리 안 먹은 지 오래 됐다!
밥 먹고 영화 볼 때가 제일 행복하다. 영화는 주로 혼자 봤는데 요즘은 사람들하고 같이 보는 게 더 재밌다. 하지만 남들이 지겨워할 수도 있는, 같이 가자고 하면 욕먹을 만한 영화들은 그냥 혼자 본다.
최근에 혼자 본 영화는 였는데 아주 좋았다. 하필 화이트데이였는데 내 옆에도 남자 혼자, 그 옆에는 여자 두 분이 오셔서 다행이었다.
올해 건국대학교 영화학과에 입학했다. 왜 굳이 학교에 가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고 어린 신입생 친구들에게 배울 것도 많다. 10년 뒤에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어떤 일이냐고? 그건 아직 비밀이다. (웃음)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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