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스 사이공>│전쟁의 상흔은 사라지지 않는다
│전쟁의 상흔은 사라지지 않는다" />

뮤지컬 (Miss Saigon)
출연 : 김보경·임혜영 (킴 역), 마이클 리·이건명 (크리스 역), 김성기·이정열 (엔지니어 역), 김선영 (엘렌 역), 김우형 (존 역), 이경수 (투이 역), 구민진 (지지 역)
tag : 세계 4대 뮤지컬, 베트남전쟁, 아메리칸 드림, 베트남판 , 뮤지컬 여배우들의 꿈의 배역, 김연아 07-08 프리스케이팅 음악
한마디로 : 30년간 계속된 전쟁 속에서 열일곱 소녀가 한 남자를 사랑함으로 인해 변화되어 가는 과정과 시대의 아픔을 그린다.
공연은 : 3/20 ~ 4/4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4/16 ~ 5/1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5/14 ~ 9/12 충무아트홀 대극장

은 베트남 주둔 미군 크리스와 베트남 소녀 킴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은 애절한 러브스토리와 아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진한 모성 뒤편에는 전쟁과 함께 아메리칸 드림으로 대변되는 희망과 절망이 공존한다. 1946년에 시작되어 30년간 계속되어 온 전쟁은 잔인한 현실을 일상으로 만들고, 소녀들 스스로를 거리에 전시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그녀의 손에 총을 쥐여 주고 피를 흘리게 하였다. 하지만 수많은 ‘빠걸’들이 바늘구멍 같은 한 줄기 빛만을 기다리며 자신을 망쳐나가는 것에 비하면 사랑을 얻고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희생한 킴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픽션이지만 역사적 사건 위에 자리 잡은 캐릭터들이 무대 위에서 살아있길 바랬다”는 연출가 로렌스 코너의 발언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Sun & Moon’, ‘I Still Belive’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름다운 멜로디로 치장되어 있지만, 작품 내부에는 여전히 피를 흘리고 바스러져 가는 그 시대의 베트남인들이 펄펄 살아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전쟁의 상흔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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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스케일에 잠식되지 않는 스토리를 보고 싶다면
취향상 감정 과잉을 극도로 싫어하는 관객이라면
뮤지컬 <미스 사이공>│전쟁의 상흔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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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고양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9개월간의 공연이 예정된 은 세계 4대 뮤지컬 중의 하나다. 수많은 만행을 저지르는 가해자 미군이 동시에 구원자로 대변되는 스토리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에게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만, 사이사이 숨겨진 의미들은 제법 무겁다. 1989년 런던 초연 이후 20년 가까이 전 세계에서 공연되어 온 작품인 만큼 모든 것이 완성형이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어 보이는 베트남 시내는 물론이거니와 선택과 집중을 집약적으로 선보이는 무대, 음악감독을 “단 한 차례도 쉬지 못하게 만드는” 송스루 형식의 멜로디는 각 캐릭터의 감정에 더욱 몰입하도록 만든다. 4년 전 한국초연에 이어 두번째로 같은 무대에 오르는 김보경, 이건명 등의 배우들은 “재공연은 배우를 성장하게 한다”(김선영)고 소감을 밝혔으며, 뮤지컬업계가 주목하는 신형 엔진 임혜영, 이정렬 등은 설렘으로 무대를 채운다. 특히 지난 2006년 뇌출혈로 인해 공연을 중단했고,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던 삭발의 엔지니어 김성기를 주목해보자.

사진제공. KCMI

글.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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