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 10월 1일 국군의 날에 태어났다. 그래서 ‘일국’이다. 그리고 TV에서 고구려를 세웠다. 그 후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로비스트가 되고, 다시 고구려를 지배하더니 이제는 ‘신’이라 불리고 있다. 과연 그는 ‘신’ 다음에 무엇을 하게 될까.
송일국
송일국
유동근 : 탤런트. 데뷔 전 송일국이 어머니 김을동과 함께 유동근이 출연 중인 드라마 촬영장에 오자 “그 체격에 그 얼굴이면 나 같으면 배우하겠다”며 데뷔를 권유했다. 송일국은 20대 중반까지 185cm에 105kg의 거구였으나 가족들이 2달 정도 미국으로 가는 동안 냉장고의 모든 음식을 버리고 채식 위주의 식단과 달리기로 15kg을 뺐고, 이후 10kg를 더 감량했다. 이 과정에서 얼굴 윤곽이 뚜렷해지면서 배우를 권할만한 얼굴이 드러난 것. 송일국은 호랑이 꿈을 꿨다는 친구의 꿈을 2만 원을 주고 산 후 1998년 MBC 공채 탤런트에 응모, 합격한다.

장준하 : 송일국이 신인 시절 잠시 썼던 가명.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며 정치인이었던 장준하를 생각해 쓴 이름으로, 송일국은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이런 선택을 했다고. 실제로 송일국은 몇 년 동안 무명에 가까운 신세로 지냈다. 또한 그는 탤런트가 되기 전 미대 입시에 세 번 실패하고, 무대미술을 배우려고 연극영화과에 입학했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으며, 어머니가 보낸 미국 유학도 IMF로 1년 만에 귀국해야 했다. 뭐 하나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던 20대였던 셈.

조혜련 : 송일국과 MBC 의 ‘미인시대’에 함께 출연한 개그우먼. 당시 조혜련은 송일국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고. 송일국은 1년 정도 출연할 작품이 없다가 ‘미인시대’에 출연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다른 방송국에 캐스팅까지 됐다”고 할 만큼 좋은 평을 들었다.

김정난 : 탤런트. KBS 아침드라마 에 함께 출연했다. 송일국은 2002년 , KBS , KBS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KBS 에서 신인상을 수상한다. 특히 는 송일국의 연기 행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작품. 에서 그는 전쟁통에 다른 사람의 돈을 훔쳐 사업을 키우는 악역이었다. 그러나 송일국은 이 캐릭터가 자신을 문제아 취급하는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심리를 잘 소화했고, 상대역인 김정난을 향한 애증의 감정을 보여주면서 멜로드라마가 가능한 악역 아닌 악역을 연기했다. 이는 이후 송일국이 KBS 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맞닿은 모습으로, 송일국은 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연기자로 인정받는다.

채시라 : KBS 과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채시라는 에서 송일국을 눈여겨보고 에 그를 추천했다. 두 작품 모두 송일국은 주인공이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비중이 높아지면서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송일국이 생일인 10월 1일에 합류하고, 스스로 “인생에 있던 세 번의 기회 중 한 번”이라고 했던 의 염장은 장보고에 대한 콤플렉스와 애증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지고지순한 감정을 드러내 기존의 영웅사극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복합적인 로맨티스트의 멋을 살려냈다. 당시의 송일국은 가장 전형적일 수 있는 장르의 작품 안에서 주인공과는 다른 유니크한 매력을 선보였다. 이 때문에 당시 송일국에게는 ‘주연 잡아먹는 조연’이라는 별명이 붙었었다고.

한혜진 : MBC 에 함께 출연한 배우. 부터 아침드라마와 까지, 단역부터 제 2 주인공까지 차근차근 경력을 쌓은 송일국은 을 통해 명실상부한 ‘원톱’이 됐다. 송일국은 철인 삼종경기, MTB 등으로 단련된 몸을 바탕으로 다양한 액션 연기를 소화했고, 늪에 빠지는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해 며칠 동안 귀에서 흙이 빠지지 않을 만큼 몸을 던졌다. 또한 에서 그는 주몽의 젊은 시절을 자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도 모른 채 하루 하루를 사는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소화해 기존 영웅사극의 주인공과 다른 캐릭터를 보여줬다. 주몽에만 집중한다면, 은 목적 없이 살던 한 젊은이가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나라를 건국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었고, 송일국은 이 변화를 소화할 수 있는 부드러운 인상과 강인한 몸을 모두 갖고 있었다.

김을동 : 송일국의 어머니. 탤런트이자 현직 국회의원이고, 전설적인 주먹이자 전 국회의원 김두한의 딸이기도 하다. 녹록치 않은 경력이 말해주듯 김을동은 늘 바빴고, 송일국은 어린 시절 거의 혼자 지내다시피 했다고. 어느 날은 자기 도시락 반찬통에 자르지도 않은 큰 소시지 두 개만 있는 것을 보고 펑펑 울었을 정도. 하지만 김을동은 매일 밤마다 송일국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아들이 비뚤어지지 않도록 했다. 김을동은 이런 송일국에 대해 “방목”하며 키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송일국은 김을동의 권유로 2005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홍사덕 후보를 지원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송일국은 당시에 대해 “내 일만 하겠다고 어머니를 돕지 않으면 그게 더 나쁜 놈”이라면서 “한 번만 도와달라고 부탁하시는데 자식 된 도리로 어찌 뿌리칠 수 있나. 하지만 다시는 정치판 근처도 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최완규 : 송일국이 출연한 , SBS 의 작가. 송일국은 에서 그랬듯 에서도 끊임없이 맞고, 고문당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했지만 인간적인 고뇌 없이 몸만 쓰는 캐릭터에서는 송일국이 이전에 보여준 매력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는 기대와 달리 실패했고, 이어서 출연한 KBS 도 원작의 깊이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데다 과 이미지가 겹치면서 이렇다 할 소득을 얻지 못했다. 대작 드라마에서 가장 유니크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배우가 어느덧 ‘대작 전문’ 배우처럼 되기 시작했다.

김순희 : 프리랜서 기자. 송일국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송일국이 자신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일국이 그를 폭행했다는 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당시 상황을 찍은 CCTV는 송일국이 김순희의 ‘옷깃’도 스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법원은 송일국에게 무혐의 판정을 내린 것은 물론, 김순희에게 무고죄로 실형을 언도했다. 송일국이 폭행한 것처럼 기사를 썼던 매체에서 정정보도를 실었을 정도. 최근까지 두 사람 사이에 진행된 법정 공방도 송일국의 폭행이 아닌 김순희의 무고죄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사건이 2년 가까이 진행되면서 송일국은 이미지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법정공방이 장기화 되면서 공백기를 가지고 이미지를 바꿔야 하는 배우가 좋지 않은 일로 계속 언론에 오르내린 것은 송일국에게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쳤을 듯.

손예진 :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송일국은 이 작품에서 이른바 ‘선수’로 출연하며 드라마와는 다른 코믹하고 능글맞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송일국이 지금과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스키 패트롤 자격증이 있을 만큼 운동에 능하지만 선천적으로 심장 판막이 조금 열려있는 질환을 갖고 있고, 인터뷰를 할 때면 진지하기로 유명하지만 “학창시절 은 잘 풀었냐”는 질문에 “베개론 최고다”라고 말하는 등의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미술에 관심이 많은 그는 포토샵도 잘 다룬다. 송일국이 지금 해야 할 건 이런 의외의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인 건지도.

최강타 : 송일국이 MBC 에서 연기하는 캐릭터. 그는 최강타를 연기하기 위해 헤어스타일을 비슷하게 바꾸는 것은 물론 엄청난 근육질의 몸을 만들었다. 그러나 는 ‘100억 제작비’가 무색할 만큼 엉성한 CG와 한국인이 아랍 왕자가 되는 식의 어설픈 변장으로 저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명에서 시작한 송일국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고구려의 왕이 되고, 결국은 ‘신’이 됐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는 뻔한 캐릭터를 연기하거나, 한 번 삐끗하면 대작의 짐을 혼자 책임져야 하는 배우가 됐다. 이제 나라는 충분히 세울 만큼 세웠다. ‘신’이 된 다음에는 다시 좀 더 인간적인 이야기를 풀어 가보는 게 어떨까.

Who is next
에서 송일국과 함께 나오는 한고은이 주연을 맡은 SBS 에 등장했던 정준하와 MBC 에 출연 중인 노홍철

10 Line list
김정은윤종신김종국최지우휘성박찬호이효리장서희최양락다니엘 헤니이수근권상우소지섭이민호최명길정형돈김남주박진영손담비김태원신해철송강호김아중김옥빈이경규김혜자고현정원빈이승기닉쿤지진희박명수김혜수신동엽현빈윤은혜G드래곤하지원타블로김C유승호양현석강호동김태희김연아장동건장근석김병욱 감독정준하손석희정보석고수이병헌이수만김현중김신영장혁김수로이선균신정환김태호 PD강동원

글. 강명석 two@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