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라 불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신이라 불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으하하하, MBC 봤어? 뭔가 블록버스터라기보다는 굉장히 컬트적인 작품이던데?
그 중에 제일은 원작 만화를 완벽하게 재현한 주인공의 헤어스타일이지.

그래도 송일국은 확실히 열심히 몸 관리 한 티가 나더라. 군살이라고는 하나도 안 보이고.
아무래도 식이요법을 통한 관리겠지. 워낙에 운동을 많이 하던 사람이기도 하고. 다만 너무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한 티가 나서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더라. 예전 체격에 비해 어깨도 조금 좁아 보이고, 얼굴도 건강하다기보다는 좀 핼쑥해 보이고. 물론 그만큼 노력했다는 뜻이지만.

몸도 몸이지만 혼자서 정말 많은 걸 소화하지 않아? 스카이다이빙도 하고, 말도 타고, 서핑도 하고, 수영도 하고, 큭… 펜싱도 하고, 활도 쏘고. 어디까지 대역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걸 잘할 수 있다는 게 말이 돼? 아, 신이라 그런가?
물론 모든 종목을 다 ‘완벽하게’ 한다면 그건 신일지도 모르겠지만 한 사람이 그렇게 다양한 종목을 골고루 잘하는 게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건 아니야. 만약 드라마 속 최강타가 근대 5종 경기 선수 출신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도 같은데?

근대 5종 경기? 그건 또 뭐야?
말 그대로 근대에 만들어진 다섯 가지 종목을 이용한 경기야. 펜싱, 수영, 승마, 사격, 육상이지. 어때, 이 정도면 최강타가 보여준 것들과도 거의 비슷하지 않아?

진짜 그러네? 그럼 그 다섯 가지를 한 사람이 다 하는 거야?
그게 근대 5종 경기의 이념인 거지. 우선 근대 5종 경기를 이야기하려면 고대 5종 경기를 알아야 돼.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은 육체와 정신이 골고루 발달한 일종의 전인(全人)을 위한 경기였기 때문에 단순한 단일 종목이 아닌 다양한 종목을 다 잘하는 사람을 고를 경기가 필요했어. 그게 바로 고대 5종 경기인 건데, 그 당시 사냥을 위해 필요했던 넓이 뛰기, 원반던지기, 달리기, 창던지기, 레슬링, 이 다섯 가지 종목을 종합한 경기야.
신이라 불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신이라 불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러면 근대 5종 경기도 그런 전인을 위한 경기인 거야?
바로 그거지. 올림픽이라는 고대의 유산을 세계의 스포츠 축제로 부활시킨 장본인인 프랑스의 쿠베르탱은 고대 5종 경기의 이념을 이을 경기를 만들려 했어. 다만 고대의 전인에게 필요한 것과 당시 19세기 전인에게 필요한 건 달랐기 때문에 근대의 문화에 맞는 종목이 필요했어. 기본적으로 육군사관학교 출신이기도 한 쿠베르탱은 사냥에 근거한 고대 종목들 대신 기병에게 필요한 종목들, 아까 말한 승마, 사격, 펜싱, 육상, 수영을 모아 하나의 경기로 만든 거야. 종합 경기인 만큼 경기 기록을 점수로 환산해서 총점이 가장 높은 사람이 우승하는 거지.

뭔가 정말 대단한 선수들인 거 같은데? 그럼 그 근대 5종인가 하는 것도 올림픽 종목인 거야?
물론이지. 올림픽의 창시자가 직접 제시한 종목인데. 쿠베르탱은 “근대 5종 경기를 하는 사람은 경기에서 승리를 하든 못하든 우수한 만능 스포츠맨”이라고 말할 정도야.

그런데 왜 난 여태까지 그런 종목이 있는 걸 몰랐지?
이거 한 번 더 써먹어야겠다. 써니힐이 부릅니다. ‘너니까’

쳇! 그래도 남들 아는 만큼은 대충 안다고. 너는 근대 5종 경기가 인기 종목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
하긴, 그렇게 따지면 인기 종목이라 말하기는 어렵지. 사실 동유럽 외에는 보급이 많이 되지 않아서 종목을 올림픽에서 제외하자는 논의까지 있었어. 우선 2012년 런던올림픽까진 유지하기로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 그리고 지금 보면 이들 다섯 가지 종목이 모여 있다는 게 뜬금없게 느껴질 정도로 근대의 5종이 현대의 전인과는 어울리지 않는 면도 분명 있고. 하지만 좀 더 보기 재밌게 룰도 개정하면서 현대에 어울리는 종목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 가령, 다섯 가지를 다 따로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서 사격과 육상을 결합해 총 5발을 쏘고, 1㎞를 뛰고, 다시 5발을 쏘고 1㎞를 뛰는 식인 거지.

그래도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메달을 따야 유명해지잖아.
그것도 그렇지. 하지만 우리나라가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어서 그렇지 그 외에는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어. 올림픽을 제외하면 가장 큰 권위를 가진 세계선수권에서 우리나라의 이춘헌 선수가 은메달을 따기도 했고, 2009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는 7개의 금메달 중 4개를 따기도 했으니 어떤 면에서는 근대 5종 경기 강국이라고도 할 수 있어. 올림픽 메달의 상징성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하지만 메달 여부를 떠나서 이런 식의 만능 스포츠맨을 가리는 종목이 있다는 게 흥미롭지 않아?
신이라 불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신이라 불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종목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까 다음 올림픽 때 시간 맞으면 보고 싶긴 하다. 그런데 만능 스포츠맨을 가리는 거라면 송일국이 하는 철인 3종 경기도 있지 않아? 그걸 현대 3종 경기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음, 철인 3종도 서로 다른 종목을 소화하는 종합 경기이긴 하지만 근대 5종과는 그 출발선이 다른 거 같아. 철인 3종 경기는 말 그대로 철인을 꿈꾸는 경기야. 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를 완주한다는 건 그 세 가지 종목을 다 잘해야 하는 거지만 기본적으로는 이것들을 골고루 잘한다는 것보다는 이것들의 조합으로 체력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의미가 더 크지.

어쨌든 최강타는 근대 5종을 마스터한 최고의 만능 스포츠맨인 걸까?
근대 5종 경기는 만능의 상징 같은 종목인데 거기에 스카이다이빙과 양궁까지 결함했다면 비교할 사람이 없겠지. 하지만 진정한 만능 스포츠의 상징은 따로 있어.

응? 그게 뭔데?
생각해봐라. 5개가 많은지, 10개가 많은지.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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