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ON] 이현우│인터뷰 비하인드, W의 기록
[스타ON] 이현우│인터뷰 비하인드, W의 기록
인간의 눈동자 색을 결정짓는 것은 멜라닌 색소 함량의 차이다. 멜라닌 색소가 적은 백인 아기의 경우에는 파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갈색 눈동자를, 그리고 멜라닌 색소가 풍부한 경우에는 새까만 눈동자를 얻게 된다. 이현우와의 만남을 반추하는 이 후기가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건, 그래서 결국 멜라닌 때문이다.

같이 인터뷰를 진행한 C 역시 걱정했던 것이지만 이 열여덟 소년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난감했던 것은 그 즐거운 대화를,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을 어떻게 Q&A 포맷 안에 담아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딱 끊어지지 않고 “네에헤헤헤헤”라는 쑥스러운 웃음으로 연결되는 대답을 ‘네’라는 무미건조한 긍정형의 감탄사로 정리하고,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생각의 흐름 그대로 느릿느릿 이어가는 말투나 짧게 짧게 이어붙이는 ‘되게’, ‘진짜’ 같은 부사들의 호흡을 살리지 못하는 이상, 대화 안의 풍성한 행간은 뭉텅 잘려나갈 게 빤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말 활자 안에 담아내기 어려운 것은 순간순간 빛나던 그 새까만 눈동자다.
[스타ON] 이현우│인터뷰 비하인드, W의 기록
[스타ON] 이현우│인터뷰 비하인드, W의 기록
네티즌의 질문이 정말 많이 올라왔다는 말에 “진짜요?”라는, 활자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대답에서 ‘정말일까? 내게 왜 그런 인기가 생겼지? 내가 정말 뜨긴 뜬 건가? 대체 어떤 질문들이 있는 걸까?’라는 수많은 함의를 읽어낼 수 있는 건 순전히 호기심에 반짝이는 눈 때문이다. 눈이 탁하지 않은 건 아직 어려 콜레스테롤의 침착이 없어서라는 과학적 이유로 설명하기엔, 학교에서의 공부 방법을 얘기하다 갑자기 생각난 듯 “짝꿍도 잘 만나면 되게 좋아요. 짝꿍이 막 밑줄 치는 거 보고 따라 치면 되게 좋은데”라며 싱긋 웃는 눈에서 비치는 장난기가 너무 선명하다. 눈은 마음의 거울이라는 그 흔한 표현에 기댈 수밖에 없는 건 그래서다. KBS 첫 회에서 대역을 이용한 비보잉 장면에 대해 “편집을 너무 잘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라고 말할 때, 소년의 눈은 말보다 먼저 놀라워하는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때문에 이현우와의 인터뷰는 대답의 알맹이들이 풍성하거나 빈약하거나 참신하거나 진부하기 이전에 솔직하기에 좋은 인터뷰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같이 감정을 나누고 수업을 하고 일상생활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의 공부 방식이 정말 좋다고 하는, 현재 출연작에 대한 연기자의 빤한 아부성 멘트로 치부할 수도 있는 대답에서 열여덟 학생이 진정으로 바라는 학교생활에의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건 흥미로운 경험이다. 단적으로 말해 계속해서 연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부터 180㎝를 꼭 넘고 싶다는 바람까지 소년의 모든 대답을 관통하는 것은 진정성이라는 가치다. 물론 이 확신은 오직 그 맑고 까만 눈에 눈을 맞추며 대화하는 일회적 경험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 모든 건 멜라닌 때문이다. 거짓이나 허세 없는 대화에 대한 뿌듯함도, 소년의 눈을 바라보느라 순식간에 지나간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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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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