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뚝배기 하실래예? [관용구]1. 한 뚝배기 드시겠어요?
2. 이래도 안사?

외국인도 반한 전통적인 맛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쌀국수 뚝배기’는 귀화한 로버트 할리를 모델로 기용했다. 그러나 그의 독특한 억양은 제품보다는 멘트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았으며, 네티즌들은 이를 패러디한 다양한 동영상을 통해 잠재된 창의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특히 ‘뚝배기’ 패러디는 단순히 리믹스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광고라는 본래의 정체성에 기인하거나, 식품이라는 특성을 포착하거나, 제품의 메시지를 전복하거나, 다른 제품과의 하이브리드를 시도하거나, 심지어 다른 장르와의 크로스오버에 도전하거나, 예상치 못한 작품과의 꼴라쥬를 시도하는 등 보다 광범위하게 양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무차별적인 패러디 열풍은 이미 여러 차례 인터넷의 유행으로 존재 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2008년 여름 인기를 끌었던 ‘빠삐놈’은 다양한 문화적 레퍼런스를 포함함으로써 널리 알려진 바 있으며, 패러디 문화의 퀄리티 증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단순한 유희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 주목도를 높이고자 하는 제작자들의 의도는 호모 루덴스적으로 순수하다. 또한 이를 무료로 널리 배포하여 카피 레프트 정신을 실천하는 그들의 관용 또한 웃을 거리 없는 현대에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웃자고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는 법이다. 모쪼록 웃자고 하는 일은 웃을 수 있는 선을 지키자는 말이다.
용례[用例]* 다른 라면 한 뚝배기 하실래예?
* 속 풀이 한 뚝배기 하실래예?
* 테스토스테론 한 뚝배기 하실래예?
* 내캉 절에 가서 사탕 한 뚝배기 하실래예? 우짤라능교?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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