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과 KBS 는 모두 사극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두 작품이 사극 안에서 보여주는 것들은 구한말과 인조 시대의 조선, 혹은 노비를 쫓는 추노꾼만큼이나 다르다. 2010년의 시작과 함께 궁 안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보폭을 보여줄 두 작품은 공통된 테마를 다루면서도 그것에 상이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와 의 같으면서도 다른 핵심 포인트 다섯을 비교했다.

<제중원> vs <추노>│전격비교! <추노> vs <제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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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이기원 작가는 “구한말은 사극의 블랙홀처럼 여겨졌다”는 말을 했다. 시청자들이 승리가 아닌 패배의 역사였던 구한말을 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 조선이 쇠퇴의 시기로 접어드는 인조 시대, 정확히는 소현세자 사후를 다룬다. 하지만 에서 구한말은 황정(박용우)같은 백정이나 유석란(한혜진)같은 여성이 신분과 성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했다. 반면 에서 몰락한 양반 대길(장혁)은 신분 복권을 꿈꾸는 대신 노비를 잡으며 희망 없는 인생을 산다. 은 어두운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간을 그리고, 는 곽정환 감독의 말대로 “사회가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세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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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은 일종의 ‘전문직 드라마’다. 의 중심에는 의학이 있고, 에는 프로페셔널 추노꾼의 이야기가 있다. 두 작품이 묘사하는 캐릭터의 직업은 각각의 영상 스타일을 결정한다. 는 곽정환 감독이 “남자들의 몸이 보여주는 느낌”에 공을 들인다고 할 만큼 선 굵은 액션이 주를 이룬다. 반면 은 역동적인 움직임보다 디테일한 영상으로 승부한다. 황정이 시체를 해부하는 장면에서는 실제의 장기와 거의 흡사한 장기들이 클로즈업 되고, 수술 장면은 마치 MBC 의 구한말 버전처럼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시청자들은 두 드라마가 방송되는 월~목까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상을 연이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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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은 모두 두 남자의 대결을 다룬다. 하지만 대결을 다루는 방식은 상이하다. 은 기존의 사극에서 보여준 두 주인공의 대립 구도를 따른다. 백정에서 구한말 최고의 양의가 되는 황정과 양반 출신 의원인 백도양(연정훈)은 상이한 신분과 이상, 그리고 유석란(한혜진)의 존재로 첫 만남부터 갈등이 격화된다. 반면 는 쫓는 자 대길과 쫓기는 자 태하(오지호)의 대립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이전에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두 남자는 매번 한 공간에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추적과 도주를 반복하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만큼 두 사람의 만남은 강렬하다. 와 은 그만큼 상이한 방식으로 드라마를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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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의 주인공들은 신기할 만큼 똑같이 갑작스러운 신분 변화를 겪는다. 의 대길과 태하는 양반에서 순식간에 나락에 떨어진 사람들이다. 의 황정은 백정의 신분을 숨긴 채 서생 출신 의원이 되고, 백도양은 성균관 유생이었다가 신분제 폐지로 양반의 지위를 놓게 된다. 하지만 두 작품이 신분을 다루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에서 대길과 태하는 매일 쫓고 쫓기면서 삶을 연명한다. 그들에겐 좀처럼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은 황정이 백정에서 최고의 의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다. 그것은 두 드라마가 이 시대에 전하고픈 메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가 시대의 한계에 막힌 인간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라면, 은 그래도 그런 세상을 벗어나 개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희망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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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대본을 집필한 천성일 작가는 영화계에서 이미 그 실력을 검증 받았다. 곽정환 감독도 에서 영화적인 미장센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또한 각각의 인물의 이야기가 진행되다 점차 하나로 모이는 의 구성 역시 드라마 보다는 영화에 가깝다. 반면 은 사극의 틀 안에 드라마의 여러 요소들을 용해시킨다. 제중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두 남자의 대립과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멜로는 트렌디 드라마를 연상시키고, 수많은 난제를 뚫고 의사로 성장하는 황정의 이야기는 MBC , 처럼 주인공에게 여러 미션을 부여하며 성장시키는 이병훈 감독의 사극이 떠오른다. 여기에 고증에 신경 쓴 수술 장면은 이기원 작가의 전작 이나 미국식 메디컬 드라마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가 다른 장르의 스타일을 가져와 사극의 폭을 확장시킨다면, 은 기존 드라마의 요소를 새롭게 결합한다. 사극이면서도 다른 장르의 영역을 넘보는 이 드라마들의 도전은 새로운 사극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글. 강명석 two@10asia.co.kr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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