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처럼 먹어도 쓰러지지 않아?
소녀시대처럼 먹어도 쓰러지지 않아?
꺄악! TV에서 공개된 소녀시대 식단 봤어? 사람이 그 정도만 먹고 살 수 있는 거야?
나도 보고 좀 놀라긴 했는데 콘서트 중에만 특별히 몸매 관리 하려고 만든 특별 식단이라고 하잖아. 매일 그렇게 먹을 수야 없겠지. 그리고 이번에 트레이너가 직접 밝힌 바로는 800㎉는 조금 와전된 거고, 1200㎉를 하루에 4, 5번 나눠서 먹는다고 하던데?

그렇다고 해도 너무 적은 거 아니야?
그럼 설마 소녀시대가 자기들이 선전하는 치킨이랑 라면을 매일매일 숙소에서 야식으로 먹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그토록 마른 몸매를 만들려면 당연히 음식 섭취를 극도로 줄이고, 고 글리세믹 탄수화물이 거의 없는 식단으로 체지방 관리를 하겠지.

탄수화물이면 탄수화물이지 글리세믹은 또 뭐야.
두 가지만 묻자. 너도 다이어트 식단에 탄수화물이 좋지 않다는 건 알지?

응, 다이어트 상식이잖아.
그럼 왜 탄수화물이 좋지 않은 건데?

음… 칼로리가 높아서?
땡. 칼로리는 1g 당 탄수화물 4㎉, 단백질 4㎉, 지방 9㎉야. 탄수화물이 특별히 높을 이유는 없다고.

그럼 밥을 줄여야 하니까?
방법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닌데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 가장 중요한 건 인슐린 분비를 줄이기 위해서야. 이 호르몬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수치가 올라가는데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걸 억제하고, 대신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바꿔서 쌓이게 하는 역할을 해. 말하자면 탄수화물의 칼로리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탄수화물 섭취 때문에 분비되는 인슐린이 체지방을 쌓는 게 문제인 거지.
소녀시대처럼 먹어도 쓰러지지 않아?
소녀시대처럼 먹어도 쓰러지지 않아?
어쨌든 탄수화물이 살찌는 원인이라는 거잖아.
하고 싶은 말이 지금 목까지 올라왔지만 우선 글리세믹 얘기부터 할게. 글리세믹 지수가 높다는 건 한 마디로 인슐린 분비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야. 그럴수록 아까 말한 것처럼 체지방이 늘어날 확률이 높은 거지. 하지만 같은 칼로리의 탄수화물이라도 글릭세믹 지수가 낮은 것들이 있어. 그게 이번 소녀시대 식단에서 공개된 바나나나 사과, 유리의 식단에서 추가로 공개된 고구마 같은 식품이지.

그럼 바나나나 고구마를 먹으면 살이 안찌는 거야?
세상 어떤 식품도 많이 먹으면 살이 쪄. 사실 정말 완벽하고 간단한 원 푸드 다이어트는 하나야. 물만 마시면 돼.

그걸 누가 몰라서 그래? 물 마시는 게 비법이면 누구나 다 빼겠다.
맞는 말이야. 그런데 그게 사실이잖아. 요즘 너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문제는 물만 마시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만큼 쉽고 간편한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다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원 푸드 다이어트를 비롯해 이런저런 다이어트 비법들이라는 것들이 유행하고, 너처럼 맹목적으로 따르는 일이 생기는 거지.

맹목적이라니. 너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지금부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게. 넌 방금 전까지 탄수화물을 배척했지만 그 이유를 잘 몰랐잖아. 아마 2, 3년 전부터 유행한 황제 다이어트니 뭐니 하는 이야기 때문일 텐데, 이런 고단백 다이어트가 유행하기 전에는 고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유행한 적도 있어. 심지어 최근에는 황제 다이어트가 심혈관 질환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고, 다시금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 구성이 다이어트에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어. 내년이면 다시 고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유행할지도 모를 일이지. 그때마다 이유도 모른 채 따를 거야?

그럼 대체 뭐가 맞는 건데? 그걸 알아야 나도 좀 더 올바른 다이어트를 할 거 아니야.
난 이쯤에서 어떤 한 영양소를 강조하거나 배척해서 유지되는 다이어트 자체에 의문을 품어야 한다고 봐.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해서 건강을 해치면서 하는 다이어트라는 것에 의문을 품어야겠지. 가령 탄수화물이라는 영양소는 기본적으로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이라는 걸 잊으면 안 돼. 이런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으면서 운동량만 많으면 근육의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근육량이 줄어들 수 있어. 또 탄수화물을 너무 먹지 않으면 무기력해지고 강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고. 또 지방 역시 세포막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체지방을 너무 줄이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물론 트랜스지방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지만.
소녀시대처럼 먹어도 쓰러지지 않아?
소녀시대처럼 먹어도 쓰러지지 않아?
그럼 결국 다 골고루 먹으라는 거야? 설마 그런 식상한 결론을?
식상하다니! 골고루 먹는 것과 소식하는 것, 그래서 궁극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몸이 건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다이어트, 그러니까 근육량은 유지하면서 군살만 줄이는 건 불가능해.

소녀시대처럼 날씬한 여자 아이돌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내 건강을 챙기니 의외네?
그… 그건 ‘10관왕’을 진행하는 입장으로서 당연히 네가 좀 더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거지. 다른 이유는 없어. 암.

그럼 소녀시대의 식단은 대체 어떻다고 봐야 하는 거야?
지금 사람들은 오직 그 양에만 집착하고 그걸 따라야할지 어떨지 고민하는데 중요한 건 말 그대로 식단이야. 극단적으로 곡물 섭취를 줄인 건 조금 위험하다고 보지만 야채와 과일, 두부, 닭 가슴살, 연어럼 식이섬유와 저 글리세믹 탄수화물, 질 좋은 단백질 위주의 식단은 좋다고 봐. 문제는 그게 너무 적다는 거지. 하루 칼로리 소비량보다 적은 음식을 먹으면 당연히 체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자칫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는 수가 있거든. 그러면 나중엔 다이어트 이전과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었을 때 살이 훨씬 많이 찔 수가 있지. 때문에 소녀시대 식단에서 배울 건 음식의 종류와, 이들 음식을 위에 부담 없이 4, 5회로 나눠서 섭취한다는 거야. 800㎉라는 수치가 아니라.

그렇구나. 이거 너한테 언제 한 번 식단 제대로 짜달라고 부탁해야겠는데?
아, 그럼 언제 실습 삼아 저녁에 같이 샐러드 바에나 갈까? 아, 그러고 보니 이번 주 금요일이 빨간 날이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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