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의 광화문 CG vs <천사의 유혹>의 인면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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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광화문 CG
때로는 특수효과가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보일 때가 있다. 최근 의 총격 신에서 모습을 드러낸 광화문의 모습이 그렇다. CG를 통해 복원한 광화문은 조금 흐릿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마침 비오는 날의 풍경 덕에 안개에 싸인 듯 자연스러워 보였다. 문제는, 그것만이 자연스러웠다는 것이다. 우선 CG는 수류탄을 이용해 차량을 폭파하자마자 낮에서 밤으로 바뀐 편집보다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출입이 통제된 까닭에 조금 높은 곳만 있다 싶으면 여지없이 시민들이 올라가 구경하고, 우산과 우산을 포개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만들던 그 날의 현장보다 자연스러워 보였다. 무엇보다 어떤 특수효과의 도움도 받지 않은 실제 광화문 광장의 대형 슬로프보다 훨씬 더 실제 같았다. 사실 CG가 자연스럽다기보다 현실이 더 초현실적이라는 게 맞겠지만.
의 인면 마스크
우리나라 특수효과의 역사는 할리우드를 쫓는 추격의 역사였다. 마이클 잭슨의 ‘Black or White’ 뮤직비디오나 에서 볼 수 있던 몰핑 기법은 공포물 < M >과 바둑 드라마 에서 도입되었고, 의 렌더링에 대한 심형래 감독의 추격 의지는 와 를 낳았다. 최근 의 CG를 담당한 EON 디지털 필름이 해외 마켓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자립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란을 속이기 위해 대역이 인면 마스크를 쓰고 현우인 척한 이야말로 독립적 애티튜드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에서 볼 수 있던 트릭이지만 과정 없이 당당하게 인면 마스크를 활용하면서 할리우드의 모사가 아닌 쉬르 리얼리즘 복수극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특수효과를 이용한 작가주의라면 현실과 만화의 경계를 지우며 포스터모던한 연출을 보여준 의 오리 CG가 먼저겠지만.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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