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사나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지문 다가가기
“나 조용덕이다.” 반응 없다. “나 쌍도끼파! 조용덕이다!” 이래도 반응 없다. 그래서 구차하게 설명하자면 쌍도끼파 조용덕 큰형님은 20여 년 전, 불과 2년 만에 어둠의 세계를 재패하고 쌍도끼파의 수많은 조직원들을 거느려 이 바닥의 전설은 아니지만 레전드가 되신 분이다. 비록 남의 죄 뒤집어쓰고 15년이나 “빵에 오래 있다 보니 세상 물정을 잘 몰라서” 버스카드라는 존재도 모르고, 셀프서비스 커피숍에서 “여기 쌍화차 한 잔 주게”라 했다 직원의 눈총을 받긴 하지만 형님의 위엄은 흔들리지 않는다.

헬멧을 주면 제 손으로 쓰는 대신 “씌워라”, 잘 안 씌워지면 “쳐라”, 경찰서에서 쫓겨날 때는 “밀지 마라. 내 발로 간다”,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 들어 줄 기자가 없으면 “신문사 하나 차리면 될 거 아닌가”, 심지어 신문사를 차릴 때조차 “니 대신 내가 옆구리에 칼 맞은 거 잊었냐”고 협박해 인쇄 계약을 맺는다. 괜히 깐죽대다간 그 자리에서 재떨이로 이마 깨지는 수가 있다. 좌우명은 “내 사전에 좌회전 우회전은 없어. 무조건 직진”이며 아우들 관리의 풍부한 경험 덕에 기자 다루는 솜씨도 뛰어나다. “인사 하지. 내 감방 동료야. 손 씻고 잘 사니 다행이네. 욱한다고 다신 사람들한테 칼질하지 마” 라는 말 앞에 어찌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있으며, “천천히들 하자구. 아, 창간된 후부터 월급 계산한다는 건 알고들 있나? 급할 거 없지, 천천히들 하자구” 라는데 어찌 눈에 불을 켜고 창간 기획을 준비하지 않을 수 있겠나. 게다가 넥타이 좋다고 지나가듯 던진 인사에 “선물 받았어. 생.일.선물.” 이라는 무언의 압박까지 하다니, 그저 용덕일보 사장님이 사장님이 아니라는 데 감사하며 하루를 살아야겠다. 일단 근처에 재떨이부터 좀 치우고.

갈래 : 폼생폼사. 사나이 가는 길. 밤의 대통령

[보이는 게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문제]Q. 다음 중 조용덕이 실제로 한 말을 고르시오. (사진은 특정 보기와 관련이 없음)
사나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사나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1)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장난은 안치네.
2)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은 안치네.
3)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안타는 안치네.
4)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조미료는 안치네.
5) 내가 다른 건 몰라도 피아노는 안치네.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눈치 강화 문제]Q. 다음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용덕의 마지막 대사에서 읽을 수 있는 바를 유추해 보시오.
용덕 : 너 요즘 하는 일이 뭐냐.
칠성 : 눈치 채셨잖습니까. 형님이 하시던 일 하고 있습니다.
용덕 : 최일두의 개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대세일보에 우리 용덕일보 정보를 뿌린 것도 니 짓이라 이거구나.
칠성 : 대체 신문사 따위 차린 이유가 뭡니까. 회장님께 복수라도 하시겠다는 겁니까?
용덕 : 난 내 딸을 15년이나 못 보고 살았다…최일두 그놈 때문에…
칠성 : 영원히 따님을 못 보실 수도 있습니다.
용덕 : 너… 깨진 대가리가 다 아물었구나.

1) 깨진 대가리가 다 아물었다니 참으로 다행이로구나.
2) 깨진 대가리가 벌써 다 아물다니 회복이 빠르구나.
3) 깨진 대가리를 다시 한 번 깨뜨려 줄까?
4) 깨진 대가리가 아물지 않을까 봐 정말 걱정이었다.
5) 깨진 대가리도 다 아물었는데 술이나 한 잔 하자꾸나. [넓고도 깊은 비유의 세계에 대한 문제]Q. 다음은 조용덕이 직접 쓴 ‘용덕일보’ 창간사다. 괄호 안에 들어갈 문구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저 조용덕과 용덕일보 기자들은 거침없이 달리겠습니다. 억울한 일을 겪고도 하소연 할 데가 없어 체한 듯 얹힌 듯 살아가는 분들의 꽉 막힌 가슴을 뻥 뚫어드리겠습니다. 억울한 사람 하나 없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웃는 그날까지. 아우들을 보살피는 형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겠습니다. ( ) 무모한 도전이지만,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 용덕일보 사장 조용덕

1) 멧돼지가 우리 아버지에게 단비가 되는 것처럼
2) 오리배로 바다 건너고 뗏목 타고 강 건너는 조연출처럼
3) 대한민국 평균 이하 남자들이 뉴욕에서 살아남는 것처럼
4) 믿었던 세상이 날 또 배신해도 절대 울지 않아 바보처럼
5) 연장 하나 없이 맨주먹으로 전쟁터에 나가는 막내처럼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유럽문학 전공자를 위한 맞춤형 문제 – 5) 백설공주
아줌마 연륜으로 불륜 잡는 문제 – 2) 애인
요즘 신세대들이 즐겨 하는 난센스 문제 – 4) 남편이건 김치건 일단 제 철 지나고 나면 확 그냥 내다 버려야 헌다?

[실전! 형님처럼 카리스마 있게 말하기 전략]* 엄마가 짱구를 유치원에 데려다줄 때
내 사전에 좌회전 우회전은 없어. 무조건 직진이야.

* 이 기사엔 슬픈 반론이 있어. 난 반론따윈 싣지 않아.
내 사전에 좌회전 우회전은 없어. 무조건 직진이야.

* 나의 시련은 모두 주님의 시험이시니
내 사전에 좌회전 우회전은 없어. 무조건 직진이야.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