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고발> KBS1 밤 10시
<소비자 고발>이나 <불만제로>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장 화가 나는 순간은 역시 먹는 걸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을 볼 때일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자장면이나 김치처럼 자주 접하는 음식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힘들고 지친 일상을 구원하기 위해 찾은 고기 집, 그것도 소고기 음식점에서 파는 횡성한우가 횡성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수많은 고기 마니아들의 한숨을 부르는 일이다. 횡성한우가 아니면 1억을 배상하겠다는 곳에서조차 횡성한우를 쓰지 않고, 심지어 횡성 현지에서조차 교묘한 방법으로 다른 지역의 소를 횡성한우로 둔갑시킨다고 하니 이쯤 되면 한우 식당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과연 그 모든 횡성한우는 누가 먹었을까.

<비상> MBC 새벽 1시
때론 현실이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드라마틱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현실을 정말 영화보다 박진감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현실의 조각들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연결하는 다큐멘터리 테크닉이 필요하다. 아마 영화 <비상>은 TV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한국에서 스포츠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중 이 작업을 가장 성공적으로 해낸 텍스트일 것이다. 2년여의 제작 기간을 통해 만든 이 영화는 K리그 최하위 팀이던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수석 코치 장외룡의 부임으로 팀을 재정비하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연승행진을 하는 모습을 단순히 승리의 연속이 아닌 명확한 인과 관계로서 보여준다. 아무리 예상하지 못한 승리라 해도 세상에 우연한 승리는 없다는 진리를 관객이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스포츠 다큐 <비상>의 미덕일 것이다.

<백지연의 피플 INSIDE> tvN 밤 10시
시청률 6~7%를 기록하며 케이블로서는 대박의 수준을 넘어 공중파 예능의 아성을 무너뜨렸던 <슈퍼스타 K>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생각보다 드라마틱한 배경을 가진 실력파 참가자가 많았기에 이 프로그램이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시청자마다 자신이 ‘미는’ 참가자에게 감정이입할 수 있었고 탈락과 생존의 갈림길을 좀 더 긴장감 있게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거의 모든 시청자들이 가장 가슴 졸였던 것은 최후의 3인, 서인국, 조문근, 길학미가 남았을 때였을 것이다. 그만큼 이 셋은 실력과 무대 매너, 개성 등 거의 모든 것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었고다. 오늘 <백지연의 피플 INSIDE>에 이들 셋이 출연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우승자가 된 서인국과 우승은 못 했지만 스타는 된 길학미와 조문근의 이후 활동에 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다.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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