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작 <어바웃 어 보이>의 귀여운 모습을 훌훌 털어버리고, 영국 TV 시리즈 <스킨스>에서 훤칠한 청년으로 자라나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니콜라스 홀트가 또 다시 변신을 예고했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의 감독 데뷔작이며, 이미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설이 돌고 있는 영화 <싱글 맨>에 출연한 니콜라스 홀트는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동성애 잡지 과 인터뷰를 가졌다.

잡지의 커버 모델로 소개된 니콜라스 홀트는 <스킨스> 이후 갑작스런 인기와 자신의 연기관, <싱글 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싱글 맨>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1964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6년간 함께했던 파트너 (매튜 구드)를 잃은 한 중년 대학교수 조지(콜린 퍼스)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는 콜린 퍼스에게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후, 토론토 영화제에서도 화제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처음엔 톰 포드가 누군지도 몰랐다”

이번 인터뷰에 홍보담당자나 스태프 하나 없이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났다는 니콜라스 홀트가 맡은 역은 조지의 제자로, 극중에서 옷을 벗는 장면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기는 즐겨야지, 자신에게 고문이라면 그만 둬야 한다”는 그는 이미 <스킨스>와 최근 런던에서 인기리에 공연한 연극 <뉴 보이> 등에서 노출 연기를 해봤기에 누드나 게이 역할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에게 캐릭터는 단지 캐릭터 일뿐이라고. “얼마 전 BBC 시리즈 <월랜더>에서 살인자로도 출연했는데, 아무도 나보러 살인을 해봤냐고 묻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게이 캐릭터를 연기하면, 나의 성정체성을 의심하는지 모르겠다.” “위대한 영화란 사람들의 세계관을 바꿀 수 있다”는 니콜라스 홀트는 “<싱글 맨>이 그런 영화 중 하나로 생각 된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홀트와 톰 포드 감독의 첫 만남은 약간 어색했다고 전해진다. <어바웃 어 보이>의 감독 크리스 웨이츠의 추천으로 톰 포드가 니콜라스 홀트에게 연락을 했지만 그에 대해 전혀 모르던 니콜라스 홀트는 톰 포드가 왜 자신을 찾는지 의아했다. 그러나 미팅을 하고나서 구글로 톰 포드를 찾아본 후에야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뒤늦게 알게 됐다.

니콜라스 홀트는 세 살 때 형 제임스가 나오던 연극을 진지하게 지켜보던 모습이 연출가의 눈에 띄어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휴 그랜트나, 토니 콜렛, 케네스 브래너, 니콜라스 케이지 등 유명한 배우들과 연기할 기회를 가졌으나, 더욱 운이 좋았던 것은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연기를 처음 시작한 때나 <스킨스>의 인기 돌풍 후에도 인기에 연연하지 않아, 몇 작품 출연 후 사라져 버리는 많은 아역배우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멋있는 외모에 대해 기자가 물어보면 “아침에 막 일어난 얼굴을 봐야한다”며 미남이란 칭찬을 극구 사양하기도 했다고. 어느덧 의젓한 연기자로 자란 그는 아역배우의 틀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 같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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