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당신의 자리> 2부 SBS 밤 8시 50분이런 드라마가 방송되는지 알고 있는 시청자는 전국에 몇 명이나 될까. ‘특집극’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지만 <아버지 당신의 자리>는 방송 3사 가운데 의외로, 은근히 특집극에 공을 들이는 SBS가 추석 특집으로 내놓은 2부작 드라마다. 장항선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인 청소(靑所)역을 배경으로 50년 가까이 역무원으로 일하며 외롭게 나이 들어가는 이성복과, 젊은 시절 아들을 잃고 자살을 기도하려 청소면 저수지에 왔다가 본의 아니게 남의 아이를 데려다 키우며 죄책감에 짓눌려 살았던 한말순의 이야기가 쓸쓸하면서도 담담하게 펼쳐진다. 한국의 아버지, 어머니로 누구보다 익숙한 얼굴인 이순재와 정혜선이 두 주인공을 연기한다.

<강심장> SBS 밤 11시 5분 ‘무릎 팍 도사’ 강호동의 새로운 토크쇼가 시작된다. 무려 ‘시청률 100%의 사나이’ 이승기와 공동 MC를 맡은 <강심장>의 첫 번째 토크 배틀 주제는 ‘대박이거나 VS 쪽박이거나’다. 빅뱅의 톰과 제리, G-드래곤과 승리의 폭로전과 소녀시대 윤아의 생애 최고 일탈 사건, 브라이언이 폭로하는 ‘절친’ 설경구의 실체 등 대형 떡밥들과 함께 에픽하이, 견미리, 유세윤, 안영미, MC몽 등 초호화 예능 게스트 스물네 명이 한 자리에 다 모였으니 과거 <서세원쇼>의 ‘토크박스’ 이후 가장 뜨거운 전쟁이 예상된다. 오래 기다렸다. 이제 뚜껑을 열어 보는 일만 남았다. <강심장>은 대박일까, 쪽박일까.

<클래식 오디세이> KBS2 밤 12시 45분 연휴 같지도 않은 연휴가 훌쩍 지나가면서 은근슬쩍 가을이 왔다. 평소 클래식이나 국악에 관심 없던 시청자라 해도 가을맞이 특집, 해금 연주자 강은일과 해금 플러스의 공연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두 개의 명주실과 활대를 이용해 다양하고 부드러운 선율을 만들어내는 해금은 전통악기 가운데서도 세계화에 가장 적합한 악기로 평가받는데, 여기에 해금 플러스 앙상블은 가야금, 피리, 장구,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드럼, 기타, 퍼커션 등 다양한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한데 어우러진 공연을 만들어낸다. ‘G선상의 아리아’, ‘리베르 탱고’, ‘백학’, ‘동심초’ 등 친숙한 곡들을 새로운 느낌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 깊어가는 가을밤에 적절한 배경음악이 될 것 같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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