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두산 : 롯데 2차전> MBC 저녁 5시 50분
거인이 곰을 눌렀다. 가을에도 야구를 하자는 소박한 소망으로 응원하던 롯데 팬들은 9년 만에 맛보는 포스트시즌 승리에 감격의 환호성을 질렀다. 물론 이제 겨우 첫 경기일 뿐이고 두산에는 김현수를 비롯한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진이 풍부하니 아직 희망을 잃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18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승을 거둔 팀은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통계는 다시금 거인을 미소 짓게 만든다. 그래서 오늘의 경기는 양 팀 모두에게 더없이 중요한 순간이다. 롯데가 다시 승리를 하고 추석 연휴 중에 사직 구장으로 금의환향할 수 있을지, 두산이 전세를 역전 시키고 다큐멘터리 <나는 곰>을 구현해 낼 수 있을지 오늘 저녁 야구팬들의 귀는 모두 잠실로, 눈은 TV로 향해 있겠다.

<아가씨를 부탁해> 13회 KBS2 밤 9시 55분
연애란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잔인한 형태의 감정이기도 하다. 특히 뒤늦게 깨달은 감정 때문에 먼저 손잡았던 사람을 뿌리쳐야 하는 경우, 사랑이란 지극히 이기적인 행태에 유일하게 허용되는 변명이다. 그래서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동찬(윤상현)의 사고 소식을 듣고 뛰어나간 혜나(윤은혜)는 태윤(정일우)에게는 너무나 큰 결례를 저지른 것이지만, 당사자들에게 이것은 더할 나위 없이 드라마틱한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드디어 아가씨의 마음을 확인한 동찬은 강 회장이 부르실 때까지만 서로의 연인이 되기를 제안하고, 두 사람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사랑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태윤은 의주와 함께 술을 마시며 괴로움을 토로하는데, 결국 두 사람은 인사불성이 되어 깊은 밤을 맞이한다. 온누리에 사랑이 넘치는 것은 분명 기쁜 일이나, 예상되는 패자부활전은 씁쓸하기도 하다.

<극한직업> EBS 밤 10시 40분
한 끼의 식사를 하기에 앞서서 논을 가꿔 쌀을 수확한 농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던 어린 시절의 배움은 결코 과장된 감상이 아니다. 편안하게 식탁에서 접할 수 있는 식재료들을 구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하고 고되다. 특히 오늘 소개되는 꽃게잡이는 프로그램의 제목인 <극한직업>에 비견될 정도로 육체적인 고행을 수반하는 일이다. 9월, 꽃게 철은 먼바다에서 연안으로 이동하는 꽃게들이 수심 5~60미터까지 다가와 한층 포획하기 쉬운 시절을 이른다. 매일 16시간 동안 바다와 씨름하며 통발과 자발을 이용해 꽃게를 잡기 위해서 새벽 3시 기상은 필수. 1,800여개의 통발을 일일이 확인하고 설치해 둔 3천 폭 그물 중 100폭을 걷어 올리는 일은 험준한 물세 덕분에 더욱 힘들지만 운이 좋으면 1톤을 넘겨 어획이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작업이기도 하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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