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사이먼 도미닉. <데몰리션맨>에서 웨슬리 스나입스가 연기한 사이먼 피닉스라는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해서 그 이름을 따고, 세례명인 도미니코를 변형해서 결합한 이름이다. 너무 길어서 요즘은 그냥 사이먼 디라고 부른다. 본명은 정기석.
1984년 3월 9일생. 부산 남산고등학교 졸업생이다.
남동생이 하나 있다. 둘 다 AB형이라 성격이 똑 같다. 원래는 형이라고도 안하는데, 요즘에 방송을 보고 전화를 해서는 “형님. 몸은 어떠신지요.” 이런다. 이상한 동생이다.
처음 봤을 때 이 센스는 완전 조용한 친구였다. 분명 말하고 싶은 건 있는데 꾹꾹 참는 게 보였었다. 그 때 나는 머리도 밀고, 수염 기르고 그랬었기 때문에 첫인상이 안 좋았을 거다. 게다가 이센스가 더 키가 커서…는 아니고, 내가 형이니까 턱을 치켜들고 바라봤었는데, 매신저로 계속 얘기하고 같이 작업하면서 친해졌고, 그러다가 여기까지 왔다.
아, 그때는 쟤가 이름이 ‘피봉갑’이었다. 뭐 이런 이름이 다 있어, 그랬었지. 한동안 봉갑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그냥 센스라고 부른다. 어쨌든 민호라고는 안 부르고. 어우, 생각만 해도 어색하다.
처음 랩을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맨날 H.O.T랑 젝스키스를 들었고, 힙합이라는 단어조차 몰랐는데 음악 잡지에서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 소개하는 기사를 보는데 어, 끌리더라. 그 앨범을 사 왔는데 완전히 뻑 간거다. 대박! 그게… <클럽 힙합 볼륨 원>이라고. 으하하하.
목소리는 원래 상당한 저음이다. 6학년 때까지만 해도 안 이랬는데, 중학교 입학하니까 이렇게 변해 있더라.
고등학교 입학 한 이후로는 싸운 적이 없다. 나를 가볍게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상대방이 나에게 함부로 못하게 하는 거다. 대신 내가 능글맞은 면이 있어서 형들에게 숙일 때는 또 잘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번 쯤 도전 해 보고 싶다. MBC <무한도전>에 형님들이 나오면 신기하기도 하고, 이왕 나간 거 확실히 보여 줬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으로 꼭 챙겨 본다. 그렇지만 기회가 안와도 상관은 없다.
사실 힙합 말고 가요도 많이 듣는데, 요즘은 70~80년대 소울, 펑크음악을 좀 듣고 있다. 상상이지만, 제임스 브라운이 피처링을 해 준다면 죽일 것 같다. 아. 진짜로 좋은 건 트로트다.
옛날의 나는 나쁜 남자였다. 그래서 여자들이 나를 좋아했었지. 착하지 않으니까. 그게 매력이었다.
실제로 보고 가장 놀란 여자 연예인은 견미리 선배님. 완전 최고 동안에 미인이시더라.

My name is 이 센스. essayistic sens라는 의미인데, 사실 중학교 3학년 때 대회에 나가면서 급하게 지은 이름이다. 물론, 지금도 래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수필처럼 써 나간다는 마음가짐에는 변함이 없다. 본명은 강민호.
1987년 2월 9일생. 고등학교 2학년을 두 번 보냈다. 배달을 하면서라도 음악만하고 살거라고 뛰쳐나갔는데, 정확히 다섯 달 만에 다시 돌아와서 재입학을 했거든. 하하하. 완전히 불효 한 거지. 두 번째 고2시절에 이 형을 만났다.
사이먼 형은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착한 사람의 인상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 친해지면 나를 좀 시켜 먹겠구나… 싶었다. 하하하하.
그때나 지금이나 형은 말이 별로 없다. 듣고 다 알아도 리액션도 없고. 그래도 얘기하면 다 통한다. 다만, 인터뷰 할 때는 말 좀 하라고 내가 쓰윽 쳐다보기는 하지.
우리가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팬들이 객지에 보낸 아는 형 보듯이 지켜 봐 주는 것 같다. 음… 그런 느낌 아닐까. 되게 고집 있고, 싸움 대박 잘하고, 머리도 좋은 운동권 학생이 어느 날 정치인이 왔는데 확 숙인 거다. 카리스마 때문에 이 사람을 따르던 학생들이 그걸 본 거지. 지금 잠깐의 타협이 후일을 위한 거라고 설명 할 수도 없고, 참….. 하하.
누나가 둘 있는데 어려서부터 누나들이 사 온 CD도 듣고 하면서 가요를 많이 알았다. 어느 날 시장에서 사 온 불법 히트곡 모음 테이프를 들었는데 거기서 처음 힙합 곡을 접했던 것 같다. 아, 우린 불법과 싸구려 믹스의 수혜자들이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그 당시의 나는 여리고 소심한 아이였다. 남자아이니까 스스로 그런 성격이 안 된다는 걸 인지는 했는데, 롤 모델이 되어 줄 다 큰 남자가 없었다. 그 때 힙합 하는 형들이 참 멋있어 보이고 강인하면서 날카로워 보여서 본받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중학교 1학년때까지는 꿈도 없었고, 멍하게 PC방 갔다가 친구들이랑 말썽 부리고 돌아다녔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노트에 몰래 가사도 쓰고, 대회에서 상 받은 이후로 녹음도 하고 공연도 하면서 인생에 목표가 생긴 거다. 힙합이 없었다면 아직도 PC방에 죽치고 앉아 있었을 거다. 72시간 게임 하다가 기절. 그 주인공일 수 있는 거지. 뭐, 아이템 팔아서 부자가 됐을지도 모르지만. 헤헤헤.
어, 그러고 보니 스토리 텔링한 가사가 없다. 내가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 그런가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쓰는 건 아직 재미가 없다. 자기 존재 가치를 설명하거나 내가 고백함으로써 공감을 끌어내는 가사가 나에게는 자연스럽다.
언어영역을 잘 했었다. 모의고사 치면 한 두개 틀렸다.
말싸움도 대박이었다. 게다가 나는 고등학교 때 복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말로는 무적이었다. 아니, 그냥 말이 많은 것 같다. 상대방이 듣다가 지치는 거지. 하하하.
같이 다니면 여자애들이 다 “쌈디 오빠”하면서 몰려든다. 내 팬은 우리 동네에 많은 남학생들이 있다! 남자 팬들이 우릴 좋아해 주면 신난다. “세이 예에~”하고 넘겼는데 훌리건들처럼 “워허! 워허!”하고 돌아오면 진짜 기분 좋을 것 같다. 진짜다! 하하하하.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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