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드 [명사]
1. shield
2. 방패. 차폐물. 보호막

방패라는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쉴드라는 외국어를 병용 사용하는 것은 그 재질의 차이를 구분하기 위함이다. 흔히 생각하는 방패는 단단한 판자 뒤에 손잡이를 부착한 것으로서 직격으로 가해지는 공격을 막아내는 것은 물론, 놓아서 진을 치거나 표면에 무늬를 그려 넣어 엄폐를 위한 가림막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쉴드는 흔히 보호를 위한 가공의 장막을 의미하며, 이것은 전체적으로 보호 대상을 감싸면서 전방위적인 공격을 막아내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방패는 ‘- (를)사용하다’, ‘- (로)막다’, ‘- (로) 삼다’의 동사와 함께 사용되지만, 쉴드는 ‘- (를) 친다’는 동사를 통해 구현된다.

전쟁 상황이 아닌 곳에서 쉴드는 맹목적인 옹호 여론을 의미하기도 한다. 감정에 호소하거나, 반박에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반대의 증거를 만들어 내거나, 물량 공세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일련의 행동을 통틀어 ‘쉴드를 친다’고 표현 할 수 있다. 그러나 열사의 폭탄 투척이 반대편의 시선에서는 테러일 수 있듯이, 입장의 차이에 따라 쉴드는 적극적인 보호인 동시에 소극적인 공격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자신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실패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할 때 쉴드의 견고함을 비난하는 것은 타인의 입장 자체를 이해하지 않겠다는 편협함에 대한 선언이며 서서히 쉴드의 진격에 밀리기 시작했음을 자백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말하자면, 손바닥 때리기를 할 때 “피하기 없기! 퉤퉤퉤!”를 외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무엇도 찌를 수 있는 창과 무엇이나 막을 수 있는 방패가 싸우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인지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쉴드다. 암흑의 쉴드에서 깨어나 진짜 찌르고 막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 전투의 핵심이다.

용례[用例]
* oh! 냉정한 PD님아 oh! 비켜라. 쉴드 해제된 oh! 아이돌이 왔다!
* 내 귀에 쉴드. 벽처럼 단단해 니 심사평도 들리지 않게.

* 신분 쉴드가 장착되었습니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