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 XTM 밤 9시 5분 대낮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현금 수십억을 수송하던 차량이 강탈당하고 제주도 공항에서는 밀수 금괴 600kg이 사라진다. 동료들을 규합하고 전설적 형사 백반장(한석규)의 이름을 사칭해 완전범죄를 성공시킨 범인은 MBA 코스를 밟은 유학파 출신 안현민(차승원), 분노한 백반장은 안현민 일당을 집요하게 추적하기 시작한다. 형사 VS 강도의 대결 구도는 현재 상영 중인 영화 <퍼블릭 에너미>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에서 사용된 바 있지만 사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그리 흥미로운 작품은 아니다. 캐릭터는 단조롭고 전개는 삐걱거리며 복수극은 뻔하다. 대신 지나치게 스타일리시해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안현민의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차승원의 ‘수트발’ 만큼은 마지막까지 훈훈하다.

<전설의 고향> 3회 KBS2 밤 9시 55분 몰락한 양반가문의 외아들로 조광조를 따라 나라를 개혁하려는 이상주의자 선비 이랑(김태호)은 신분의 고하를 가리지 않고 스스럼없이 대하는 품성으로 계집종 수진(장희진)의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아들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이랑의 어머니 숙희(서갑숙)는 수진의 마음을 눈치 챈 뒤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수 년 뒤 이랑 주변의 여자들은 서서히 수진의 영에 빙의되어 이랑을 위협하게 된다. 현대에도 수많은 비극의 원인이 되는 비뚤어진 짝사랑과 비틀린 자식사랑, 게다가 악령의 빙의라니 공포물을 위한 조건은 다 갖춰졌다. 그러나 ‘계집종’이 ‘혈귀’의 전철을 밟느냐, <여곡성>의 명성을 잇느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놀러와> MBC 밤 11시 10분
요즘 들어 속속 터지는 연예인들의 열애 소식에 세상에 나만 빼고 다 연애하는 게 아니냐는 피해의식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오늘 <놀러와>는 그런 의심에 확인사살을 해 줄 것 같다. 그간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모든 연애사를 공개했던 김용준-황정음 커플에 대해서는 새삼 궁금할 게 없지만 최근 1년간의 연애 사실을 밝힌 길-박정아 커플은 신개념 염장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줄 전망이다. 그간 “30분 안에 세상 모든 여자를 유혹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길이 박정아에게 고백하기 위해 무려 4개월간 부단한 노력을 했으며 박정아가 버린 낙서조차 액자에 담아 선물하는 순정파였다니, 그냥 간장이나 사러가야겠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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