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오빠 브래드 리틀이 온다. 1997년부터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으로 2000번이 넘는 무대에 오르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그가 이번에는 <지킬앤하이드>로 한국을 찾는다. 8월 1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브래드 리틀이 참여하는 <지킬앤하이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현장에는 공동제작자 임한성, 최병락 트루뮤지컬컴퍼니 대표와 팀 로슨 티엠엘 엔터프라이즈 대표 그리고 배우 브래드 리틀, 벨린다 월스톤, 루시 몬더와 <지킬앤하이드>의 피터 케이시 음악감독이 함께했다.

<지킬앤하이드>는 1886년 출간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한몸에 숨 쉬는 선과 악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과 동시에 엠마, 루시와의 로맨스가 함께 더해지며 ‘가장 아름다운 스릴러’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조승우, 류정한이 지킬/하이드로 첫선을 보였으며, 이후 민영기, 김우형, 홍광호 등이 거쳐 가며 많은 사랑을 얻었다. 기본적인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해외에서 공연을 들여오는 격이었다면, 이번 내한공연은 “한국, 호주, 미국 3개국의 스태프들이 참여”하여 직접 제작한 케이스이다. 새롭게 제작되는 만큼 “13톤 트럭 13대분”의 세트에서는 스케일을, 추가된 2곡의 넘버에서는 캐릭터들의 감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월드투어의 시작으로 한국을 선택한 <지킬앤하이드>는 8월 28일부터 9월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자신의 실험 때문에 파국으로 향하는 지킬/하이드, 브래드 리틀
선과 악을 모두 경험하는 지킬/하이드 역은 <오페라의 유령> 팬텀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브래드 리틀이 맡는다. 3년 전 콘서트를 위해 방한했던 그는 한국을 ‘아시아에 있는 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나는 한국의 팬들을 전문적인 팬이라고 부른다. 한국 팬들은 뮤지컬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것에 대해 연구를 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동안 <오페라의 유령>을 2000회 넘게 공연했는데, <지킬앤하이드> 역시 새롭고 큰 경험을 시작하게 됐다. 아직 한국배우들의 지킬을 본적은 없지만 각자 다른 해석들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배우들의 공연을 봤다면 많은 부분을 빼앗았을 것 같다. (웃음)”

“풀잎처럼 다시 일어서” 루시, 벨린다 월스톤
허름한 클럽에서 술과 웃음을 파는 루시는 자신을 구해준 지킬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따뜻하고 섬세한 지킬을 사랑하게 되지만 루시에게는 늘 하이드가 따라붙고, 그녀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벨린다 월스톤은 파워풀한 목소리 외에도 귀여운 외모로 루시를 좀 더 발랄한 인물로 표현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소냐, 김선영, 이영미 등 파워풀한 목소리를 강점으로 가진 배우들이 연기했다. “루시는 굉장히 예민하고 다치기 쉬운 인물이지만, 그러면서도 열정적이다. 늘 최악의 상황에 놓이더라도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캐릭터이다. 개인적으로는 루시가 이 작품의 마음이자 영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서야 이제부터 당신이 내게” 엠마, 루시 몬더
엠마는 스스로 실험에 뛰어든 지킬을 끝까지 믿고 기다리며 그와의 사랑을 지키려 애쓰는 인물이다. 한국에서 엠마를 맡은 김소현은 “여자입장에서 보면 재수 없는 캐릭터”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그야말로 지고지순한 캐릭터의 대명사가 되겠다. 한국에서는 이혜경, 김소현, 임혜영 등 맑고 청아한 목소리를 가진 성악과 출신 배우들이 연기했다. “<지킬앤하이드>는 쇼에서 바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주의해서 볼 장면은 지킬의 ‘This is the moment’이지 않을까.”

관전 포인트
‘가장 아름다운 스릴러’라는 수식어만큼이나 <지킬앤하이드>에서 주목할 부분은 역시 노래다. 김연아가 아이스쇼에서 선보이기도 했던 엠마의 ‘Once upon a dream’과 지킬의 ‘This is the moment’가 이 작품의 가장 대표적인 넘버이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루시의 ‘Someone like you’, 엠마와 루시의 ‘In his eyes’도 함께 선보였는데, 파란 눈의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는 훨씬 더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특히 브래드 리틀의 ‘This is the moment’는 천장을 뚫고 나갈 정도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함께, 중요한 지점을 포인트로 콕 집어 부르는 표현방식이 인상적이었다. 공연을 보기로 마음먹었다면 한국어 가사를 숙지하고 관람해보자. 귀에서는 영어가 들려도 머릿속으로는 한국어 가사가 자동으로 흘러나오면서 좀 더 디테일한 감정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장경진 (thre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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